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김지수 씨가 쓴 (시, 나의 가장 가난한 사치)에서 뽑은 몇 편의 시를 보내드립니다.

도일 남건욱 2013. 1. 1. 00:01

새해에도 건승하는 나날을 기원합니다.

움추린 경제 상황이지만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희망을 만들 수
있고 미래를 창조할 수 있는 존재랍니다.
오늘은 시를 읽어주는 여자인
김지수 씨가 쓴 (시, 나의 가장 가난한 사치)에서
뽑은 몇 편의 시를 보내드립니다.
1. 속리산에서(나희덕)
가파른 비탈만이
순결한 싸움터라도 여겨 온 나에게
속리산은 순하디순한 길을 열어 보였다
산다는 일은
더 높이 오르는 게 아니라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라는 듯
평평한 길은 가도 가도 제자리 같았다
아직 높이에 대한 선망을 가진 나에게
세속을 벗어나도
세속의 습관은 남아 있는 나에게
산은 어깨를 낮추며 이렇게 속삭였다
산을 오르고 있지만
내가 넘는 건 정작 산이 아니라
산 속에 갇힌 시간일 거라고,
오히려 산 아래서 밥을 끓여 먹고 살던
그 하루하루가
더 가파른 고비였을 거라고,
속리산은
단숨에 오를 수도 있는 높이를
길게 길게 늘여서 내 앞에 펼쳐 주었다
2. 아이에게(최영미)
빨강 노랑 초록
색종이를 접어
너는 무얼 만드니?
조각배 비행기 새 다이아몬드...
그래.
접을 수 있을 때
실컷 접어라
펼칠 수 있을 때
실컷 펼쳐라, 네 꿈을
머지않아 어른이 되면
함부로 펼치고 접지 못하리니
3. 넥타이(나해철)
그렇게 말고 이렇게
매듭을 묶을 수도 있다고
가르쳐주지 않았니
그 후로 그렇게 말고
이렇게도 인생을 묶으며 살아왔다
아니 늘 이렇게만 살았다
이렇게 묵을 때마다
네가 준 내 인생 때문에
사무쳐 목이 메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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