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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진단 시장 50% 이상 장악 목표천종윤 씨젠 대표

도일 남건욱 2010. 4. 2. 23:08
분자진단 시장 50% 이상 장악 목표
천종윤 씨젠 대표
바이러스 수십여 종 동시 검사 기술 확보
임선희 객원기자

감기는 치료약이 없다. 과거에는 그랬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감기를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20~30종류로 알려져 있다.

씨젠이 개발한 분자진단을 통해서는 20~30종류의 바이러스 검사가 한번에 가능하다. 이 회사 분자진단은 20~30종류의 바이러스 검사가 동시에 가능하다.

인류 역사상 풀지 못한 이 문제를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인 씨젠이 풀고 있다. 씨젠은 전 세계 분자진단 업계에서 가장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씨젠이 개발한 ‘멀티플렉스 PCR(동시다중 유전자 증폭 기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최고 수준이다. 현재 글로벌 메이저 분자진단 업체들도 씨젠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천종윤(53) 사장이 개발한 유전자 진단 원천 기술은 단 한 번의 검사로 쉽고 비용도 적게 들어 수많은 병원체의 감염 여부를 검사할 수 있다. 씨젠은 지난해 신종플루와 계절독감을 동시에 구분 검사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 제품을 개발했다. 많은 국내 대학병원에서 기존 제품들과 비교 평가한 결과 최우수로 판정 받았다. 씨젠은 이에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들어간 상태다.

세계 분자진단 업계 선도기업

씨젠은 세계 최고 수준의 원천 기술로 특허를 냈다. 특히 어떤 제품이라도 빠르게 개발해 낼 수 있는 세계 수준의 기술력과 연구진의 풍부한 아이디어가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씨젠의 올해 목표는 호흡기 감염 원인병원체 검사 제품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것이다. 한 번에 15개 호흡기 감염 병원체를 검사하는 우수한 제품은 의사가 최선의 치료법을 찾도록 도와준다.

환자에게는 개인 친화적인 고급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씨젠은 이외에도 성감염증 검사, 결핵 검사, 병원내감염 검사 제품 등으로 이미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지식경제부로부터 차세대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된 호흡기 바이러스 검사 제품은 캐나다 정부와 유럽연합 30개국의 체외 진단시약 품목허가를 받았다.

국내 49개 대형 의료기관과 해외 40개 국가의 의료기관에서 사용되고 있다. 같은 해 3월 씨젠은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마켓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세계 30대 감염증 분자진단 제품 제조 기업에 선정됐다. 작년 말 천 대표는 원천 기술을 자동분석기기에 접목시키는 방법을 착안했다.

기존 메이저 제약업체가 갖고 있는 실시간 리얼타임 PCR의 한계와 기능을 넘어서는 신기술이다. READ로 명명된 이 새로운 원천 기술은 현존하는 모든 진단 기술보다 정확성과 민감도에서 월등히 우수한 성능을 갖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로슈의 경우 리얼타임 PCR 특허를 30여 개 다국적기업에 기술이전을 했다.

로슈는 기업당 평균 200억원 이상의 선급기술료를 받아왔다. 다국적기업들의 점유물로 인식되던 리얼타임 PCR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독자적으로 개발된 것은 큰 의의가 있다. 씨젠이 이번에 개발한 READ 기술은 현재 국내외 특허출원을 마친 상태다. 천 대표는 “로슈나 애보트 등의 다국적기업이 보유한 리얼타임 PCR 기술들과는 근본원리가 다르며 기존방식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매년 폭발적 매출실적을 기록하며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씨젠은 유럽, 미국, 일본의 분자진단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호흡기바이러스 검사제품 등 주력 제품들에 대해 CE, FDA 승인과 일본후생노동성 인증등록 등을 받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음은 천 대표와의 일문일답.

