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경제기사모음

중국 ‘공한증(恐韓症)’ 뻥 차버리다7대 산업 중국 경쟁력 정밀 분석

도일 남건욱 2009. 12. 4. 20:01
중국 ‘공한증(恐韓症)’ 뻥 차버리다
7대 산업 중국 경쟁력 정밀 분석
자동차·휴대전화 ‘맑음’, 반도체·전자가전·철강 ‘아직은’, 조선·석유화학 ‘빨간불’
정리=이윤찬·임성은 기자·chan4877@joongang.co.kr

중국 비즈니스의 중심지 상하이 푸둥지구.

추격자 중국의 발걸음이 빠르다. 세계 불황도 이들의 질주를 막기에 역부족이다. 쫓기는 한국의 마음은 바쁘다. 중국이 어느새 등 뒤까지 바짝 따라붙은 탓이다. 가끔 몇 걸음 앞서기도 한다. 한편에선 한국이 오랫동안 공들인 산업 분야를 온통 빼앗기게 생겼다며 우려한다.

중국 등에 살짝 올라타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한편에선 그들도 이젠 지칠 때가 됐다고 말한다. 언제까지 성장일로를 걸을 순 없다는 논리다.

어떤 견해가 맞을까. 이코노미스트가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전자·가전, 조선, 철강, 통신·휴대전화 등 7대 산업에서 ‘중국 역습’이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지 분석했다. 아울러 우리의 대비책도 점검했다. 7명의 경제 전문가가 자문했다.


20여 년 전만 해도 한국은 반도체 불모지였다. 하지만 급성장을 거듭한 끝에 2008년 국내 반도체 생산액은 메모리 195억 달러, 시스템반도체 43억 달러, 개별소자 12억 달러 등 모두 25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뿐 아니라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7.8%에 이를 정도로 한국의 주요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세계 매출액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수년간 세계 2위를 고수하고 있다. 하이닉스도 10위권 안팎의 우수한 성적을 유지한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눈부신 선전이다. 그럼에도 우려되는 게 있는데, 바로 중국의 맹추격이다.

중국 위협 극복하려면…
- 연구개발 투자비 늘려 차세대 기술 발굴
- 선진 반도체 업체 인수해 원천기술 확보
- 우수한 기술인력 유치 및 양성
- 반도체 펀드 조성으로 재정적 지원
중국 반도체 산업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영역을 점차 넓힌다. 2000년 1분기 대중국 반도체 수입액은 1억 달러로, 전체 반도체 수입의 3.7%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6년 1분기엔 반도체 수입액이 6억8000만 달러로 급증해 수입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올 3분기엔 16.9%로 확대됐다.

중국의 약진 뒤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 2000년 중국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국가 중요산업으로 지정한 후 해외 유학파가 대거 귀국하면서 성장일로를 걸었다. 세계 반도체 업체의 중국 현지공장이 신설된 것도 이들의 성장을 이끌었다. 글로벌 회계법인 PwC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수요시장 규모는 2005년 560억 달러를 기록해 크기 면에서 일본·미국·유럽을 추월했다.

정부 지원 등에 업고 성장일로


2009년 2월 중국 광저우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중국국제 반도체 전시회.
양적 성장만이 아니다. 아울러 기술적 발전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중국 반도체 기술력은 한국을 넘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산업연구원은 당시 중국 반도체 기술에 대해 ‘한국보다 5년 늦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격차가 점차 좁아지는 추세다.

2007년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한국의 반도체 생산능력을 100이라고 가정했을 때 중국은 90이라고 비교했다. 설계기술·제품개발력·품질수준도 각각 80, 75, 70으로 판단했다. 기술력만 떼어놓고 보면 2010년이면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한국에 근접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무엇보다 기술력을 배양해야 한다.

반도체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확대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발굴해야 한다. 선진 반도체 업체를 인수해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둘째, 우수한 기술인력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단기적으로 해외 우수 인력을 유치하고 장기적으론 기술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한다.

셋째, 정부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반도체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발맞추기 위해 ‘파운드리(수탁생산전문업체)-팹리스(반도체 칩을 구현하는 하드웨어를 설계·판매하는 업체)-테스트업체’를 균형 있게 발전시켜야 한다.

