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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하나로 작심삼일 타파

도일 남건욱 2012. 1. 6. 13:28

 

앱 하나로 작심삼일 타파
한겨레|
입력 2012.01.05 12:10
 
[한겨레]편리함과 기능성 강화한 스마트폰 다이어리 앱, 이색 아이디어 수첩

거대계획→작심삼일→후회막급….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한 순환고리가 아닌지? '지키지 못할 약속'이 난무하는 1월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새해 초 결심을 슬그머니 뒤집는 패배감이 돌고 도는 계절이기도 하다. 2012년을 맞은 지 닷새 만에 좌절감에 빠져 있기에는 아직 시간은 많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인생을 사랑한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왜냐하면 인생이란 시간 그 자체이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뭐, 말은 쉽지!'라고 속으로 되뇌고 있다면, <esc>와 함께 개성 넘치는 다이어리라도 만지작거려 보자. 서점·문구점까지 안 가고도 스마트폰 속 쇼핑으로도 한 해 계획 세우기는 충분하다!

메모 저장 위해서는 유료 앱 추천

지난 연말 커피전문점에서 주는 다이어리를 얻기 위해 회사 동료에게 굽실굽실하며 쿠폰 스티커를 모으진 않았는지? 예쁜 다이어리에 쓰는 손글씨의 맛 대신 스마트폰의 간편함을 선택할 수 있다면, 몇 해 연거푸 쓸 수 있는 기능성 다이어리 애플리케이션을 5000원 이하로 장만할 수 있다. 스마트폰 속 기본으로 들어 있는 일정표 기능을 훨씬 뛰어넘는 다이어리 앱이 다양하게 나와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앱 가운데 가장 알려진 다이어리는 '어썸노트'(애플용)다. 주제별로 메모를 정리해둘 수 있고, 다양한 목차를 한눈에 보기 편한 색상으로 설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 개발한 이 앱은 지난해 애플이 뽑은 올해의 앱 2위에 오를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무료 체험판도 있지만, 메모 저장에 한계가 있어 제대로 쓰려면 유료판을 받는 편이 낫다. 웬만한 모바일 기기를 모두 지원하는 '에버노트'도 스마트폰 사용자 사이에는 널리 알려진 앱이다. 메모 기능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고, 다이어리 내용을 여러 기기로 동기화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평범한 다이어리 대신 개성 있는 다이어리를 찾는다면 '한방에 메모장'(안드로이드용)이 있다. 할 일, 사진 촬영, 그리기, 녹음 그리고 음악 메모까지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도록 비밀 메모를 설정하는 기능도 있다.

디데이(D-day)를 향해 한해 계획 세우기를 하려 한다면 '위플 다이어리'(애플용)로 목표를 세워보는 것도 좋다. 달력에 일정을 적는 방식이 아니라, 다이어트·공부·운동·취미·재테크·독서·마음가짐·아침형인간 등 유형별로 내 목표를 적어두고 시작과 끝내는 날짜를 정하는 방식이다. '플래너에스'(Planner S, 애플·안드로이드용)는 스티커, 형광펜 등으로 다이어리를 꾸미는 효과도 낼 수 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다이어리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일러스트레이션 디자인으로 인기를 모았던 샘터사의 '악몽다이어리'도 올해 애플용 앱으로 처음 나왔다. 손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꾸미는 기능이 많다.

사진 기능으로 순간 기록의 재미를

화려한 다이어리 꾸미기에는 취미가 없고, 뭐니뭐니해도 지갑을 열기가 싫다면, 적당한 기능으로 무장한 무료 다이어리 앱을 살펴보는 것도 좋다. 특히 무료 앱 가운데 사진 기능을 강화해 마치 그림일기처럼 하루 일과를 정리할 수 있는 경우가 눈에 띈다.

최근 무료 서비스를 하고 있는 '플라바'(Flava, 애플용)는 사실상 쓴다는 개념보다는 사진으로 순간을 기록하기 편하도록 구성했다. '내 생각 정리 기능'을 통해 날짜에 따라 사진을 찍고 짧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픽캘(Piccal, 애플용)도 사진으로 정리를 하고 페이스북 등에 연동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그림 다이어리다. 쓰는 것조차 귀찮거나 정리형 인간이 아닌 경우, 사진으로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을 쓰기 좋을 듯하다.

그밖에 다이어리의 고전으로 알려진 '프랭클린 플래너'(위사진)도 안드로이드용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다. 기존 수첩의 장점인 간결한 구성을 앱으로 옮겼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전자펜이 달린 스마트폰으로 유명세를 탄 갤럭시 노트 전용으로 만든 '프랭클린 플래너 액티비티 노트'도 나왔다. 쓰기 기능을 좀더 추가한 것이다. 무료 버전은 21일 체험판이기 때문에 써보고 유료판을 구입하는 편이 낫다.

지난해 예쁜 공짜 다이어리를 받는 데 실패했다면, 2010년도에 나온 '스타벅스 아이플래너'(iPlanner, 애플용)를 받아 아쉬움을 달랠 수도 있다. 무료이지만 깔끔한 구성에 만족감은 높을 수 있지만, 간간이 등장하는 광고를 견뎌야 하는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3년치 목표 한번 세워볼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스마트폰의 앱은 쓰기에 어색하고, 프랭클린 플래너, 몰스킨 등 다이어리계의 널리 알려진 명품들도 뭔가 식상하다면, 새로운 아이디어로 만든 다이어리 수첩을 찾아보는 방법도 있다. 드라마 <천일의 약속>이 끝난 지 한참 됐지만 여전히 이것저것 까먹으며 우수에 찬 표정을 짓는 수애병 환자들을 위해서는 '건망증 다이어리'(웨이크업)도 추천할 만하다. 수첩 겉면에 메모를 끼워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열심히 다이어리에 적어두고도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는 허무함을 방지하도록 했다.

<3년 기획노트>(김화성, 2만원)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출간한 책이지만 다이어리로 쓸 수 있다. 현직 신문기자가 날씨 칼럼에서 써오던 내용을 다이어리 형식을 빌려 매일매일 200자의 시로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의 일과를 한 쪽에 담도록 구성해 계획과 일과를 기록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 그날그날 벌어진 사건들을 알려주는 '오늘의 역사'나 '오늘의 아이디어' 등의 내용도 함께 담아 다양한 생각에 잠기기 좋게 만들었다. 다만 책 두께가 두꺼워 들고 다니기는 어려울 듯!

글 김성환 기자hwan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