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와 함께하는 해외펀드 투자(20)] “은행예금은 돈 까먹는 일이다”
투자 포트폴리오 부동산 비중 줄이고 주식형 상품 비중 크게 높여야 |
이 번이 연재 글의 마지막이다. 이번에는 갖고 있는 자산을 어떻게 나누어서,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가를 알아보자. 전문가들은 먼저 개인들 자산에서 차지하는 부동산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문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동산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하다. 피델리티 자산운용 윤창선 이사는 “우리나라는 개인 자산의 약 90%가 부동산 같은 비금융성 고정자산이고, 약 10%가 주식·예금 같은 금융성 자산”이라고 소개한다. 부동산 같은 비금융성 자산은 가격이 오를 때에는 무섭게 오른다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많다. 만일 가격이 내린다면, 개인들이 엄청나게 큰 타격을 받는다. 자산의 덩치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금리라도 오르면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사람들은 이자 부담에 허리가 휘청거린다. 또 집이나 땅을 사고팔 때 느끼는 것이지만, 이런 자산은 쉽게 사고팔 수 없다는 게 약점이다. 이 때문에 부동산을 많이 갖고 있는 개인·기업들이 돈이 돌지 않아 빚을 지거나 심지어 흑자도산하는 일도 발생하게 된다. 금융자산 비중 30%까지 늘려야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려면? 당연히 금융성 자산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적어도 20% 선까지는, 많게는 30%까지 늘릴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두 번째 같은 금융성 자산이라고 해도, 그중에서 고정금리 성격을 지닌 돈의 비중을 줄이라는 것이다. 윤 이사는 “우리나라의 금융성 자산, 즉 주식·채권·예금 등에 들어가 있는 돈 중에서 약 93%가 예금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같은 고정금리 상품에 들어가 있다”면서 “주식 같은 변동성 상품에 들어가 있는 돈의 비중은 약 7%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7%에 해당하는 돈의 비중이 너무 작다는 것이다. 은행 저축에만 목을 매고 있다고 알려진 일본만 해도 주식형 상품의 비중이 20%에 달한다. 한국도 최소한 일본만큼은 이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고정금리 상품에 돈을 넣고 있다는 것은 사실상 앉아서 돈을 까먹고 있다는 말과 같다. 물가상승률 때문이다. 상식이지만, 현금으로 갖고 있으면 돈의 가치는 자꾸만 떨어진다. 단순히 연 4∼5%의 물가상승률이 계속된다고 가정하면, 현금 1억원의 가치는 10년 후에 얼추 반 정도로 떨어진다. 따라서 지금 바로 고정금리 자산보다는 주식, 적립식 펀드, 해외펀드 같은 투자자산에 돈을 더 많이 넣어두는 게 물가상승률을 쫓아갈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물가는 오늘도 계속 오르고 있다. 원자재 수요의 증가, 노동 임금 수준의 제고, 설비투자의 증가 등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3대 요인인데, 전 세계 인구 증가 및 산업 발전에 따라 이 같은 ‘3대 요인’은 항상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투자를 할 때에는 우리나라의 저금리 시대가 당분간 계속된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80∼90년대 한국은 7%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지금은 3∼4%대의 저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저성장에 따른 저금리는 부인할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이 같은 저금리는 당연히 고정금리 상품 투자자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고정금리 자산을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손해 보는 시대가 되었다. 거꾸로 말해, 주식이나 펀드 같은 리스크를 지닌 자산이 많아야만 부자가 될 가능성이 커진 시대가 되었다는 얘기다. 세계시장에 투자 땐 연 18% 가능 전문가들은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할 때, 한곳에 ‘몰빵(집중)’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개인들은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할 때 통상 한 방향으로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위험한 투자다. 투자형 변동성 상품과 고정자산(부동산)형 상품의 투자비율도 적정하게 나누고, 변동성 상품도 주식과 채권, 펀드로 안분하고, 펀드도 국내·해외로 나누어야 한다는 얘기다. 사실 분산투자를 뜻하는 ‘멀티 투자’는 이제 투자의 기본 중 기본이 되었다. 