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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6대 지역 라이프 스타일

도일 남건욱 2008. 6. 17. 07:46
수도권 6대 지역 라이프 스타일
대홍기획이 압구정동·대치동·성북동·분당·목동·중계동 등 입체 조사

전국 부자 동네 중에 입소문이 가장 빠른 곳은 어디일까? 남편 몰래 비자금을 만드는 ‘사모님’이 많은 곳은 어느 동네일까?

이코노미스트가 광고대행사 대홍기획과 공동으로 신흥 부촌인 압구정동과 전통 부촌인 성북동·평창동, 강남권에서 이어지는 분당, 학군이 중심이 되는 대치동, 강북의 중계동, 목동 지역의 특성과 그곳에 사는 아줌마를 낱낱이 파헤쳤다.

아줌마들의 의사 결정이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는 교육·재테크·네트워크·입소문·소비행태·자기계발의 여섯 개 이슈에 대한 ‘아줌마 트렌드’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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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동 아줌마|재테크 정보 남이 알까봐 ‘쉬쉬’


압구정동은 1980년대 이후 권력층이 살기 시작하면서 ‘강남 부자 1세대의 본향’이 됐다. 로데오 거리·현대백화점·갤러리아백화점을 중심으로 유행을 이끄는 곳이기도 하다. 막강한 자금력으로 이론과 실탄을 고루 갖춘 ‘투자의 고수’들이 살고 있다.

연령층은 50대의 비중이 가장 크다. 최근엔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30대 ‘압구정 2세대’들도 눈에 띈다. 제2금융권까지 합쳐 80여 개의 금융회사가 몰려있으며 수백 개의 성형외과, 고급 레스토랑, 애완견 센터, 갤러리, 아트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일상 : 절반은 지난해 해외여행 경험이 있다. 여가생활에 쇼핑을 가장 많이 함.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브런치(brunch·아침 겸 점심식사) 카페를 즐김.
▶자기계발 : 자녀보다 자신에게 더 많이 투자하고 현재의 자신을 가꿈. 결혼보다 사회적 성공이 중요하고 남편의 성공과 자신의 성공은 별개로 생각함.
▶쇼핑 : 유행에 몹시 민감하고 브랜드·디자인·기능 모두 가지각색으로 쇼핑 자체를 즐김. 순간적 구매 충동에 자극을 많이 받고 쇼핑을 사교의 방법으로 이용함. 쇼핑 정보는 친구보다 잡지 등에서 혼자 얻음. 명품 구매를 위한 해외여행이 많음.
▶교육 : 치맛바람의 원산지. 자녀의 성적뿐 아니라 네트워크 형성까지 고려하는 ‘총체적 경영관리’ 형태.
▶재테크 : 직접 공부하기보다 PB센터를 이용하고 ‘빚 테크’보다 절세에 관심이 많음. 남편 몰래 부동산에 투자하기도 하는 등 적극성을 보임.
▶정보 : 다양한 정보 채널을 확보하고자 노력하지만 공유하는 데는 소극적·폐쇄적임. 그중에서도 재테크와 은행 상품에 대한 공유율이 가장 낮음.
▶네트워크 : 정보는 곧 ‘권력’ ‘돈’이라는 생각으로 다양한 관심사를 위해 동창, 학부모, 동아리, 운동모임 등 여러 활동에 참여함.
▶입소문 : 정보를 모으는 데 적극적이지만 퍼뜨리는 데는 소극적.


대치동 아줌마|빚내서라도 교육·재테크는 한다

30, 40대 아줌마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지역이다. 특히 90년대 말 신도시 고교 평준화가 시행되면서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로 떠올랐다. 강남 부자보다 삶의 질이 낮으면서도 무엇보다 교육 인프라를 갖춘 곳이라 알려져 있다. 강남을 의식하고 자녀는 그 속에 편입되기를 바란다.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의 젊은 부부가 자녀 교육을 위해 살고 있으며 투자 정보에도 민감하다. 유학률이 높아짐에 따라 해외 부동산 투자에도 관심이 많다고 한다.

과목별로 특화된 소규모 그룹 학원, 명문 학원과 스타 강사, 재수 학원 등 대형 학원이 많고 고급 레스토랑과 헬스클럽 등이 중심이 된 일반 상권은 교육 상권과 철저히 분리돼 있다.