넷째, 반도체 산업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선박펀드처럼 반도체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중국에 빼앗기느냐 여부는 전적으로 우리의 노력에 달려 있다.

 

석유화학은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 효자산업이다. 2005년 석유화학 수출액이 200억 달러를 넘어 전체 수출의 7% 이상을 차지했고, 무역수지에선 1993년부터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 생산능력은 연 750만t으로 미국· 중국·사우디아라비아·일본에 이어 세계 5위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수출 덕분이다.

석유화학 제품의 대중 수출 비중(금액 및 중량)은 40%를 넘었고, 올해엔 5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중국 의존도가 최근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석유화학을 전략산업으로 삼고 자급률 제고 및 경쟁력 강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하는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 기초소재산업인 석유화학산업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중국 위협 극복하려면…
- 꾸준한 연구개발로 제품 차별화
- 구조조정으로 규모의 경제 실현
- 저가 원료 확보해 해외판로 개척
- 중국 직접 진출 등 현지화 노력
다만 그 속도가 무척 빠르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 2000년 들어 중국이 석유화학산업에 집중 투자한 결과, 올해 에틸렌 생산량은 1200만여t으로 늘어났다. 2002년의 500만t보다 2배 이상 커진 규모다.

2013년까지 600만t 정도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중국은 또 소규모·낙후 시설을 재편하고 대규모 설비를 신설해 석유화학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석유화학, 이례적 속도로 성장

반면 한국의 에틸렌 생산량은 크게 늘지 않았다. 2002년엔 연 580만t을 생산해 중국을 압도했지만 이후 170만여t을 증설하는 데 그쳐 추월을 피하지 못했다. 게다가 고부가가치 사업의 발전도 지지부진하다. 치열한 경쟁에서 기업의 성장 잠재력이 훼손될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 석유화학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중국 시장을 먼저 잡아야 한다. 중국에 편중되는 게 바람직하진 않지만 세계 최대 시장이자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을 외면해선 안 된다.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방산업과 밀착된 연구개발을 통한 제품의 차별화 ▶국내 기업 간 설비 구조조정을 통한 규모의 경제 강화 ▶ 저가 원료 확보를 통한 해외 진출로 수출 경쟁력 강화 ▶중국 직접진출 강화를 통한 현지화 가속 ▶해외 기술특화 기업 인수를 통한 사업 고도화를 꾀해야 한다. 중국 석유화학산업 환경이 급격하게 바뀌는 지금이 우리에겐 호기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중국 자동차산업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올 10월 현재 1000만 대를 생산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1300만 대 생산이 가능해 일본·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양적으로 급성장한 중국이지만 해외기업 및 기술에 대한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중국 승용차 생산 1~5위는 모두 합작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 토종 기업은 생산 차량이 소형차에 집중돼 있을 뿐만 아니라 품질·디자인·안전성·기능 등이 떨어져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들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비야디(BYD) 그룹은 올 들어 10월까지 153%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치루이(奇瑞)에 이어 중국 7위 승용차 생산업체로 부상했다.

중국 추격 무섭지 않은 이유
- 글로벌 기업 및 중국 토종 기업 경쟁서 우세
- 중국 위안화 강세로 완성차 수출 가능성 증가
- 신에너지자동차 부문 경쟁력 탁월해
합작기업의 중국 현지화 작업도 강화되는 추세다. 중국정부가 자국의 자동차 기술력 향상을 위해 외국기업·합작회사에 독자브랜드 차종 개발을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7대 산업 중국 경쟁력 정밀 분석
자동차·휴대전화 ‘맑음’, 반도체·전자가전·철강 ‘아직은’, 조선·석유화학 ‘빨간불’
정리=이윤찬·임성은 기자·chan4877@joongang.co.kr

중국 토종 브랜드 치루이의 우후 공장. 라인에서 자동차가 쉴 새 없이 생산되고 있다.

신에너지자동차 부문 “중국 강하다”

이런 추세라면 중국 토종 기업은 향후 2~3년 내에 독자브랜드를 가지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다. 그러면 우리 자동차산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 가운데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이는 분야는 차세대 자동차다. 중국은 기존 자동차로는 선진국을 추월하기 힘들다는 판단으로 전기 및 하이브리드 등 신에너지자동차 부문에 전력을 기울였다.

