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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는 인터넷, 주식은 남편 몰래

도일 남건욱 2008. 6. 17. 07:47
뉴스는 인터넷, 주식은 남편 몰래
강남 두 주부의 하루 일과
실제 아줌마들의 일상과 트렌드는 얼마나 비슷할까. 이코노미스트가 아줌마들의 하루 일상을 들어봤다.
곽은진(29) 주부, 자녀 없음, 결혼 3년차, 남편은 전문직

송파구 석촌동 빌라에 사는 곽은진씨는 결혼 전부터 인터넷 블로거로 활동해 왔다. 현재 네이버에 ‘프리티 하우스’라는 블로그를 운영 중인 곽씨는 “결혼 후 블로그 활동 범위가 더 넓어졌다”고 말했다. 아이를 낳으면 방과후 활동이 활발하고 학부모 의견이 적극 반영되는 사립학교에 보내고 싶단다.

오전 7시 일어나서 남편을 출근시키고, 아침을 먹지 않는 남편 덕에 출근 뒤 좀 더 눈을 붙여요.

8시 간단히 집안일을 하고 컴퓨터를 켜요. 3년 전부터 시작한 다음(Daum) 블로그는 일일 방문자 수가 200명 정도죠. 인테리어와 신제품 체험담을 주제로 한 다음 카페는 회원 수가 1만7000명이에요.

다음 블로그는 정보 위주로, 네이버 블로그는 개인 친목 위주로 운영하죠. 신제품 체험단으로 활동하면 새로운 제품을 미리 쓰면서 용돈도 벌 수 있어 일석이조예요.

11시 집안을 꾸미거나 사진을 찍으러 나가요. DIY는 대학 때 전공(서양학)을 살려 결혼 후 1년 정도 공부했어요. 침구, 커튼은 계절마다 바꾸고 가구 위치도 자주 바꾸는 편인데 가끔 새로 이사 온 이웃이 부탁하면 인테리어를 도와주기도 해요.

사진 찍으러 올림픽공원으로 자주 나가고 평소 사진기를 들고 다니면서 맛집, 인테리어숍, 가볼 만한 곳을 찍어서 카페 회원들과 공유하기도 하죠. 카메라는 전문가용, 보급형 두 대가 있어요.

오후 1시 문화생활을 즐겨요. 미술관에 자주 가고 클래식도 좋아해 음악 공연도 다니고요. 뮤지컬 표가 생기면 친구와 공연을 보러 가기도 하는데 아직 아이가 없어 그런지 정기적인 모임은 따로 없어요.

5시 개인생활을 마감하고 다시 가정주부로 돌아와요. 저녁 준비를 하고요. 평소 장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대형 매장에서 보고 쇼핑은 백화점 세일을 기다려서 해요.

8시 저녁을 먹고 남편과 산책하거나 남편이 즐기는 컴퓨터 게임을 함께 해요. 비디오를 볼 때도 있고요. 따로 운동하는 것을 즐기지는 않고 청계천, 올림픽 공원을 산책하죠.

10시 한 시간 정도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다가 잠이 들어요. 신문은 따로 구독하지 않아요. 인터넷에 다 나오니까요.

주말 ‘공식친정방문일’로 지정했어요. 교회에 다녀와서 남편과 송파구에 있는 친정에 가요. 어머니가 해주는 밥을 먹고 가족들이랑 운동을 나가죠.


김희정(41) 주부, 아들 둘(8세, 11세), 결혼 11년차, 남편은 회사원

강남구 포이동 빌라에 사는 김희정씨는 자신을 위한 문화생활보다는 자녀 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럼에도 동네에서 통장으로 활동하는 김씨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아줌마들이 부러울 때도 있지만 내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보다 자신감에 차 있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오전 6시 일어나서 남편 깨우고 신문을 읽어요. 신문은 한 면도 빼놓지 않고 꼼꼼히 보는데 특히 경제 섹션을 눈여겨보고요.

7시10분 남편에게 직접 갈아 만든 당근, 사과 주스를 먹이고 출근시킨 뒤 아이들을 깨우죠.

8시20분 아이들을 차로 학교에 데려다 줘요. 돌아와서 청소기를 돌리고 간단히 집안일을 하고요.

9시 인터넷으로 주식 시세를 확인해요. 펀드나 부동산도 관심 있지만 남편 월급에 맞춰 하다 보니…. 주식을 시작한 지 6개월 됐는데 남편은 제가 주식에 투자한 것을 몰라요. 재테크 책은 한 달에 세 권 정도 읽고요. 운동보다는 책 읽는 게 낫더라고요.

낮 12시30분 둘째 아이를 학교에서 데려와 피아노 학원에 데려다 줘요.

오후 2시 둘째 아이를 수영·영어 학원에 보내고, 수영할 때 지켜보면서 또래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눠요.

4시 둘째 아이를 바이올린 학원에 데려다 줘요. 학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첫째는 피아노 학원만 다니는데 끝나고 돌아오면 영어 공부를 봐줘요. 부업으로 일주일에 두 번 과외도 하고 있는데 실력은 나쁘지 않다고들 해요.

5시 낮 시간을 이용해 대형 매장에서 장을 보고 저녁 준비를 해요.

7시 저녁을 먹고 나면 아이들이 공원에서 축구 연습을 해요. 학부모들과 만나 교육 관련 정보를 나누죠. 온라인 모임은 거의 없고, 오프라인 모임은 첫째 아이가 다섯 살 때부터 만나던 유치원 학부모 모임, 녹색어머니회 친목 모임, 둘째 아이 학부모회, 통장 모임에 정기적으로 나가요.

9시 아이들이 돌아오면 둘째 아이에게 책을 읽게 해요.

10시 아이들을 씻기고 재운 뒤 인터넷 블로그에 들어가거나 인터넷으로 뉴스를 봐요.

자정 책을 읽다가 잠들어요.

주말 가족들과 무조건 밖으로 나가요. 춘천 같은 여행지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