멀티 투자 중에서는, 가장 먼저 투자하는 대상국의 숫자를 늘려야 한다. ‘싱글 국가’에서 ‘멀티 국가’로 가야 한다는 얘기다. 투자수단도 마찬가지다. ‘싱글 애셋(자산)’에서 ‘멀티 애셋’(주식·채권·펀드 등으로 다양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뜻)으로 가야 한다. 자산운용사도 마찬가지다. ‘싱글 운용사’에서 ‘멀티 운용사’로 가야 한다는 얘기다. 왜 멀티 국가로 가야 하는 것일까? 너무 당연한 얘기다. 윤 이사는 “과거 10년간 한국 시장에 투자했으면 연평균 8%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지만, 전 세계 시장에 투자했으면 18%를 올릴 수 있었다는 통계가 있다”고 소개한다. 또 한국 증시가 전 세계 증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불과한데, 한국시장에만 투자한다는 것은 나머지 98.7% 시장에 대한 투자기회를 잃어버린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또한 ‘멀티 국가’에 투자를 해야만 개별 국가에 투자하면서 겪을 수 있는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 쉽게 말하면 한국은 북한 핵실험 같은 리스크가 있지만, 중국 증시에 투자하면 이 같은 리스크는 아예 없는 상태에서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멀티 투자의 필요성은 이런 측면에서도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도 전 세계 경제성장률의 평균치로 3.5%를 예상하고 있다. 그리 높지 않은 저성장인 셈이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평균치에 불과하다. 잘나가는 경제권은 지금도, 내년에도 잘나간다. 일례로 내년에 성장이 예상되는 유럽의 왕성한 내수시장과 중국의 놀라운 경제성장 및 투자시장을 보자. 이런 시장에서 뛰고 있는 기업들은 내년에도 여전히 좋을 수밖에 없다. 멀티 자산에 골고루 투자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 주식 외에 펀드·채권·원자재 등도 눈여겨보자. 또 자산운용사마다 지향하는 운용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투자 사이클 시기에 맞게 각각의 자산운용사들을 골고루 골라서 잘 투자하는 것도 지혜다. 그렇다면 과연 언제부터 투자에 나서는 게 좋을까? 정답은 없지만, 전문가들은 20대에 회사 생활을 시작하자마자 바로 투자에 ‘투신’하는 게 좋다는 말을 한다. 왜? 복리효과 때문이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20대에 똑같이 투자를 시작한 A, B가 있다고 치자. A는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가 귀찮아서 단순히 은행에만 돈을 넣어두었다고 하고, 은행금리가 4%였다고 하자. 반면 B는 은행금리보다 약간 더 높은 투자 수익률을 얻기 위해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했다고 치고, 연 수익률이 6%라고 하자. 두 사람 사이의 금리 차이는 연 2%포인트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얘기가 달라진다. 15년이 지나면 A의 돈보다 B의 돈이 32%가 더 많아진다. 25년이 지나면? A보다 B의 돈이 61%나 더 많게 된다. 투자형 상품(주식 등)과 고정금리형 상품 비중은 어떻게 갖고 가는 게 좋을까? 근로소득을 통해 버는 돈이 쓰는 돈보다 많을 때가 바로 투자를 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흔히 말하는 20대 말∼55세가 바로 이때다. 이때는 투자용 금융자산에 대한 비중을 당연히 늘려야 한다. 예를 들어 30대라면 금융자산 중에서 투자용 자산이 80%, 고정금리 자산이 20%가 적당하고, 40대라면 이 비중을 60 대 40, 50대라면 40 대 60 같은 식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변동성 상품에 투자를 할 때에도 분산투자는 기본이다. 국내 투자를 할 때에 주식이나 채권으로 나누어 투자하고, 금융자산 중 20% 정도에 해당하는 나머지 돈으로 해외펀드에도 투자할 줄 알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마지막으로 장기투자를 반드시 하라고 권한다. 주식이나 펀드투자를 해도 3∼6개월 같은 단기투자를 하는 건 화를 자초하는 것이다. 적어도 3년 내지 5년간 기다리면서, 장세에 흔들리지 않고 목표수익률을 달성할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잦은 교체매매는 거래비용만 들고, 수익률에 악영향을 끼칠 뿐이다.
|
유상원 기자 (wiseman@joongang.co.kr) | [864호] 2006.11.20 입력 |
'재테크기사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주택자 양도세 절세 5대 전략 (0) | 2007.01.26 |
---|---|
‘저금리’ 엔화대출, 리스크 관리 나서야 (0) | 2007.01.01 |
[펀드투자 기법] 수익률 1% 올리려면 ‘CMA’ (0) | 2007.01.01 |
호남의 신흥 명문으로 뜨는 비결은… (0) | 2006.12.17 |
[스페셜리포트] 온라인 교육 전성시대 - 온라인에 들어선 거대한 학교 (0) | 2006.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