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미덕이라도 한번 뒤집어 봐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점을 잘 지적한 책이 제이크 브리든,
(성과를 내려면 원칙을 비틀어라[Tipping Sacred Cows])
입니다.
이 책은 “당신의 신성한 소는 무엇인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으로 시작됩니다.
1. 수많은 미덕들이 우리들의 삶과 직장
생활 곳곳에 잠복해 있다.
그 미덕들은 바람직한 생활방식의 표본을 제시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감정적 에너지와 효율성, 나아가
성공까지도 훔쳐갈 수 있다.
2. 이 검증되지 않은 가치들은 흐르는 강물 가운데
박힌 바위처럼 진로를 가로막고, 노력을 방해하며,
심지어 우리가 타고 가는 배를 전복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모두가 그 미덕들에 속는 것은 아니다.
미덕의 숨겨진 단점을 잘 이해하고 항상 조심하는
리더들도 종종 있다.
그 덕에 그들은 더 많은 일을 이루며 더 많은 성공을
누린다.
3. 줄리언은 작지만 한창 커나가는 한 컨설팅기업의 최고 운영
책임자다. 그는 세부 사항도 놓치지 않는 빈틈없는 사람이다.
푼돈까지 세면서 모든 예산을 딱딱 맞추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직원들도 자신처럼 철저하고 효율적으로 일하도록
요구했다. (...)
줄리언의 가혹한 비용절감 정책 때문에 처음에는 인상적인
성과가 나왔다. 비용이 줄면서 이익이 올랐다.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나자 이익 상승곡선은 급격히 꺾이고 말았다.
먼저 고객들의 마음이 회사를 떠났고 머지않아 직원들도
하나둘 떠나기 시작했다.
신규 고객은 확보되지 않았고, 기존 고객과의 계약이 줄어들기
시작했으며, 뛰어난 인재들도 영입되지 않았다. 결국 임기
첫 해 말이 되지 이익이 전년도보다 현저히 줄었다.
일부 직원이 전임 최고경영자를 찾아가 줄리언에게 조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전임 최고경영자는 옛정을 생각해서
그러겠노라 약속하고, 줄리언에게 만나자고 연락했다.
그다지 내키지 않았지만, 줄리언 자신도 절박했던지라 이전 상사를
만나기로 했다.
4. 전임 최고경영자는 이렇게 말했다.
“줄리언, 내가 떠날 무렵 회사에는 분명히 몇 가지 비효율적인
면이 있었지. 그럼에도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었어.
이후 자네는 그것들을 없애려고 노력했지.
물론 좋은 의도에서 말이야.
하지만 낭비라고 생각하는 요소를 줄이는 과정에서 성장에
필요한 요소들까지 사라져 버리고 말았어.
그래서 비효율적이지만 성장하던 회사가 지금은 효율적이지만
망해가는 획사가 된 거야.”
5. ‘효율성’이 줄리언이 섬기는 신성한 소였다.
그럴만도 한 것이 비즈니스에서 핵심적인 가치로 여겨져온
덕목이니 말이다.
줄리언처럼 어떤 덕목을 신성시하는 리더들은 종종 난처한 지경에
처한다. 처음에는 성공에 도움을 주던 미덕이 어느 땐가 배신을
하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핵심적인 가치(균형, 협력,
창의성, 효율성, 탁월성, 공정성, 열정, 준비)를
따르는 건 대체로 현명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들은 어느 순간 성과에 지장을 초래하는 부담으로
바뀌곤 한다. 그러니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려면 그때가 언제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리더십이다.
곧, 의심 없이 섬겨온 미덕이 언제 악덕으로 바뀌는지를 알아채는
능력이다.
6. 나는 전 세계를 다니며 경영자들을 도우면서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오는 지혜가 어떤 예기치 않은 결과를
가져오는지 숱하게 경험했다.
그리고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통념 그리고 기업 문화가
어떻게 우리를 그 미덕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지에 관해
심리학과 경제학 분야의 놀라운 연구 결과들도 다양하게
접했다. 이를 통해 미덕으로 간주된 것들이 리더의 경력과
기업의 실적에 역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출처: 제이크 브리든, (성과를 내려면 원칙을 비틀어라),
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