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은 왜 혁신에 실패하는 가
오늘은 조직의 실패와 인력의 실패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조직의 실패
대기업의 혁신적인 사업기회를 발굴하기 어려운
세 번째 이유는 경영 시스템이 성숙사업을 관리하는 데
최적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성숙사업은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미래 시장환경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고 예측과
기획을 기반으로 한 관리 프로세스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기업은 매년 시장환경을 예측하고 어떤 전략을
사용하여 어느 정도의 목표(매출, 시장점유율, 수익성 등)를
달성할지를 사업계획서 형태로 정리하고 논의한다.
그러나 혁신적인 사업기회를 발굴하는 프로젝트는 높은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예측이 빗나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소비자 욕구와 경쟁자 등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해서
철저한 분석을 할 여지도 별로 없다.
내가 인터뷰한 대기업의 프로젝트 참가자가 말한 대로
“세계 최초의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보라고 하면서
주요 의사결정 단계마다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하는
논리적인 모순이 발생한다.
IBM은 1999년 자신들의 기술적 우위에도 신사업 창출에
실패하는 이유를 조사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IBM의 경영시스템은
단기업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기회의 발굴보다는
기존 성숙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
IBM은 투자 결정 시 직관보다는 객관적인 재무 분석 결과를
중요시했다. 이러한 방법은 기존사업에는 적합하지만
새로운 시장기회를 평가하고 투자 의사결정을 할 때는
문제가 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IBM은
EBO(Emerging Business Opportunities)라는 별도 조직을 신설하였다.
EBO는 아직 초기 단계의 아이디어로 미래 사업으로서
잠재성은 있으나 성공여부가 불확실한 프로젝트를 담당하여 이를
프로젝트에 적합한 관리 방식과 평가방법을 도입하였다.
#2. 인력의 실패
대기업이 혁신적인 사업기회를 발굴하기 어려운 네 번째
이유는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이끌 만한 인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성숙사업의 비중이 높게 마련인데 성숙사업을 통하여
경력을 쌓은 관리자는 품질관리, 비용절감, 프로세스 개선 등에는
익숙하지만 높은 불확실성하에서 새로운 시장기회를 만들면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경험은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기업 내에서 기존 주력사업을 맡아서 성장시키고 수익성을
높임으로써 기업의 재무성과에 가시적으로 공헌한 것이 높이
평가된다면, 좋은 인력이 혁신적인 신사업 프로젝트에 참여할
가능성은 더욱 떨어지게 된다.
-출처: 한국인사조직학회 기획,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향한 실천전략),
클라우드나인, pp.259~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