올 초 전국 13개 주요 도시에서 신에너지자동차 시범사업을 실시했고, 비야디·치루이 등 독자 기업을 통해 이런 유형의 차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가 국내 자동차산업을 위협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고 지금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질 건 없을 것이다.

국내 자동차 기업은 이미 글로벌 및 중국 토종 기업과 경쟁해 혁혁한 성과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중국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며 부품뿐 아니라 완성차 수출 가능성이 더욱 커진 것도 우리로선 득이다. 이에 따라 생산효율을 계속 끌어올리고, 경쟁력 있는 신모델 및 신기술을 개발·출시한다면 한국 자동차 기업의 위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2008년 이후 글로벌 불황은 전 세계 전자산업 규모를 8% 감소시켰다. 한국은 다행히 기술·설비투자·생산역량이 확보된 디스플레이 분야 등에서 경쟁우위를 지속하고 있다.

국내 전자산업은 또한 올 9월 현재 국내 수출의 33.1%를 담당하고, 421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 그야말로 효자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외형으로 볼 때 한국 전자산업의 위상은 공고하다.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나란히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TV, LCD 등 주요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중국 백색가전 무너지지 않는 이유
- 중국전자정보산업 구조조정진흥계획으로 토종기업 육성
- 가전하향(家電下鄕) 전략으로 중저가 기업 성장
- 불필요 기능 제거해 틈새시장 공략(하이얼)
‘올 3분기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9개 전자업체의 영업이익을 합쳐도 삼성전자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일본 언론의 자성적 보도는 한국 전자업체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내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가전 관련 전시회 CES2010에서 삼성·LG가 혁신상을 싹쓸이한 것도 눈길을 끈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걱정거리는 있다.

일본이 한국의 위세 앞에 주춤한다면 우리는 중국의 맹추격에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의 전자산업은 2000년 이후 산업규모·산업구조·기술수준 모두 대폭 성장했고, 2001~2007년 총 판매수입은 연평균 28% 늘었다.

CCID컨설팅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중국 백색가전 제품 생산량은 1억4878만 대로 전년 대비 5% 성장했다. 그중 가정용 세탁기 생산량은 6% 성장한 3372만 대를, 가정용 냉장고는 12.1% 증가한 7150만 대를 기록했다.

하이얼 인지도 10년 전 삼성보다 높아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의 전자산업은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중국전자정보산업 구조조정진흥계획’은 중국 전자산업 육성 전략 가운데 대표적이다. 비록 단기계획(2009~11년)에 불과하지만 전자산업의 개혁개방과 자주혁신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세부 실행 목표는 ▶ 전자산업의 국내총생산 성장 기여도가 향후 3년간 0.7%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할 것 ▶ 신규 일자리 창출 150만 개 유지 ▶ 그중 대학생 취업 100만 개 유지 등이다. 전자산업을 육성해 중국 경제를 반석 위에 올리겠다는 포석이다. 또 다른 정책 ‘가전하향(家電下鄕)’은 농촌 주민의 백색가전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이는 농촌 지역 주민이 컬러TV·세탁기·냉장고·에어컨·PC 등 가전제품을 살 때 구입가격의 13%를 국가가 보조해 주는 제도다. 중저가 위주의 중국 토종 전자업체가 세계 불황에도 양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이 제도 덕분이다. 정부 우산 아래 성장한 기업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하이얼이다.

이 회사는 일본 백색가전 시장에서 최근 2년간 70% 이상의 고성장을 달성했다. 신기능을 추가하기보다 불필요한 기능을 제거하는 ‘뺄셈 전략’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은 하이얼이 10년 전 삼성·LG전자와 비교했을 때 역량·인지도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술력 수준은 대략 4~5년 정도 뒤처져 있을 뿐이라고 한다. 삼성전자가 예상을 깨고 일본 전자업체를 몰아세웠듯, 하이얼이 우리 기업을 능가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역시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발전적 문화를 만들고, 혁신주체 간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중국의 역습, 철저히 대비하면 또 다른 기회를 거머쥘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7대 산업 중국 경쟁력 정밀 분석
자동차·휴대전화 ‘맑음’, 반도체·전자가전·철강 ‘아직은’, 조선·석유화학 ‘빨간불’
정리=이윤찬·임성은 기자·chan4877@joongang.co.kr

최근 조선해운분석기관 클락슨의 발표에 따르면 올 11월까지 한국은 선박 수주량과 수주 잔량에서 중국에 1위를 내줬다. 올 11월 현재 중국의 수주 잔량은 5496만CGT로 5363만CGT를 기록한 데 그친 한국을 사상 처음으로 추월했다.

