신기술과 교통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은 한동안 다음 질문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 민간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 전기 자동차 회사 테슬라, 신재생 에너지업체 솔라 시티를 창업한 천재 사업가이자 발명가인 엘론 머스크가 이제 어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을까?
지난 몇 달 동안 그가 미국을 위해 5세대 이동수단을 제안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드디어 8월 12일 팬들의 기다림이 끝났다. 상상의 유토피아에서 나온 듯한 차세대 이동수단의 청사진이 나왔다.
머스크의 고속 이동수단은 ‘하이퍼루프(Hyperloop)’로 불린다. 그는 하이퍼루프 설계를 산탄총 총열에 비유한다. 나란히 놓인 금속 튜브 두 개 안에 포드(차량)가 있다. 포드는 한 튜브에선 한 방향으로, 다른 튜브에서 반대 방향으로 이동한다. 공기의 고속 추진력으로 포드를 한 곳에서 목적지로 쏘아 보낸다.
머스크는 하이퍼루프의 저압력 시스템과 내구성이 뛰어난 첨단 소재를 사용해 시속 1280㎞로 이동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음속보다 약간 늦을 뿐이다. 한 스케치에서 머스크는 하이퍼루프가 비행기 좌석과 비슷해 보이는 포드를 이동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더 큰 시스템을 사용하면 자동차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비용이 많이 드는 구상이다. 그러나 60억~100억 달러 정도로 예상돼 현재의 고속철도보다 훨씬 저렴하다. 머스크의 디자인은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건설할 계획인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첨단 고속철도 시스템의 대안을 추구한다. 그 시스템에는 약 700억 달러가 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퍼루프에 예상되는 비용의 최소한 7배다. 아울러 하이퍼루프는 태양력으로만 운행되도록 설계될 예정이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고속철도와 달리 환경운동가들도 쉽게 받아들일 만하다.
물론 머스크의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데는 장애물이 없지 않다. 하이퍼루프 시스템이 어디에 건설될 수 있는지도 문제이지만(거리가 1600㎞ 이하인 지역을 연결하는 것이 원래 구상이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 부담이다. 머스크는 자신이 부담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같은 사업을 이끌어가는 데 너무 바빠서 다른 곳에 신경을 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의 청사진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시해 투자자를 찾으려고 한다.
지금까지 하이퍼루프 계획에 투자하겠다고 선뜻 나선 사람은 없다. 따라서 아직은 이 새로운 교통시스템이 스케치와 공상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하이퍼루프는 터무니없는 공상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한번 돌이켜 보라. 전기 스포츠카를 만들어 팔아 수익을 내겠다는 아이디어도 불과 몇 년 전만해도 공상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