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엑소더스: 이민 허용 문제

도일 남건욱 2014. 9. 10. 11:32
안녕하세요.
우리나라에서도 일정 돈을 투자하는 외국인들에게 
영주권을 발급하는 것과 같은 이민을 받아들이는
문제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미 제주에서는 중국인의 땅 매입
문제를 두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에 선을 보인 [엑소더스(Exodus)](폴 콜리어 저)는
아주 잘  쓴 책입니다. 
이민 정책을 다루는 공직자들 뿐만 아니라 이민에 대해 관심을
가진 분들이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결론은 단순히 단기적인 경제적 득실만으로 볼 수 없는
다른 문제가 이민 허용에 들어 있다는 주장입니다.
처음부터 동화가 되기 힘든 그룹을 받아들이는 사회적
비용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1.
영국의 경우, 1950년대에 문을 열었다가 1968년에 일부 문을
닫은 후 1997년에 다시 열어젖히더니 현재는 문을 다시
걸어 잠갔다. 이주 정책은 정당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네 번의 정책 변화 중 노동당과 보수당은 각각 한 차례의
문호 개방과 한 차례의 문화폐쇄에 대한 책임이 있다. 
정치인은 흔히 발언은 강하게 하고 행동은 조심스럽게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반대인 경우는 매우 드물다. 
2.
이주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는 것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것보다
낫다는 점은 거의 확실하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먹으면 비만이 되는 몸처럼 아주 역시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이주를 방치하면 이주에 속도가 붙으면서 
과도한 상황이 생길 수 있음을 보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주 통제는 국가주의와 인종주의를 드러내는
당혹스러운 잔재가 아니라 소득 소준이 높은 모든
국가에게 중요한 사회정책적 수단이다.
3.
이주는 본질적으로 역기능적 사회 모델을 갖춘 나라에서 
탈출하는 행위다. 
이주자들은 고소득 국가의 사회 모델을 선호하여
고국을 뜨기로 결심한다.
빈곤국에서 부유국으로 이주하는 노동자들은 다른 사회 모델을
선택하게 된다.
4. 
(우리가 궁금한 것은) 이주가 원주민에게 끼치는 영향은 
무엇이고, 그 영향은 이주 규모에 어떻게 달라지는가?
다행히 최근 이와 관련된 연구에 상당한 진척이 있었다. 
나는 경제학자인만큼 당연히 경제적 영향을 먼저 탐구했다.
그 결과 이 주제에서 경제적 영향이 결정적일 가능성은 낮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5.
이주를 둘러싸고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 사이에 격론을
벌이지만 증거를 살펴보면 이주의 순효과는 보통 작은 편이다.
그러므로 대다수 사회가 경제적 효과를 바탕으로 이주 정책을
결정하면 곤란하다. 
따라서 나는 경제적 효과보다 사회적 효과에 더 의미를
둘 것이며, 이후에 이 효과들을 종합해 평가 하도록 하겠다.
6.
이주의 사회적 결과는 이주자들이 유입국 사회에 소속감을
느끼는 정도에 달려 있다. 
각 사회는 다양성 확대라는 편익과 상호 배려 약화라는
비용의 상충 관계를 잘 조율해야 한다.
7.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매우 분명한 원칙이 있다.
다양성 확대로 얻는 편익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즉 대부분의 소비 현상처럼 한 단위 늘어날 때마다 추가
편익이 줄어든다. 반면 협력이 불안정해지는 임계점을
넘어서면 어느 순간 상호 배려의 약화로 생기는 손해가
치솟을 수 있다. 협력 게임은 지나치게 밀어붙이면
무너져 깨지기 쉽다. 
8. 
적당한 이주는 전반적으로 사회적 편익을 가져올 수 있는 반면,
여기서는 그 잠재적 위험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9. 
결국 상호 배려와 신뢰, 무임승차에 대한 도덕적 분노 모두
공정하고 상호협력적인 사회를 뒷받침한다.
이것이 이주와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이주자들은 출신국에서 만들어진 인적자본만 갖고 오지 않는다.
출신국의 도덕률도 갖고 온다.
10.
이주의 경제학은 이주자와 그 가족들이 개별적으로 내리는
효용 극대화 결정이 주도한다.
이로부터 우리는 역설적 결과를 얻는다.
이주의 경제학은 이주자와 그 가족들이 개별적으로 내리는
효용 극대화 결정이 주도한다. 
디아스포라라는 이주 비용을 낮추므로, 디아스포라가 클수록
그 유출국에서 오는 이주율도 커진다.
11.
그러나 이러한 개별적 극대화 결정이 낳는 외부 효과로 
이주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개인의 이윤극대화는 그 정의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린 
사람에게 가장 큰 경제적 이득을 안겨주지만, 
이 이윤 극대화라는 경제 논리가 사회적 비용도 높이는
역설적 상황이 생긴다.
-출처: 폴 콜리어, [엑소더스: 전 지국적 상생을 위한 이주 경제학], 21세기북스, pp.1-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