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agazine.joins.com/_data/photo/2013/09/25135325.jpg)
![](http://images.joins.com/ui_joins/magazine07/btn_zoom.gif) |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세계 최대 격전지인 미국에서 ‘소셜 쇼핑(Social Shopping)’이 급부상했다. ‘소셜 쇼핑’은 나와 취향이 비슷한 인터넷 친구들이 추천한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것으로, e커머스의 새로운 개념이다. 말하자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쇼핑 사이트를 합친 것이다.
기존의 온라인 쇼핑몰은 네티즌이 검색하거나 상품 분류 메뉴를 누르면 다양한 상품을 보여주는 데 그쳤다. 각양각색으로 진열된 상품을 둘러본 뒤 고객이 어느 상품을 살까 고민하다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 측면에서 인터넷 쇼핑몰은 오프라인의 백화점이나 재래시장과 같은 개념이다. 소비자의 구매 방식에서도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소셜 쇼핑은 상품을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품을 골라주는 데 역점을 둔다. 소셜 쇼핑 사이트는 온라인에서 쇼핑을 편리하게 하는 측면에서는 기존의 인터넷 쇼핑몰과 비슷한 ‘오픈마켓’의 특징이 있다. 하지만 유저들이 좋아하고 구입한 상품에 대한 느낌이나 평가를 친구들과 공유하기 쉽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는 ‘소셜 마켓’이라는 차별성이 있다. 이 부분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핵심 포인트다.
소셜 쇼핑의 선두주자를 꼽으라면 네티즌들은 대부분 핀터레스트닷컴(pinterest.com) 을 지목한다. 애드쇼퍼스(AddShoppers)에 따르면 핀터레스트는 올해 2분기 SNS를 통한 인터넷 상품구매 시장 점유율 23%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 점유율이 2%에 그친 핀터레스트는 1년 새 급성장하며 트위터(22%)를 뛰어넘었다. 특히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부문 1위인 페이스북(28%)을 추월할 기세다. 지난해 55%의 점유율을 보였던 페이스북은 핀터레스트의 급성장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핀터레스트의 이름은 ‘핀(Pin)’과 ‘관심(interest)’의 합성어다. 이 사이트는 네티즌들이 인터넷 핀보드에 테마별로 개인의 취미나 관심사와 관련한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핀’으로 꽂아둔 뒤 다른 핀터레스트 회원들과 이를 공유하는 SNS사이트다. 다른 회원의 핀보드에서 관심 있는 아이템 등을 발견하면 ‘리핀(re-pin)’ 기능을 통해 해당 이미지를 자신의 핀보드 컬렉션에 추가할 수 있다. 또한 ‘좋다(Like)’ 버튼을 눌러 호감을 표시하거나 코멘트도 할 수 있다.
사실 핀터레스트의 ‘핀잇(Pin It)’ 버튼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있는 공유하기 버튼과 비슷해 e커머스 입장에서는 특별한 차이점을 못 느낀다. 하지만 핀터레스트는 사진 등 공유 아이템과 웹사이트 카테고리를 소셜 커머스로 연계시켜 구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 같은 발상의 전환으로 창업 3년 만에 30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 회사로 부상했다.
핀터레스트는 지난해 5월 ‘일본의 아마존’으로 평가 받는 라쿠텐으로부터 1억 달러를 투자 받아 IT업계를 놀라게 했다. 전문가들은 라쿠텐과 핀터레스트의 만남이 오픈마켓에서 소셜 쇼핑으로 흐름을 바꾼 e커머스의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핀터레스트의 성장을 눈 여겨 본 라쿠텐이 미국의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와 자사의 쇼핑사이트를 연동해 소셜 쇼핑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거금을 투자한 때문이다.
핀터레스트와 같은 소셜 쇼핑 사이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인터넷에서 상품 검색에 지친 네티즌의 마음을 읽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기반을 둔 온라인 쇼핑몰의 장점이자 단점은 웹에 진열된 상품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네티즌이 인터넷에 접속하기 전에 무엇을 구매할지 마음의 결정을 내린 상태라면 인터넷 쇼핑은 가격 비교 위주로 쉽게 진행될 수 있다.
日 라쿠텐이 핀터레스트에 1억 달러 투자
하지만 무엇을 살지 망설여진다면 인터넷 쇼핑몰은 길을 잃게 하는 미로가 될 우려가 있다. 소비자로서는 너무 많은 상품 리스트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때 내 취향을 잘 아는 친구나 상품 큐레이터가 필요하다. 소셜 쇼핑 사이트들이 이 같은 쇼핑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이 상품은 뭐가 좋고 저 상품은 어떻고’ 식으로 친구끼리 수다떨 듯 품평을 내놓은 역할을 추구하는 것이다.
