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시행 일반약 슈퍼판매보다 손실 비중 더 커
약사회 무능 무대응에 병원 앞 문전약국들 불만 폭발
7월1일부터 의약품관리료가 인하 조정됨에 따라 전체 약국에서 연간 1000억원 상당의 조제수가가 달아나게 됐다. 그러나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문제에 묻혀 약사회에서는 6월 22일 서울시 분회장들이 가처분신청 소송을 제기했을 뿐 대한약사회 차원에서의 대응은 미약한 상태이다.
보건복지부는 6월14일 제10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외래약국의 의약품관리료를 5일분까지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6일분부터는 날짜에 상관없이 760원으로 일괄 조정하며, 병·팩 단위 약제를 단독 조제하는 경우 별도의 조제과정 없이 바로 투약되기 때문에 조제료를 조제일수가 아닌 방문 당 산정방식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의약품관리료에서 901억원, 병·팩 단위 조제료에서 12억원 등 연간 총 1003억원 상당의 보험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7월1일부터 이것이 시행될 경우 전국의 2만3000개 약국은 1약국 당 연간 평균 456만원의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 한마디로 전체 약국시장에서 1000억원이 고스란히 날라 가고 마는 것이다.
또 이것은 약국의 수익면에서 계산하면 현재 약사회가 강력히 대항하고 있는 일반의약품 슈퍼판매보다도 더 큰 손실을 나타낼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파급이 대부분 처방일수가 긴 종합병원 앞 문전약국에 집중되고 있어 절대다수의 동네약국들이 문제의식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한약사회도 미온적인 대응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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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분 1080원, 91일 이상 2800원 삭감
현재 의약품관리료는 1일분이 490원, 2일분 530원, 3일분 600원, 4일분 660원, 5일분 720원, 6일분 760원이며, 7일분 830원, 11일분 1030원, 15일분 1280원을 비롯하여 20일분, 25일분, 그리고 30일분부터는 40일분, 50일분 등 10일분 단위로 증가하고 91일분 이상이 3560원으로 고정되어 있다.
이러한 수가가 6일분부터는 모두 760원으로 고정되는 것으로 한 달 30일분 조제의 경우 기존 1840원이 760원으로 감소하면 1080원이 삭감되는 것이다. 또 91일분 이상의 경우3560원에서 760원으로 내려가면 무려 2800원이 삭감되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이 같은 계산에 의하면 90일분의 경우 전체 조제료의 약 15%의 손실을 보게 되며, 대학병원 앞 월 1억원 상당의 조제료를 받는 약국은 1500만원의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또 월 조제료 5000만원 정도인 약국은 월 700만원으로 손실을 입게 된다.
문전약국 관계자들은 이러한 약국관리료 삭감은 약국의 순이익이 하나도 없거나 약국 개설약사의 소득을 제로로 만들어 사실상 약국경영이 어렵게 된다고 말한다.
문전약국의 경우 그동안 의약품 구매액에 따라 5% 상당의 리베이트를 받아 왔다. 그러나 2010년 12월부터 의약품 수급에 대한 할인율을 2.8%로 제한하여 1개월 이내 결제 시 2.8%의 매출할인(수금%)를 받도록 합법화하여 소위 리베이트도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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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약국 관계자들은 그동안 조제수가 인상 요인이 있을 때도 단기처방전에 비해 장기처방전의 인상률은 매우 낮았다며, 당시엔 백마진이 있으니 양보하라고 요구해 놓고서 지금은 마진도 절반으로 줄고, 조제료도 무차별하게 삭감하는 정부의 행태는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문전약국 관계자들은 또 약사회가 이 문제를 일부 문전약국에 국한 된 일이라고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번 조치로 인해 상당수의 동네약국도 월 수십만원씩의 수입 감소를 보게 될 것이라며 대한약사회의 무능과 무대응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사전예고 준비기간 없이 일방통행식 행정
실질 조제료 삭감율은 20%, 대책 못 세워
조제전문약국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서울대병원 앞 정문약국 서광훈 약사를 이번 사태에 대해 지난 6월 4일과 7일 회원들과 함께 두 차례에 대한약사회를 방문하여 항의 및 호소를 했다.
서 회장은 조제수가는 약사의 서비스에 대한 평가인데 보험재정 절감이란 명목만으로 예고도 없이 이렇게 삭감하는 정부의 행위가 정당한 것인가고 반문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정부의 공공요금 등은 물가인상에 따라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상례인데 인상은커녕 물폭탄과 같은 인하를 한다는 것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서 약사는 정부가 이런 정책을 사전예고 기간이나 준비기간도 없이 일방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약국의 현실을 너무 모르고 보험재정 절감이라는 목적 하나만을 달성하기 위한 일방통행식 행정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병원 앞 문전약국들은 의약분업 초창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많은 시설투자와 노력으로 의약분업을 정착시키는데 기여해 왔음을 기억해야 한다며, 정부는 문전약국이 보상과 격려의 대상이지 결코 타도의 대상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항의 했다.
또 조제수가는 전체 의료수가의 10%밖에 되지 않는데도 이렇게 약국 조제수가만 일방적으로 삭감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병원 앞 약국들은 대부분의 처방전이 60일 이상 90일, 또는 91일 이상이라며 현행 90일분 조제료가 1만4010원인데 91일분 약국관리료 3560원이 760원으로 줄어들면 2800원이 삭감된 것으로 조제료 중 실질적인 삭감률은 20%가 된다고 강조했다.
서 약사는 또 정문약국의 경우 이번조치로 인해 연간 1억8000만원 정도의 손실을 보게 되어 적자운영이 불가피하다며 어떻게 대책을 세워야 할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현재 카드수수료에 의해 월 250만원 정도가 손실되고 있으나 앞으로 종합병원의 본인부담률이 30%에서 50%로 올라가면 카드수수료 부담도 월 400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약, 보완방안 준비 중이니 기다려 달라
한편 서회장은 6월4일 대한약사회 방문에서 책임 있는 임원으로부터 이번 의약품관리료 삭감분에 대해 빠르면 2012년 1월 늦어도 2013년 1월부터는 보완 조정해주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대한약사회 방문에는 이규진, 조덕원, 송정숙, 이병각, 정희용, 배형준,강혜석 약사 등이 동행했었다.
그는 현재 수가체계인 조제기술료와 조제료를 조제료로 묶어 조제일수에 비례하여 산정하고, 복약지도료를 문서로 복약지도 한 증빙 있는 서비스에 대해 산정하며, 의약품관리료와 약국관리료를 관리료로 묶어 산정하는 방식으로 설명 받았다고 말했다.
또 이 같은 내용에 대해 6월7일 김 구 회장 면담에서도 확인했다며, 현재 전문가들을 통해 용역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대한약사회의 이 같은 조제수가 정책이 반드시 실현되기를 기대한다며 현재로서는 약사회를 믿고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행정소송 등을 제기하는 문제를 검토했으나 대약에서 우리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으니 지켜봐달라, 지금 행정소송 등을 하면 문제를 그르칠 수 있다는 등의 말을 들어 별도의 소송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서울시 분회장들이 추진하고 있는 ‘의약품관리료 인하 고시 집행정지 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에 대해 지원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