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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연기’ 울고 웃는 대학가

도일 남건욱 2006. 7. 4. 00:15
‘로스쿨 연기’ 울고 웃는 대학가
[경향신문 2006-07-0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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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대학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로스쿨 설립을 적극적으로 준비해온 대학들은 시설투자 등으로 인한 재정부담을 안게 된 반면, 후발 대학들은 시간을 벌었다며 내심 반기는 모습이다.

한양대의 경우 로스쿨 관련 모든 일정을 2008년 개교에 맞춰 법조인 8명을 새로 채용해 교수 정원 40명을 채우고 독립건물로 제3법학관을 새로 짓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완료했다.

한양대 관계자는 “달리기 준비를 다 하고 있는데 출발을 알리는 방아쇠를 안 당겨 힘이 확 빠지는 기분”이라며 “1년 연기된다고 해서 당장 큰 어려움은 없겠지만 계획적으로 준비해오던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양대는 이미 지은 새 건물을 기존 학생들도 쓰도록 하고 로스쿨 수업에 맞는 교수법 개발, 활용방법 등을 모색하는 등 내실을 좀더 다지는 쪽으로 준비일정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건국대 역시 당초 일정에 맞춰 이미 건물신축을 끝내는 등 한창 준비를 하고 있던 상황이라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명지대 관계자도 “건물신축, 2학기 교수 신규채용 등 계획대로 일정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시기가 늦춰진다는 소식을 접하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뒤늦게 로스쿨 준비에 뛰어들었던 대학들에는 1년의 시간적 여유가 생긴 셈이 됐다.

ㄷ대 관계자는 “다른 대학들에 비해 로스쿨 준비가 늦었는데 1년의 시간을 벌게 된 셈”이라며 “교수인력을 확충하는 등 내실있는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ㅅ대학 관계자도 “준비는 충분히 했지만 1년의 여유가 생긴 만큼 부족한 점이 없는지 다시 한번 면밀히 검토해 보완하겠다”며 반색했다.

법안 통과가 지연되면서 대학들 간의 불필요한 경쟁이 1년 더 연장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모 여대 관계자는 “시기가 늦춰지면 그만큼 후발주자들이 준비할 기간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그만큼 대학들 간에 불필요한 경쟁이 일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로스쿨 법안이 통과돼 로스쿨이 2009년 개교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한다는 방침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 2월 시행령을 제정하고, 로스쿨 유치희망 대학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내년 9월 인가대상 대학을 예비 선정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들 대학을 대상으로 최종심사를 거쳐 2008년 5∼7월 최종인가를 내린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변기용 대학원개선팀장은 “여야가 로스쿨 법안 내용에 대해 이미 합의를 한 만큼 로스쿨을 시행한다는 것에는 변화가 없다”며 “2009년도 시행을 목표로 로스쿨 실시 대학 선정, 시험일정 등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창민기자 risk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