핀터레스트와 같은 개념의 소셜 쇼핑 사이트도 다양화하고 있다. 팹(Fab)·팬시(Fancy)·폴리보어(Poly vore)·서플라이(Svpply)·원트워디(Wantworthy) 등이 있다. 이 사이트들은 인터넷상 구현 방식과 디자인은 다르지만 본질은 동일하다. 네티즌이 회원에 가입하면 소셜 쇼핑 사이트들은 상품 컬렉션을 보여줘 구매를 이끌어낸다. 또한 네티즌의 친구들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트위터 등을 통해 팔로우 할 수 있게 했다.
네티즌들이 좋아하는 상품이나 쇼핑몰에 대해 서로 수다를 떨며 쇼핑 정보를 공유하게 만들어 자연스럽게 ‘사고 싶은 충동’이 일게 했다. 소셜 쇼핑 사이트들은 유저들이 발견한 좋은 물건에 대해 친구에게 수다를 떨도록 유도해 유저가 그 사이트를 통해서 옷이나 신발 등을 구입하면 커미션을 받는다.
대표적인 사례를 들어보자. 원터링(Wantering)의 경우 네티즌이 회원등록 때 패션 스타일에 관한 미니 퀴즈를 풀도록 해 회원의 스타일 선호 경향을 파악한다. 이후 해당 회원이 원터링을 방문할 경우 회원정보를 토대로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꾸민 추천상품 컬렉션을 보여주는 식이다. 시간을 들여 웹검색을 할 필요도 없는 데다 상품 큐레이터가 내 취향에 맞춰 엄선한 듯한 상품 컬렉션이 눈 앞에 펼쳐진다.
소비자로서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수 없다. 백화점을 전세 내서 혼자 쇼핑을 즐긴다는 산유국 부호의 얘기가 소셜 쇼핑 사이트에 들어서면 내 얘기가 된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특별한 대우를 받는 느낌이 드는 데다 쇼핑 상품을 고르는 게 편하고 친구들과 수다도 떨 수 있다면 지갑을 열지 않을 소비자가 별로 없을 것이다.
소셜 쇼핑에 빠진 네티즌들의 반응은 비슷비슷하다. 10대시절 친구들과 함께 쇼핑몰에 가서 수다를 떨며 물건을 샀던 감성이 이들 사이트에서 살아난다는 것이다. 일반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네티즌 개개인의 경험이 칸막이로 분리되지만 소셜 쇼핑 사이트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물건을 사는 동질감이 느껴진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프라이버시 문제 해결해 인기
SNS를 토대로 한 인터넷 사이트들이 소셜 쇼핑의 형태로 발전하는 게 쉽게 진행된 건 아니었다. 페이스북의 광고 시스템이었던 비컨(Beacon)이 대표적이다. 비컨은 2007년 당시로서는 선구자적인 기능으로 구매 상품에 관한 정보를 친구들과 공유하게 했다. 하지만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 등으로 네티즌들이 반발하자 페이스북에서 퇴출됐다. 구매 경험을 공개하던 블리피(Blippy) 사이트도 2009년 데뷔했지만 결국 문을 닫았다.
그렇다면 최근 소셜 쇼핑 사이트들이 어떻게 성공한 것일까. 간단히 말해 프라이버시 논란을 잠재운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상품 구매 같은 개인적인 정보가 프로그램에 의해 공개되는 게 아니라 네티즌이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형식을 취하자 프라이버시가 문제되지 않았다. 게다가 소셜 쇼핑 사이트들은 젊은 네티즌들의 취향에 맞게 디자인과 시스템을 바로 업데이트하며 비주얼에 신경 쓰고 있다. 스냅챗과 바인·텀블러·인스타그램도 이에 적극적이다.
소셜 쇼핑 사이트의 성공에 회의적이던 투자자들이 올해부터는 이들 회사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있다. 아들이나 딸이 소셜 쇼핑을 통해 물건을 사는 것을 보기 시작한 투자자들이 소셜 쇼핑 사이트의 잠재력에 눈을 뜬 것이다. 3년 전 서비스를 시작한 와니로는 3월에 11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이 사이트의 회원 1000만여 명의 대부분이 유통회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10대다. 20만 개의 브랜드 제품이 등록된 이 회사의 가치는 1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또 다른 인터넷 사이트인 팬시도 7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유명 인사들로부터 5300만 달러를 투자 받는 등 소셜 쇼핑 사이트들이 투자처로 주목 받고 있다. 벤처캐피털에서는 이런 신생 기업에 지갑을 열고 있으며, 아마존이나 이베이 같은 대형 e커머스 업체들도 소셜 쇼핑의 형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5FDB4C524624621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