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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의 길흉② | 한국은행은 남산·회현동 물이 모이는 吉地… 물 좋은 곳에 재물運 있다

도일 남건욱 2006. 1. 9. 13:08
터의 길흉② | 한국은행은 남산·회현동 물이 모이는 吉地… 물 좋은 곳에 재물運 있다


사진 지정훈기자 ( ihpapa@joongang.co.kr)
글 최영주 언론인·풍수지리연구가 (sinmun03@hanmail net)




서양 과학에 의하면 생명체는 물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동양에서도 생명의 시작은 역시 물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팔괘 중의 하나인 감괘(坎卦)가 물을 상징하고 숫자로는 1에 해당하는 것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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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람들은 생명의 근원인 이 물을 재물의 상징으로 봤다. 사람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자연의 물을 필수적으로 취해야 하듯이 ‘재물’이 없으면 생명의 유지는 물론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리학에서는 터의 주변에 흐르는 물의 모양이나, 흐름에서 나타나는 소리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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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터의 주변에 흐르는 물이 구슬픈 소리를 내면 그 터의 사람이 비명에 간다거나, 물이 뒤에서 터를 공격하는 모양이면 역시 재물이나 사람이 상한다고 판단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렇듯 터의 주변에 물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재물과 좋은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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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흐르는 모양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얻고 있다. 터 앞으로 다가오는 물은 조회수(朝會水)라고 한다. 좋은 기운을 지닌 물이다. 그러나 그 물의 양이 너무 많아 폭포처럼 쏟아져 들어온다면 오히려 흉이 된다. 여러 골짜기에서 나오는 물이 터 앞에서 모이면 이를 두고 취면수(聚面水)라고 하는데, 기를 모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본다. 물이 터의 뒤를 감싸고 흐르면 이를 두고 공배수(拱背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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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현무라고 해 이렇게 물이 터의 뒤를 감싸고 흐르면 큰 산이 뒤를 막아주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강물이나 작은 개울물이라도 굽이굽이 돌아 터 앞으로 흘러가면 구곡수(九曲水)라고 해 대부호가 탄생할 기운이 있다고 본다.앞에 있는 논이나 밭에서 터 앞으로 서서히 흘러오는 물을 두고 창판수(倉板水)라고 한다. 시골 부자들의 집이나 마을은 대개 이런 터에 자리잡는다. 터 앞으로 마치 허리띠를 두른 듯이 흘러가는 물이 있으면 이를 두고 요대수(腰帶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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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도 얻지만 귀인이 배출되는 곳이다. 또 암공수(暗拱水)라고 부르는 물도 있다. 서울의 경우 사대문 안에서는 보이지 않는 한강이 이에 해당한다. 터의 기운을 보호해 주는 좋은 물이다.이상의 물들은 모두 터에 좋은 기운을 주는 것이다. 건물을 짓거나 사무실을 구할 때, 터의 주변에 흐르는 물의 모양을 유심히 관찰해 이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한다면 흔쾌히 결정해도 실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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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면, 한국은행의 터를 먼저 꼽을 수 있다. 남산에서 한 지맥이 북창동으로 내려와 소공동 일대에 남북으로 작은 구릉을 이뤘다. 한국은행은 이 중 남향의 터에 자리잡았다. 이 터에서 보면 남산 쪽, 회현동 일대의 골짜기 물들이 모두 이곳으로 흘러 들어 온다. 취면수이자, 창판수의 모습이다. 일찍이 남대문 시장이 이곳에 형성된 것도 이런 물의 기운과 관련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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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이 1909년 한국은행의 전신인 조선은행의 터를 굳이 이곳에 정한 것은 이 같은 물의 흐름을 높이 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 나라의 중앙은행이 택지를 잘못해 물 빠져나가는 곳이 보이는 자리에 위치했다면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명동 일대에 국내 유수의 은행들이 본점을 둔 것도 이런 물의 흐름과 깊은 인연이 있다. 그런데 한국은행과 이웃했던 한국상업은행 본점 터는 어떤가. 다음 기회에 이에 대한 비밀(?)을 다뤄보자.


출판호수 768 | 입력날짜 2004.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