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일본의 과로 노인

도일 남건욱 2017. 11. 20. 10:32
사람에 따라서는 다른 추계치가 나오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일본의 경우 생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하류노인은 600~700만 명 정도로 추계된다고 합니다.
한국 고령화 문제를 전망케 하는 이야기입니다.
#1.  
30초라도 좋으니 한 번 상상해보자.
  ‘나는 앞으로 얼마나 일할 수 있을까?’
  ‘퇴직 후에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질병, 사고, 해직 등으로 일을 그만두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하고 있는 저축으로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까?’
  ‘내가 어려움에 처하면 도움을 줄 사람이 있을까?’
  ‘일을 그만두어도 건강하게 문화생활을 하며 노후를 보낼 수 있을까?’
#2. 
지금 일본에서는 노인이 되어도 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일본은 심각한 저출산ㆍ고령화 사회에 돌입했다. 
2015년 10월 기준 고령화율운 26.7%로 국민 네 명 중 한 명이 고령자다. 
또한 단카이 세대(團塊世代, 1947~1949년에 태어난 일본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후기 고령자(75세 이상)가 되는 2025년에는 고령자 인구가 3,657만명(고령화율 30.3%)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조사) 이런 ‘고령자 중심 사회’가 눈앞에 놓인 지금, 고령자에 대한 
인상이나 그들의 역할은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예전의 고령자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퇴직 후에 가족과 함께 살면서 퇴직금과 저축해둔 돈, 충분하지는 
않지만 다달이 나오는 연금을 받으며 큰 어려움 없이 여생을 보냈다. 
#3.
그러나 이제 그런 자유로운 생활이 가능한 사람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2015년 10월, 일본 정부는 ‘1억 총 활약 사회’(2015년 이후에도 인구 1억 명을 
유지하는 사회. 저출산ㆍ고령화 문제 극복을 목표로 한다)의 실현을 선언했다. 
이 말은 단순한 슬로건에 그치지 않는다.
많은 노인이 사회를 지탱하는 주요 노동인구로 살면서, 무엇보다 자신이 
‘하류’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현역 시절과 똑같이 노동을 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여생’이란 말은 이제 사라지는 것일까? 앞으로 우리에게는 
‘죽기 직전까지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회’가 기다리고 있다.
#4.
최근 1, 2년 사이의 뉴스를 보면 이전에 비해 ‘빈곤’이라는 단어가 눈에 많이 띈다. 
빈곤 문제는 지금까지 ‘망각’과 ‘재발견’을 반복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언급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생 대화에서도 빈곤에 관한 화제가 자주 거론된다. 
이는 ‘빈곤’이 지나가는 화제가 아니라 현대 일본 사회를 상징하는 단어가 
되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어린아이에서 노인까지 세대를 불문하고 일본사회에 
확대되고 있는 빈곤은 이미 뚜렷한 사회 문제다.
빈곤으로 고통받는 고령자, 즉 하류노인의 문제도 아직 해결의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는다.
#5.
전작을 출간한지 1년 반이 지났지만 사태는 개선되기는커녕 더욱 악화되고 있다.
과연 고령기의 빈곤 실태는 어떨까? 
통계 자료와 함께 상황을 다시 정리해 볼 것이다. 
일단 설명에 앞서 하류노인에 대해 다시 한 번 정의하고자 한다. 
하류노인이란 연금 수급액과 저축액이 적고, 질병 및 사고 등의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빈곤 생활을 강요받는 노인을 말한다. 
#6.
수입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생화보호 기준(한국의 기초생활 수급에 해당하는 기준) 
정도의 소득으로 생활하는 노인(혹은 그럴 우려가 있는 노인)이 해당된다. 
혼자 생활하는 고령자라면 월6만~12만 엔 정도로 생활하는 저연금 혹은 
무연금 생활자다.
하류노인에게는 세 가지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수입이 거의 없고, 저축해둔 충분한 돈이 없으며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고령자는 자력으로는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음은 물론이고 생활보호제도 등의 사회 안전망에서도 제외된다. 
그래서 질병과 사고, 가족 문제나 간병 문제, 나아가 범죄와 같은 
여러 위험 요인에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
#7.
단카이 세대가 75세 이상인 후기 고령자에 들어오면서 본격적인 
초고령사회가 된다는 2025년을 눈앞에 두고, 일본에서는 하류노인이 급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하류노인들은 어떤 생활을 할까. 앞서 언급한 하류노인이 가지고 
있지 않은 세 가지 특징, 즉 수입, 저축, 교류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8.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 빈곤 문제는 수면 아래에 숨어있지만 앞으로 큰
사회적 문제로 등장할 예정이다.
전번 창원터널의 노인 운전자의 과실 문제는 노인 빈곤 문제가 숨은
원인이었다.
2016년 통계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공동 발표한 결과,
노인의 거의 절반인 48.1%가 상대적 빈곤층으로 밝혀졌다.
한국 노인 중 79.3%는 샹활고 때문에 경제활동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실은 실제 경제활동 참여율을 보면 더욱 잘 드러난다.
-출처: 후지타 다카노리, (과로노인), 홍성민 역, 청림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