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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 고성장 거듭하는 농협a마켓 - 농민은 제값 받고 소비자는 좀 더 싸게

도일 남건욱 2014. 7. 3. 13:33

Business | 고성장 거듭하는 농협a마켓 - 농민은 제값 받고 소비자는 좀 더 싸게
복잡한 유통단계·마진 대폭 줄여 … 농산물 꾸러미 상품 인기


주부 이정미(44)씨는 요즘 대형마트를 찾는 횟수가 크게 줄었다. ‘농협a마켓’(www.nhamarket.com)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농협a마켓은 농협중앙회가 운영하는 농식품 전문쇼핑몰이다. 농협이 가진 전국적 인프라를 활용해 산지 직거래로 저렴하게 농산물을 공급하는 온라인쇼핑몰이다. 

이씨는 “가격도 문제지만 먹거리는 신뢰의 문제”라면서 “몇 번 이용했는데 직접 보고 사지 않아도 품질이 좋아 믿고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농협a마켓은 농협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온라인 장터다. ‘a’는 농산물(Agricultural products)에서 따왔다. 

농협은 농협a마켓을 통해 농산물의 복잡한 유통단계를 과감히 축소하고, 중간 마진을 줄여 최저 가격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농산물은 역시 농협’이라는 브랜드 신뢰 증진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농협a마켓은 기존 온라인 장터를 리뉴얼해 올해 1월 개설했다. 5개월 동안 성과를 놓고 보면 일단 출발은 합격점이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주부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덕분에 지난해 708억원이었던 매출은 올해 2배 이상 성장해 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2017년까지 농협a마켓 매출을 1조원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2017년 매출 1조원 목표


농협a마켓은 유통 과정이 독특하다. 농산물도매분사가 지역농협에서 농산물을 구입한 뒤 지역농협에 저장·보관해놓고, 온라인 사업분사가 배송비 등을 고려해 적정 가격을 산출해 상품을 등록한다. 

소비자가 농협a마켓에서 이 상품을 보고, 주문하면 지역농협에서 바로 포장해 발송하는 방식이다. 유통단계를 크게 줄여 생산자는 제 값을 받고, 소비자는 더 싸게 살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가격도 저렴하지만 직거래라 소비자가 믿고 살 수 있다는 점이 더 매력적이다.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꾸러미 사업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농산물을 테마별로 한아름의 꾸러미로 제작해 판매하는 상품이다. 강원도 양구의 곰취, 철원의 감자, 경남 진주의 버섯, 충남 괴산의 고추 등 전국 방방곡곡에서 공수한 싱싱한 제철 채소와 과일, 고기 등을 원하는 포장상자에 담아 배송해준다. 

캠핑이나 가족모임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삼겹살 꾸러미’ ‘바베큐 꾸러미’와 아이들 소풍 때 활용 가능한 ‘김밥愛 꾸러미’ ‘우리아이 간식 꾸러미’ 등이 특히 인기다. 꾸러미 상품을 자주 이용한다는 정영미(41)씨는 “기호에 관계 없이 이 상품, 저 상품 끼워 넣어 파는 일반 쇼핑몰의 패키지 상품과는 다르다”며 “용도에 맞게 주문만 하면 이리 저리 둘러볼 필요도 없이 구매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농협의 꾸러미 사업은 최근 복잡한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SK그룹은 임직원 1만6000명이 농산물 꾸러미를 주기적으로 배달 받는 형식으로 충북 오창농협과 직거래하고 있다. 기업이 매년 약 70억원 어치의 농산물을 꾸준히 사주는 셈이다.

농민들은 판로를 찾고, 소비자는 안전하고 저렴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제공받으며, 기업 이미지도 좋아진다. 농협이 기업에서 광고를 유치해 농산물에 게재해주는 대신 광고비로 농산물 가격을 낮추는 데에 사용하는 ‘농산물 기업 상생 광고’ 사업과 함께 장기적으로 기업 사회공헌의 새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를 전망이다.

농협a마켓은 고객군별·계절별 고객 요구를 반영한 꾸러미 상품을 추가로 내놓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해나갈 계획이다. 6월에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식자재몰(B2B)도 개장할 예정이다.

농협a마켓이 스마트폰을 통해 제공하는 농산물 가격정보도 호평을 받고 있다. 농협a마켓은 4월부터 서울 양재점 등 전국 권역별 하나로클럽(마트) 10곳에서 취급하는 주요 농산물의 매장 판매가격(소매가격)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소비자의 합리적인 농산물 구입을 유도하고, 일반 유통업체의 농산물 가격 왜곡을 막자는 취지에서다.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으면 손쉽게 가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앱을 사용한다는 주부 김정은(34)씨는 “마트나 시장 어딜 가도 가격이 제각각이라 늘 확신이 서질 않았는데 농협a마켓이 기준을 정해주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농협a마켓 인터넷 홈페이지와 일부 케이블 방송채널(YTN)을 통해서도 가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농협a마켓은 최근 ‘2014 한국의 가장 사랑 받는 브랜드’에 선정됐다. 온라인쇼핑몰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는데 1999년 첫 서비스를 시작해 15년 동안 고객의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해 온 점을 인정받았다. 올해 1월 농식품 중심으로 쇼핑몰을 개편하면서 우리 우수 농산물의 판로 확대에 많은 기여를 한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장보기 대행서비스 ‘e-하나로클럽’도 인기

농협a마켓과 함께 신선식품이나 냉장육, 과일, 생필품 등을 주문 당일 배송해 주는 장보기 대행서비스 ‘e-하나로클럽’도 이용해볼 만하다. 2000년에 시작했는데 현재 전국 30개 하나로마트와 클럽을 통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국내 최대의 오프라인 판매망을 가지고 있는 만큼 대상 지역을 점차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우선 올해까지 운영사업장을 5개 더 늘리겠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는 농협a마켓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차세대쇼핑몰 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 3월 1일 새 홈페이지를 열 예정인데 독립서버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시스템 환경을 손 보는 동시에 인터넷 쇼핑몰에 적합한 보안수준을 설정해 효율적 운용이 가능하도록 개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