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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원, 돈 없으면 꿈도 꾸지마

도일 남건욱 2006. 3. 9. 00:20
전문대학원, 돈 없으면 꿈도 꾸지마

등록금 인상문제로 대학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 대학의 등록금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지원자들의 원성이 높다. 전문대학원의 경우 1학기 등록금만 1000만원을 넘는 곳이 많아 ‘부익부 빈익빈’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문턱 높은 전문대학원=전국 41개 의과대학과 11개 치과대학 중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키로 한 대학은 27개교, 8개교이며 이미 신입생을 받고 있는 곳은 의학전문대학원 9개, 치의학전문대학원 8개교이다. 이들 가운데 가천의학전문대학원의 1학기 등록금이 958만6000원으로 가장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경희대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이 854만원,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이 76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학부와 병행되는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은 2009년 도입되기 때문에 아직 등록금이 책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치의학전문대학원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나머지 지방 국립대들은 550만원 안팎 수준이다.

경희대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A씨는 “(경희대의 경우) 다른 의학전문대학원 등록금보다 훨씬 비싼데 학교 측이 올해 등록금 인상률을 학부와 똑같이 6.8%로 책정했다”며 “현재도 20여명이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는데 이대로 등록금이 올라가면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경영전문대학원의 경우 석사 과정은 1∼2년으로 짧지만 학비는 의·치의학전문대학원보다 더 비싸다. 1년 3학기로 총 4학기제인 KDI 경영전문대학원의 등록금은 총 2400만원이며, 서울종학과학대학원대학은 2년간 1200만원씩 세차례에 걸쳐 총 360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2008년부터 도입되는 법학전문대학원도 이들 전문대학원의 등록금과 비슷하거나 상회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따라서 학부 4년을 마치고 전문대학원 과정을 이수할 경우 등록금만 억대가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문대학원 왜 비쌀까=의대의 경우 지방 국립대를 제외하고는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면서 등록금이 학부의 2배로 뛰었다. 그렇다면 전문대학원의 학비는 왜 이렇게 비쌀까.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 관계자는 “전반적인 교육 과정과 교육시스템, 실험 시습비 등을 바꾸는데 드는 비용이 수억원대이며, MEET·DEET 시험을 치르는데만 18억원이 소요된다”며 “그 외에도 학생들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학교시설을 운영하려다 보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한 의학전문대학원 재학생은 “학교에서는 우리에게 걷는 등록금으로는 적자라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건물 신축 등 비용을 전부 우리 주머니에서 해결하려 하면 안 된다”며 “커리큘럼 자체도 어떻게 크게 달라졌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료 대학원, 장학혜택 노려야=포천 중문의대는 1997년 개교 이래 10년째 의학부생 전원에게 장학금과 기숙사를 지원하는 파격적인 장학제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10년 간 학생들이 받은 장학금은 모두 140억원. 이 대학은 의학과, 간호학과, 보건학부 등과 세계 최초로 설립된 대체의학 대학원 등을 갖추고 있으며, 올해부터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했다. 전문대학원생 40명에게도 앞으로 계속 장학금 혜택을 줄 계획이다.

교육인적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전문대학원의 등록금이 비싼 만큼 정부보증학자금제도를 이용하고 대학의 장학금제도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