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계의 모습은 계속 변하고 있다. 코파 아메리카 대회 조직위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결승에 가게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지만 그들의 소망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대신 결승전의 주인공은 우루과이와 파라과이로 결정이 났다. 물론 이는 한 대륙 간 대회에서 나온 결과일 뿐이다. 하지만 이런 결과들 말고도 세계 축구계는 계속해서 변하고 있다. 지금부터의 축구는 우리가 예전에 알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 러시아가 2018년 월드컵을 유치하고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을 가져갔다. 2022 월드컵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나 우리는 러시아를 잊어서는 안 된다. 러시아가 세계 축구의 중심이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리적으로도 러시아는 유럽의 끄트머리에 있었고, 유럽 국가들이 장악한 축구계에서도 마찬가지 위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전통적인 축구 강대국들인 잉글랜드, 스페인, 네덜란드, 포르투갈 등을 물리치고 월드컵을 가져갔다. 이제 러시아 프로축구도 유럽과 같은 형태의 시즌을 치른다고 한다. 이러한 결정이 러시아가 원하는 수준의 선수들을 유혹하는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그들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러시아 월드컵이 끝나고 난 4년 뒤에는 카타르가 세계 최고의 축구 축제를 개최한다. 전통의 축구 강국들은 중동의 작은 국가인 카타르를 월드컵 개최국으로 결코 인정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도 시간이 지날수록 커다란 의미를 갖지는 못할 것이다. 이제 일본 여자축구가 월드컵을 우승했고, 중국리그와 중동은 엄청난 자금력을 기반으로 발전을 꾀하고 있다. 축구계의 힘의 균형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조차 서서히 강해지는 것이 요즘 축구의 모습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이 세계 축구의 주요 세력이 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5년 혹은 50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저러한 일은 분명히 현실이 될 것이다. 한국은 이미 새 물결의 한 부분이 되어 있고, 그러한 모습이 더욱 드러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해외파 선수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남자 성인대표팀은 원정지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도 16강에 나갔고 17세 이하 여자 선수들은 세계 정상에 올라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 아시아 축구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인 빈 함맘과 정몽준. 함맘이 뇌물 혐의로 FIFA의 징계를 받는다면 AFC 회장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축구계의 거물도 보유하고 있다. 오는 금요일과 토요일 FIFA 윤리 위원회는 모하메드 빈 함맘의 운명을 결정짓는다고 한다. AFC의 수장 빈 함맘은 FIFA 회장 선거 기간 동안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빈 함맘의 행동이 유죄로 드러나면 그는 영구적으로 축구계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다. 빈 함맘이 유죄 판결을 받을 확률은 높다. 이미 사람들의 관심은 차기 회장에게로 넘어가고 있으며, 아시아 축구의 수장을 뽑기 위한 새로운 투표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빈 함맘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중국의 장지룽은 AFC 대권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며 바레인의 셰이크 살만의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다른 후보들도 나타날 수 있지만, 일단 가장 유력한 인사는 저 두 사람으로 압축된다. 정몽준 회장이 출마 의사를 보이는 것도 나쁜 생각은 아닐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아시아 축구계가 중국의 리더십을 진심으로 원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이런 문제에 크게 상관하지 않을 나라들도 있겠지만, 중국의 인구와 중국 축구에 투입되는 자금력에 대한 걱정도 나올 것이 분명하다. 동아시아에서는 중국을 정치적으로 따르는 나라들이 있겠지만 중동지역에서는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을 크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셰이크 살만은 상대적으로 청렴하고 정직한 인물로 보인다. 그러나 동아시아 국가들은 또다시 중동에서 회장이 나온다는 사실을 딱히 좋아할 이유가 없다. 동아시아와 중동을 아우르며 카리스마, 명성,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은 단 한 사람 밖에 없다. 따라서 다른 후보자들은 정몽준 회장이 가만히 있어주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지난 1월 정몽준 회장은 AFC 집행위원 투표에서 요르단의 알리 왕자에 패하며 밀려났다. 이로써 정 회장은 FIFA 집행위원으로서의 자리도 잃었으나 이 사건이 이번 선거에 미칠 영향이 아주 큰 것은 아니다. 정 회장은 아시아에 깊은 관심을 둔 적은 거의 없었고, 이는 정 회장이 패한 이유가 되기도 했다. AFC 회장은 축구계 최고의 위치 중 하나다. FIFA, UEFA 회장에 이어 넘버 3라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니다. AFC의 권좌에 오르는 것은 2015년에 벌어질 FIFA 대선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정 회장이 그 자리를 간절히 원했을 때의 이야기다. 정 회장은 대한민국 대통령직에 더 관심을 두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 그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현재로서는 FIFA 회장도 마찬가지다. 실제적인 가능성이 가장 높은 타이틀은 역시 AFC 회장이다. 정 회장의 비즈니스적 백그라운드와 축구계서의 활동을 감안하면 AFC 회장은 꽤 어울리는 자리다. 명성과 함께 이미 세계적인 인사로서 인정받고 있기에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빈 함맘을 제외하면 정 회장은 아시아 축구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이다. 깨끗하다는 이미지가 있다는 것도 장점인데, 요즘에는 저러한 측면이 매우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진다. 세계 축구계에서 아시아를 대표해 싸울 수 있을만한 능력도 있다. 그 동안 정 회장은 축구와 정치 사이에서 명확한 결단을 내리기를 어려워했다. 그러나 이제 마지막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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