선박 건조 능력을 평가하는 3대 지표인 수주·건조·수주 잔량 가운데 건조량에서만 한국이 약간의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수주량과 수주 잔량만으로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운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10년 전 우리도 이런 양적 요소를 기준으로 일본을 따돌렸다고 선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여러 정황을 잘 보면 한·중 간 조선산업 경쟁력 격차는 훨씬 빨리 좁혀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

자국 조선사 육성에 올인

중국 무서운 이유
- 국륜국조 기치로 정부 전폭적 지원
- 국유은행 앞세워 선박 관련 금융 지원
- 강력한 구조조정 단행해 초대형 조선사 육성
- 선진국 투자유치로 기술경쟁력 확보
첫째, 중국은 조선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지원책을 실시한다. 올 초 중국 정부는 ‘선박산업진흥계획’을 발표하고 ‘국륜국조(國輪國造)’ 기치를 내걸었다. 자국 해운사의 해외 발주를 자국 조선소로 전환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또 국유은행을 앞세워 국내외 선사들이 자국 조선소에 발주했을 때 막대한 돈을 지원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자국 선사들에는 노후선박 교체를 강제함으로써 선박 건조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둘째, 중국은 조선산업의 종합경쟁력 제고를 위해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정부는 대형 조선사 중심의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필요한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초대형 조선사의 출현을 앞당기고 있다. 또 산업 집중도를 제고하기 위해 향후 3년간 영세 조선소의 신규 도크 건설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 같은 대형 조선소가 탄생할 전망이다. 셋째, 중국 조선산업의 전후방 산업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제고되고 있다. 중국경제의 빠른 회복세로 조선산업의 전방산업인 해운산업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다. 조선산업의 후방산업인 부품·기자재 부문도 외국기업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전문성이 제고됐다.

수출용 선박 기자재의 자국 내 조달 비율은 60%에 달한다. 넷째, 중국은 과감한 투자유치를 통해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생산시설 증설, 인건비 상승이라는 한계에 직면한 일본 기업의 중국 진출로 한·중 간 기술격차는 더욱 빠르게 좁혀질 전망이다. 일본의 가와사키 조선·쓰네이시 홀딩스의 중국 현지 조선소는 이미 가동 중이다.

세계 조선산업은 향후 공급능력 확대, 선박 수요 감소로 수급 불균형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2005년 이후 주요 선박 가격이 하락세를 타고 있는 것은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또 중국이 주요 선종으로 VLCC(초대형 유조선), LNG선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와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 선박산업이 중국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연구개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고부가가치 선박을 생산하고, 해양플랜트 건설 등 사업의 다각화를 꾀하는 것도 중요하다. 글로벌 불황으로 해운업의 부진이 계속되는 한, 중국의 양적 팽창은 계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7대 산업 중국 경쟁력 정밀 분석
자동차·휴대전화 ‘맑음’, 반도체·전자가전·철강 ‘아직은’, 조선·석유화학 ‘빨간불’
정리=이윤찬·임성은 기자·chan4877@joongang.co.kr

세계 물류 허브로 도약 중인 상하이 항구. 중국 안팎으로 나갈 컨테이너가 끝없이 쌓여있다.

중국은 2008년 현재 세계 조강 생산량의 37.6%인 5억t을 생산하는 최대 철강 생산국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국제 철강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서도 중국 철강산업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올 들어 10월까지 세계 조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3.5% 감소하는 동안 중국은 오히려 10.5% 증가한 4억7000만t을 생산하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중국의 거침없는 성장의 배경에는 자국 철강 수요의 증가와 가격경쟁력이 있다. 수요 측면을 보면, 2008년 중국의 세계 철강 소비 비중은 35.5%로 1998년의 16.0%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중국의 제조업에 대한 세계 각국의 의존도가 커졌기 때문이다. 가격 경쟁력은 주요 경쟁국인 우리나라가 100, 일본이 79.5일 때 중국은 115.8의 우위를 보였다.

