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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금융위기 주장한 김영익 교수 - 부실 처리하려고 중국이 강수 두면···

도일 남건욱 2014. 7. 19. 07:47
Special Report | 중국발 금융위기 주장한 김영익 교수 - 부실 처리하려고 중국이 강수 두면···
산업 부실→금융 부실→미 국채 매각→달러 가치 하락→금융위기


중국발 제2의 금융위기가 일어날까? 김영익(55)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그렇다”고 단언한다. 한발 더 나가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금융위기가 불과 3년 후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김 교수는 대신증권·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하나금융연구소장을 거쳐 한국창의투자자문 대표를 지냈다. 증권 업계에 있던 시절 2001년 주가 폭락, 2004년 증시 하락, 2005년 이후 주가 대세 상승을 예측해 족집게 분석가란 명성을 얻었다. 

이런 그가 최근 저서 <3년 후 미래>를 통해 2017년 금융위기를 경고했다. 그가 예견한 시나리오를 요약하면 이렇다. 투자 확대와 수출로 고속 질주해 온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한다. 미국의 소비 시장이 2008년 이후 위축돼서다. 빚을 줄이기 위해 중국 제품을 덜 샀다. 이로인해 중국의 수출 산업이 부진에 빠지고 연쇄 작용으로 금융 부실이 커져 위기가 발생한다. 

부실을 처리하기 위해 중국은 강수를 둔다. 그동안 해외 투자를 통해 쌓아둔 어마어마한 양의 미국 국채를 파는 것이다. 달러 가치는 폭락하고 미국 경제를 비롯한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이 온다. 과연 이 시나리오가 들어맞을 까? 7월 1일 김 교수를 만나 위기 요인을 조목조목 짚어봤다.

중국은 최근 내수부양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물론 중국의 소비가 증가하면 수출 없이도 성장이 가능하다. 그러려면 중국 국민의 소득이 늘어야 한다. 그러나 소득은 빠르게 증가하지 못한다. 위기가 먼저 올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소비가 살아날 가능성도 있지 않나.

“최근 미국 경기 회복의 핵심은 자산가치 상승이다. 정부가 돈을 풀어 주가와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렸다. 소비자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만들어 소비를 회복시킨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미국 주가가 버블 단계까지 왔다. 버블이 꺼지면 소비는 줄어들 것이다.”

미국 경제는 셰일가스 효과로 확장이 이어질 거란 전망도 있다.

“셰일가스는 분명 경제의 확장을 만들어낸다. 과거 IT 혁명이 미국 경제의 10년 확장을 부른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당시와 차이가 있다. 그때는 미국 소비자가 빚을 내고 투자와 소비를 할 여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부채를 줄이는 과정이다.”

중국이 국채를 팔기 전에 미국이 어떻게든 조치를 하지 않을까?

“국채를 동결하는 방법 밖에는 없는데, 이는 자유주의를 포기하는 행위다. 미국으로선 불가능하다.”

중국 물건을 사줄 다른 시장은 없나?

“유럽은 힘든 상태다. 최악은 벗어났지만 재정동맹을 비롯해 해결방안을 논의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시스템이다. 남미의 성장은 요원하고 동남아는 성장 잠재성이 있지만 당장 중국의 공급 과잉을 해소해줄 정도는 아니다.”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는 건 중국 자신에게도 독 아닌가?

“최근 중국 중앙은행이 엄청난 양의 금을 사들이고 있다. 달러 가치 하락을 대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 정부가 부실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갈까?

“통제하기엔 부실 규모가 너무 크다.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그림자금융의 규모가 변수다. 이게 생각보다 작다면 통제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왜 2017년인가?

“일본과 한국의 올림픽 후 경기 하락과 위기 사이클이 같다. 이를 참고해 추정했다. 세부적인 시점은 달라질 수도 있다.”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 비은행 금융회사가 취급하는 고수익·고위험 금융상품. 중국 투자신탁회사·사채업자 등으로 금융 부실의 뇌관으로 지목된다. 정확한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