▶일상 : 월평균 지출 금액이 73만2000원으로 가장 높음. 다른 지역보다 1.6배 많은 시간을 운동에 투자. 쪽시간을 내서 참여한 운동모임에서 친목을 다지고 정보를 교환.
▶자기계발 : 부채 상환과 자녀 교육비로 지출이 많아 자신에게 쓸 경제적·시간적·정신적 여유가 부족함.
▶쇼핑 : 알뜰한 살림꾼. 쇼핑 리스트에 있는 제품만 구입하는 계획 쇼핑을 함. 브랜드나 유행보다 기능, 디자인에 영향을 받음. 과시형 욕구를 위해 짝퉁(명품 모조품)을 구입하는 아줌마가 많음.
▶교육 : 자녀를 엘리트 계층으로 키우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쓰는데, 특히 자녀 네트워크 만들어주기에 신경을 많이 씀. 그 중심이 학원이며, 따라서 학원 성적을 중요시함.
▶재테크 : 주로 ‘빚 테크’를 하는 데 총력을 기울임. 부동산 재개발로 인한 아파트 가격 폭등을 경험해 현재의 빚은 ‘미래의 재산’이라 생각함.
▶정보 : 재테크, 교육, 먹거리 등 다양한 정보를 공유.
▶네트워크 : 학군 때문에 지역별 이동이 적어 ‘친목 도모형 모임’에서 정보 획득. 남편을 낀 ‘외조형 모임’도 많음.
▶입소문 : 빠르고 적극적.


성북동 아줌마|너희가 전통적인 멋을 아느냐

배타성, 폐쇄성이 강한 정통 부촌으로 통한다. 문화예술인과 정·재계 인사, 학자들이 주로 살면서 권력과 문화예술이 공존하게 됐다. 40~50대 비중이 크고 연령대가 높은 만큼 재테크도 안정성을 우선으로 한다.

30년 이상 장기 거주하는 이가 많고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 있으며 부동산과 현금 자산을 같은 비율로 유지한다. 간송미술관, 한국가구박물관 등 문화시설이 눈에 띄며 절도 많지만 실제 거주하는 이들은 잘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 : 삶의 여유를 문화생활로 누림.
▶자기계발 : 신혼집부터 ‘내 집’으로 시작한 이가 많아 소비 수준은 여유가 있지만 자신에 대해 검소한 편. 남성 중심의 보수적 가치관 보유. 남편 성공에 의존하는 경향 높음.
▶쇼핑 : 주변을 잘 의식하지 않으며 친구보다 가족들과 쇼핑을 즐김.
▶교육 : 학력과 경제적 환경 두 가지 모두 중요하게 생각.
▶재테크 : ‘빚 테크’ 경험은 거의 없고 보수 안정적 투자 성향을 보임. 남편 몰래 비자금을 관리함.
▶정보 : 폐쇄성이 매우 짙은 편.
▶네트워크 : 자신의 학연을 중심으로 맺어진 전통적 네트워크를 중시.
▶입소문 : 형제·자매·친정 부모 등 혈연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구전 활동을 펼침.


분당 아줌마|쇼핑에 빠져든 신도시 젊은 엄마들

‘가격’과 ‘웰빙’을 우선하는 신도시 문화가 형성된 곳. 의사·변호사 등 젊은 전문직 종사자와 50대 이상 은퇴자들이 서현동과 정자동 카페거리를 중심으로 삶의 여유를 즐긴다. 생활 패턴은 서울 강남 부촌과 비슷하고 자금력을 바탕으로 재테크, 자녀 교육, 자신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인 편이다.

유아 영어 학원과 조기 유학의 진원지로 미 프린스턴대,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등 해외 유명 대학에 관심이 많다. 노천카페, 유기농 숍, 와인 숍 등 고급 상점이 밀집해 있고 특히 경기 남부지역의 60여 개 골프장과 가까워 골프연습장이 많다.

서울 청담동과 분당 정자동이 합쳐진 ‘청자동’을 중심으로 타워팰리스에 살면서 대치동의 교육열, 청담동의 소비 문화를 함께 누리는 신(新)부촌으로 불린다.

▶일상 : 지난해 해외여행 경험이 가장 적으나 1회 여행시 쓰는 돈은 많은 편. 다양한 모임이 많으며 여가시간에 주로 수다를 즐긴다.
▶자기계발 : 부채상환 부담이 낮고 소비 여력이 많음. 건강에 투자하는 편.
▶쇼핑 : 중독자가 많고 언제 어디서나 쇼핑할 준비가 돼 있다. 자신이 얼마나 쇼핑하는지 모르며 쇼핑한 물건을 숨기기도 하고, 쇼핑할 때 죄책감을 느끼기도 함. 쇼핑 정보는 함께 얻지만 남과 차별화된 아이템을 얻기 위해 쇼핑은 혼자 함. 명품 소비지역으로 급부상.
▶교육 : 명품을 선물하고 외국처럼 파자마 파티를 해주는 등 자녀를 공주·왕자처럼 키움. 해외연수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
▶재테크 : 남편보다 재테크가 능하다고 생각해 남편 모르게 부동산에 투자하기도 함.
▶정보 : 교육, 재테크 정보 모두 폐쇄적으로 공유함.
▶네트워크 : 친목 도모와 개인 관심사를 통한 모임 형성.
▶입소문 : 6개 지역 중 가장 빠르고 적극적인 구전 활동 보임.