중국 철강 가격, 국제가격에 영향 미쳐

중국 철강 성장하는 이유
- 중국 제조업에 대한 세계 의존도 커져서
- 중국 철강의 압도적 가격경쟁력
- 날로 향상되는 철강 관련 국제 경쟁력
이는 2006년 기준 평가다. 위안화가 절상된 지금도 중국 철강 가격은 여전히 국제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의 가격 경쟁력이 여전히 우위에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열세에 놓여 있던 기술경쟁력도 발전하고 있다. 2006년 중국의 기술경쟁력은 우리나라의 86.4%에 불과했지만 설비도입·기술개발·인수합병 등으로 현재는 90%를 초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추세라면 가격·기술 등 중국 철강의 국제경쟁력은 3~5년 내 우리를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40년간 세계의 철강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철강산업에 대한 환경·기술적 요구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이처럼 증가되는 수요와 환경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철강 소재 및 재활용 기술의 개발, 친환경적 생산라인 구축이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가령 에너지 소모와 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전기로 생산기술’의 발전은 세계 철강산업의 운명을 가늠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현재 세계 철강 생산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전기로 생산은 2050년엔 43%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역시 더욱 적극적인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중국의 막강한 자본력과 물량 공세에 대처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산업 환경 변화에 걸맞은 기술적 진보를 꾀하는 것이다.

 

7대 산업 중국 경쟁력 정밀 분석
자동차·휴대전화 ‘맑음’, 반도체·전자가전·철강 ‘아직은’, 조선·석유화학 ‘빨간불’
정리=이윤찬·임성은 기자·chan4877@joongang.co.kr

중국의 휴대전화 이용자는 7억 명에 육박한다. 연간 휴대전화 판매량은 2억 대를 상회하는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 시장이다. 중국 통신시장은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2008년 5월 중국 정부는 통신시장의 자원 집중과 글로벌화 정책의 일환으로 기존 6개 통신사업자를 차이나 모바일·차이나 유니콤·차이나 텔레콤 등 3곳으로 재편했다.

이 회사들은 차이나 모바일의 선도적 시장점유율을 필두로 유선전화·휴대전화·브로드밴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3G 면허를 발급해 5월부터 이 서비스가 공식 시작됐다.

한국 휴대전화 중국 시장점유율 높이려면…
- 중국 통신사업자와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
- 3G 서비스 이행 적극적 유도해야
- 중국 업체 모방 못하는 기술력 배양해야
유럽·일본·한국 등 세계적 추세로 봐선 늦은 편이지만 통신사업자들의 3G 네트워크 구축이 연내 일단락되면 2010년부터 3G 서비스로의 이행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의 경우 노키아·삼성전자 등 글로벌 휴대전화 업체가 중국 휴대전화 시장을 주도한다. 중국 휴대전화 판매 대수는 2008년 약 2억7000만 대로 추정되는데, 이 중 절반가량은 노키아·삼성·모토롤라 등 글로벌 휴대전화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2010년 3G 서비스 가속화

나머지 절반은 중국 정규 휴대전화 업체와 산자이지(山寨機)라고 불리는 불법 휴대전화 업체들이 양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6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닝보버드·TCL·레노보는 글로벌 휴대전화 업체를 상회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했지만 현재는 입지가 대폭 약화됐다.

중국 휴대전화 제조업체의 기술력은 아직 걱정할 수준이 안 된다. 저가 휴대전화 시장에선 위력을 발휘할 순 있지만 글로벌 경쟁력은 미미하다. 특히 이 회사들은 대부분 대만 업체로부터 칩을 받아 조립하는 형태를 띤다. 한국의 높은 휴대전화 제조기술을 쫓아오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중국 통신업계는 3G 서비스 개시로 인해 다양한 변화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다른 국가와 달리 중국에선 ‘휴대전화만 파는’ 직접유통 비중이 높다. 하지만 3G 서비스에선 고객 커뮤니케이션 및 휴대전화 보조금 지급이 중요하기 때문에 중국에서도 향후 휴대전화와 서비스가 함께 제공될 전망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국내 휴대전화 업체가 적응하기 위해선 중국 통신사업자와의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3G 서비스로의 이행을 적극 유도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아울러 중국 업체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기술력을 배양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