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일에 대한 2가지 사고방식

도일 남건욱 2019. 3. 25. 16:44

일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잘 쓴 글을

보내드립니다직무관이나 직업관 그리고 경력관리에 대한

관점을 정립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글입니다.

 

일에 대한 2가지 사고방식이 존재한다.

열정 마인드셋은 자신의 일이 자신에게 제공하는 가치에 집중

하는 반면 장인 마인드셋은 자신의 일이 생산하는 가치를

중시한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열정 마인드셋을 택하지만,

장인 마인드셋이야말로 사랑하는 일을 창조하는

기반임을 알 수 있다.

 

왜 어떤 사람은 자신의 일을 즐기는 반면 어떤 사람은 그렇지

못할 까요이 질문에 대한 사회과학적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직업 만족도를 결정짓는

데는 여러 복잡한 요인들이 있지만적어도 기존에 자신이 가진

열정에 맞는 직업을 찾는다'는 그중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 연구 결과가 찾아낸 진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제가 다다른

결론 3가지를 제시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결론일에 대한 열정은 드물다

 

2002년 캐나다 심리학자 로버트 밸러 랜드(Robert J Villerand)

연구진은 캐나다 대학생 539명을 집중적으로 조사했습니다.

이 조사 내용은 다음 2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었죠.

이 학생들은 열정을 가지고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그 열정은

무엇에 관한 것인가?"

 

열정론의 핵심에는 우리 모두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열정을 품고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이 실험은 바로 그 전제가 옳은지

검증하려는 것이었죠그리고 그 결과는 조사 대상 학생들 중

84퍼센트가 열정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이것만 보면 열정론

지지자들은 좋아하겠지만 아직 중요한 사실이 남아 있지요.

학생들의 열정 중 상위 5가지가 댄스하키(캐나다 학생들이니까요),

스키,독서,그리고 수영 순이었던 겁니다물론 학생들에게는

소중한 열정들이겠지만 직업을 고르는 것과는 별 상관이 없는

것들이지요실제로 파악된 열정 중 직업이나 교육과 관계있는

항목은 4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나머지 96퍼센트는 스포츠나 예술 등 취미에 가까운 것들이었고요.

 

이 연구 결과는 열정론에 심대한 타격을 줍니다따를 만한 열정이

애초에 없는데어떻게 열정을 따를 수 있단 말일까요적어도

이 캐나다 대학생들은 직업을 선택할 때 열정이 아닌 다른 전략이

필요할 겁니다.

 

두 번째 결론열정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에이미 브제스니에프스키(Amy Wrzesniewski) 예일 대학교 조직

행동학 교수는 사람들이 자신의 직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연구해 왔습니다대학원생 시절 성격연구저널에 실린 훌륭한 논문을

통해 직업과 커리어 그리고 천직 간의 차이를 밝히고자 했지요.

그녀의 정의에 따르면 '직업은 돈을 버는 수단이고

커리어는 더 나은 일을 향하는 과정이며,'천직'은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자 정체성의 필수 요소로서의 일입니다

 

브제스니에프스키는 의사컴퓨터 프로그래머부터 사무직 직원에

이르는 다양한 직업군을 조사한 끝에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이3가지 범주 중 하나로 인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렇게 사람마다 일을 다르게 분류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다른 직업에 비해 더 좋은 직업이 있다고 보는 겁니다.

 

열정론이 옳다면 의사나 교사처럼 일반적인 열정에 부합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진정한 천직으로 여기는 비율이 높아야

할 겁니다또 반대로 누구도 그다지 바라지 않는 덜 화려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일을 천직으로 여기지 않겠지요.

 

과연 이런 생각이 옳은지 검증하기 위해 그녀는 지위가 같고 거의

비슷한 업무를 담당하는 집단인 대학 행정 보조 직원들을 조사

했습니다그랬더니 놀랍게도 자신의 일을 각각 직업커리어,

천직으로 생각하는 비율이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습니다다시 말해

이는 업무 유형만 가지고 그 사람이 얼마나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는지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열정론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이 결과를 두고 대학 행정 보조

라는 직업군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분포돼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할

수도 있습니다고등 교육에 대한 열정 때문에 그 일을 하게 된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좋아할 것이고안정적이고 보수가 좋다는 등의

다른 이유로 어쩌다 대학 행정 보조가 된 사람들은 그 같은 만족감을

느끼지 못할 거라고 얘기하겠지요.

 

세 번째 결론열정은 실력의 부산물이다

 

대니얼 핑크(Daniel Pink)는 동기 부여의 놀라운 과학이라는 유명한

TED 강연에서 자신의 저서 <드라이브(Drive)>를 언급하며동기 부여에

관한 학문을 지난 몇 년간 연구해 왔다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말하자면 현실과 이론은 완전히 다릅니다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학문이 알아낸 사실과 비즈니스 현실에서 알려진 내용 간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음을 알 수 있지요.“

 

그가 언급한 학문이 알아낸 사실은 40년 전 확립된 '자기 결정

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을 지칭하는 것이죠. ‘왜 우리는

어떤 일에 더 많은(또는 적은동기가 부여될까?'라는 문제를 이해하는

데서 현재까지 밝혀진 최고의 이론입니다이 이론에 따르면 전업 등

에서의 동기 부여를 위해서는 3가지 기본적 심리 욕구가 충족돼야 하지요.

이 요인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해 본질적으로 동기가 부여되기 위해

필요한 일종의 영양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율성 스스로 자신의 일과를 통제하고 있으며 자신의 행동이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

능숙성 자신의 일을 잘한다고 느끼는 것

관계성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것

 

이 중 세 번째 욕구는 그리 놀랍지 않습니다직장동료들과

친밀하다면 일도 더 좋아질 테니까요앞의 2가지 욕구를

살펴보는 것이 더 흥미롭습니다예를 들어 자율성과 능숙성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요대부분 일에 능숙해지면 성취감도 더

올라갈 뿐 아니라 자신의 일에 대한 통제력도 더 상승하니까요.

 

이러한 결과는 앞서 살펴본 브제스니에 프스키의 연구를 뒷받침해

줍니다경험이 더 많은 행정 보조 직원들의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은 그 만족도를 발생시키는 자율성과 능숙성을 쌓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 겁니다.

 

이 기본적 심리 욕구에 무엇이 포함되지 않는지 살펴보는 것 역시

흥미롭습니다분명 학자들이 찾아낸 '동기 부여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요인‘ 중에는 기존의 열정에 맞는 직업을 찾는 것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오히려 학자들이 발견한 특징들은 직업의

유형과는 별 상관없는 일반적 인 요소들이었습니다자율성과 능숙성은

어느 직업군에서든 숙련될 때까지 열심히 노력할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가질 수 있지요.

 

이 메시지는 비록 열정을 따르면 즉시 행복해질 거야"처럼 감동을

주지는 못하지만 사실에 근거하고 있습니다결국 이렇게 말할 수

있지요.

 

제대로 일하는 것이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는 것보다

중요하다.”

 

-출처칼 뉴포트 저,[열정의 배신], 김준수 옮김부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