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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염 치료 분야 세계적 명의윤택림 전남대 의대 교수김재훈 객원기자

도일 남건욱 2010. 4. 23. 14:41
고관절염 치료 분야 세계적 명의
윤택림 전남대 의대 교수
김재훈 객원기자

2007년 정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영양 조사에 따르면 60~70대 10명 중 3~4명이 관절염을 앓고 있다. 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에서 운동기능을 하는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우리 몸에 관절염이 생길 수 있는 곳은 120곳이 넘는다. 최근에는 고관절염을 앓는 환자가 늘고 있다. 고관절은 엉덩이관절이라고도 하는데 골반과 대퇴골을 잇는 중요한 부위다.

고관절은 걸을 때 체중의 2.5~5배 하중을 받는다. 이곳에 염증이 생기면 거동이 힘들고 여러 합병증을 유발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관절염 유병률은 2% 정도다. 10%가 넘는 서양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지만 환자는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고관절염은 다른 부위에 비해 일반인에 덜 알려져 있어 증세가 심해진 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윤택림 전남대 의대 교수는 고관절질환 치료의 세계적 권위자다. 윤 교수는 고관절 치료를 위한 인공관절 관련 국제 특허를 40여 개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두부위 절개 최소 침습 인공고관절 전치환술’이다.

인공관절 특허 40개 보유

이 수술법은 뼈를 감싸고 있는 근육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수술 부위를 작게 두 지점으로 나눠 시술하는 방식이다. 환부 근육을 자르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고, 회복 또한 빠른 것이 특징이다.‘중등근 유경 골이식술’이라는 것도 있다. 근육을 붙여 뼈를 이식하는 시술법으로 기존 뼈만 이식했던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혈액 공급이 원활한 것이 특징이다.

‘무명골 절골술’ 역시 윤 교수가 개발한 시술법으로 쉽고 간단하게 뼈의 방향을 맞추는 시술법이다. “나사 고정을 시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두 번 수술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윤 교수의 설명이다. 새로운 수술법을 찾는 것이 쉬운 일일 리 없다. 윤 교수는 “기존 방법보다 더 나은 시술, 더 빠른 회복, 더 적은 부작용 등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새로운 수술 기구를 도입해 적용하는 데 최소 2~3년이 걸린다고 본다. 하지만 윤 교수는 기존 기구를 개량하고 수정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시술법을 찾았다. 예를 들어 수술 부위가 15~20㎝였던 것을 7㎝ 정도로 줄였다면 작아진 환부를 더 정확히 보기 위해 기술기구에 망원렌즈를 장착하고 빛을 조절하고 흡인기 등에 라이트를 장착하는 식이다.

“생각이 행동을 지배합니다. 무엇인가 이뤄내기 위해서는 많이 알아야 하고 해외 견문도 꼭 필요합니다. 연구는 하면 할수록 또 다른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죠. 머릿속은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있어야 합니다.”

윤 교수의 고관절염 시술법은 국내외에서 빠르게 소문이 났다. 외국에 초빙돼 시술을 하는 일도 늘었다. 그는 일본, 인도네시아, 중국, 인도 등에 8~9회 정도 다녀왔다. 선진 의료기술을 가진 호주에 가 수술을 집도한 적도 있다. 한국인 의사가 호주에서 수술을 하려면 법적 절차가 복잡하다고 한다.

호주 의사 자격이 없어 미리 호주의사협회에 이력서를 내야 한다. 그러면 임시 의사 자격이 나온다. 많은 비용의 보험도 미리 들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그를 초빙한 호주 병원에서 처리해줬다. 윤 교수가 전하는 에피소드. 2006년 호주 골드코스트 킹 제임스병원에서 한 환자에게 ‘두부위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술했다.

그런데 그 환자가 수술 다음 날 열린 관련 학회 장소에 불쑥 나타나 “수술 하루 만인데 걸을 만하다”며 “지금은 보조기계에 의지하지만 기분 같아서는 일주일 후 골프도 치겠다”고 말했다. 학회 참석자들이 놀란 것은 당연했다. 그간 외국 초청 강연은 100여 차례 다녔다.

관련 분야 최다 기록이라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외국 의사들이 윤 교수의 수술 방법을 배우기 위해 화순병원을 찾는 일도 잦다. 외국 의사들은 방한할 때 환자를 대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외국인 방문이 늘자 윤 교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다. 늘어나는 외국 환자를 본격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지역의료기술 역점사업에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지역의료기술 역점사업은 지역의 특성화된 의료기술을 발전시키고 외국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보건복지가족부가 전국 4곳 지역을 지정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의료와 관광 결합

“보통 관광사업 하면 일반 관광객만 연상합니다. 선진국에서는 의료 관광객을 끌어들여 외화를 벌어들이죠. 우리도 본격적으로 이런 사업을 해야 합니다. 우리 의술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외국인이 잘 모르고 절차가 어려워 들어오질 못합니다. 이런 부분에 길을 터 놓는 사업입니다. 지금까지 해외 환자 유치 알선은 불법이었는데 최근 법 개정이 이뤄졌습니다. 저희 병원은 첨단 관절 치료기술 세계화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윤 교수가 재직하고 있는 화순 전남대병원은 지난 3월 24일 국제의료기관평가(JCI) 인증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연세대와 고려대에 이어 세 번째이고 지방 대학으로는 처음이다. JCI 인증은 외국인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미국 의료기관과 똑같은 의료 기준 1400여 개 항목 중 90점을 맞아야 통과된다.

윤 교수는 “외국인 환자의 체류기간은 일반 관광객보다 길기 때문에 외화를 버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특히 우리 의술을 알리는 계기가 되는 등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모르면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아는 게 많아야 다른 사람을 이끌 수 있죠. 같은 방향으로 가면 안 됩니다. 독창성이 중요합니다. 어려운 길을 마다하지 않고 모험을 즐기는 용기도 필요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