목동 아줌마|높은 학력에 부동산 투자 관심

‘특목고 메카’라 불린다. 공부에 관한 한 모르는 것이 없는 ‘센’ 아줌마들이 모인다. 부자 부모로부터 재산을 상속받기보다 대졸 이상 높은 학력을 가진 전문직이 많고 대부분 교육열이 높다. 자녀 교육비에 대한 부담으로 대출 규모가 커 소비 여력은 낮다.

대신 차곡차곡 재산을 늘려나가는 이들이 많아 저축률은 높다. ‘특목고’ 종합학원 개념에 익숙한 아줌마들을 위한 대형 학원이 몰려 있고 상권은 외식과 학원으로 구분되며 주변 지역에서 학원을 찾는 학생이 많다.

▶일상 : 학력·재산 수준이 비슷한 이들이 모여 살면서 부채 상환 부담을 크게 느낌.
▶자기계발 : 주로 고학력이라 자기계발 욕구 강하고 성취욕이 높다. 교육비와 부채 부담으로 소비 여력은 낮지만 강한 커뮤니티를 형성해 욕구를 달성.
▶쇼핑 : 충동 구매 욕구 높음.
▶교육 : 자녀 교육을 위해 이민을 고려함. 자신보다 자녀의 학연에 따라 커뮤니티를 형성할 정도로 교육 중심. 하지만 과잉보호는 대학까지만.
▶재테크 : 현금 자산보다 부동산 투자 수익에 관심이 많은 편. 펀드 투자액도 가장 많음. 정통 부자는 아니지만 자녀 교육을 통해 신분 상승을 꿈꾸기도 함.
▶정보 : 학부모나 동네 주민 등 지역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정보를 공유.
▶네트워크 : 정보 개방성은 높지만 정보의 질은 낮은 편.
▶입소문 : 정보를 전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림.


중계동 아줌마|PC게임도 즐기는 ‘현대판 맹모’

현대판 ‘맹모(孟母)’들이 모여 ‘강북의 대치동’으로 급부상했다. 40~50대 비중이 크고 재테크에서 안정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재테크, 자녀 교육에서 큰 자신은 없지만 쉽고, 편하게 현재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외고·대일외고 등 특목고와 서라벌고·영신여고 등 명문고가 있고 초·중·고교를 모두 합쳐 20여 개가 넘는 학교가 있다. 어느 학교에 배정받든 걸어다닐 만큼 가까워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모퉁이마다 은행이 보이는 ‘은행 사거리’는 500m의 짧은 거리에 수백 개의 학원이 들어서 있어 명물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학원은 400여 개에 달하며 할인점·백화점 등 쇼핑몰과 편의점·분식점 등 학원과 관련한 업종들이 호황을 이룬다.

▶일상 : 자녀교육비 부담이 가장 크고 강남권보다 휴가·여행이나 건강 활동 비중이 커 삶의 질은 높은 편. 현재를 즐기는 긍정적 가치관 지님.
▶자기계발 : 자신에게 쓰는 돈의 절대 액수는 가장 적지만 비중은 큰 편. 다른 지역보다 PC게임을 많이 즐김.
▶쇼핑 : 가격 할인에 영향을 받는 경제적 구매자로, 친구와 쇼핑을 즐기기보다 가족과 의무적으로 쇼핑함.
▶교육 : 형편에 맞게 투자하겠다는 합리적 교육관 가짐. 적극적으로 관리하기보다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게 부모의 덕목이라 생각함. 해외 교육 욕구는 다른 지역보다 낮은 편.
▶재테크 : 전통적 방법인 저축에 의존하는 소극적 재테크. 남편 몰래 투자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도와 적극성 떨어짐.
▶정보 : 재테크 외에는 모든 면에서 정보를 공유하지만 질이 낮은 편.
▶네트워크 : 모임이 다른 곳에 비해 적고 없는 경우 많음.
▶입소문 : 정보를 특별히 숨기지 않지만 전달 형태가 소극적이고 구전 대상이 주로 혈연관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