 

>> 씨젠이 어느덧 창업 10주년을 맞이했다. 감회가 어떤가?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할 당시에 씨젠을 창업했다. 대부분 과학자가 유전자 기능을 연구할 때 유전자 기능을 분석하는 기초 분석기술을 연구해 ACP, DPO와 같은 세계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신약개발을 통한 질병의 치료보다 정확한 조기진단이 가능한 유전자 분자진단이 오히려 인류사회에 더 많이 공헌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결실이 ‘READ 테크놀러지’와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분자진단 기술 개발로 맺어졌다.”

>> 바이오 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연구할 때는 사업이 이런 것인 줄 몰랐다. 연구는 나 혼자만 잘하면 되는데, 사업은 나 하나만 보고는 못한다. 바이오기업은 기술이 핵심이지만, 바이오기업 경영은 앞을 내다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분자진단 방향이 무엇인지 모르면 결국 망하는 것이다. 독자 기술개발 없이 분자생물학 기법을 도입한 바이오는 아직은 경영을 논할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

국내에는 아직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성공한 바이오 기업이 없다. 성공모델이 없으니 경영을 논하기가 어렵다. 만약 경영만 잘해서 된다면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 바이오분야에서도 이미 성공 했어야 하지 않겠나. 바이오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개발과 사업 방향이다. 사업은 살아 움직여야 한다. 순발력 있는 기술개발과 정확한 판단력이 바이오 경영에 있어서 중요하다 생각한다.”

>> 씨젠 진단 기술로 개발되는 제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씨젠 진단 기술을 바탕으로 출시된 1세대 제품으로 나온 씨플렉스는 세계 최초의 유전자 동시다중 자동 분석 검사 제품이다. 호흡기 질환, 폐렴, 신종플루, 계절독감, 성감염증, 결핵, 설사, 뇌수막염 검사 제품 등 40여 개 이상의 제품이 개발돼 공급되고 있다. 씨젠의 신개념 기술이 도입된 매직플렉스 제품은 3세대 제품으로 특히 반코마이신 내성장구균의 병원 내 전파를 막고 올바른 대체 치료제 선택에 도움을 준다.

반코마이신 약제 내성 검사 제품은 이미 씨플렉스라는 독자 기술로 출시돼 국내에서는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이 이뤄져 왔다. 이번에 출시되는 매직플렉스 반코마이신 제품까지 가세하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경쟁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 씨젠의 모든 연구개발을 독학으로 해냈다고 들었다.

“어린 시절 결핵을 앓아 몸이 약했다. 학자가 되고 싶었고 공부가 하고 싶었다. 그래서 고등학교는 검정고시로, 미국 유학시절 박사과정에서는 미생물, 분자생물학, 세포생물학, 발생생물학, 태반연구 등 모두 독학했다. 내 스스로의 선택이라기 보다, 이 연구 개발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서 했다.

당시에는 다른 과학자들과 다르게 다양한 분야를 이렇게 연구하다 보니 세계적 과학자가 될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 보면 그 연구들이 소중한 경험이고 자산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20년 동안 그 누구도 풀지 못했던 실시간 유전자 검사(Real-Time PCR) 기술의 한계와 문제점을 풀 수 있는 원천 기술들을 지난해에 개발했다. 작년 한해만 18개의 특허를 냈다. 기술이라는 것은 사람 수에 비례하는 게 아니다. 결국 한사람 머리에서 나온다. 기술개발 사업도 독학하면 된다고 생각한다(웃음).”

>> 씨젠의 비전은 무엇인가?

“세계 분자진단 시장의 50%를 장악하는 게 목표다. 10년 안에 분자진단은 인터넷과 같이 세상을 바꿀 것이다. 씨젠은 올해는 500억원, 2011년 2000억원, 그 다음엔 1조원, 10조원 매출에 도전할것이다. 바이오 시장을 다 합쳐도 500억원이 안 된다지만 우리는 할 수 있다. 지난 10년간 사업을 배웠고 필요한 기술을 보유했다. 큰 무리 없이 이뤄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