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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풍수학] 범·말·개띠, 올해 집 사면 위험

도일 남건욱 2006. 6. 3. 03:27
[ceo 풍수학] 범·말·개띠, 올해 집 사면 위험
남자 나이로 따져 홀수 해에는 피하는게 좋아

일러스트:김회룡·aseokim@joongang.co.kr

초미의 관심사였고 열풍을 몰고 왔던 ‘판교 주택분양’은 주변에 풍선효과만 낳고 잠복기로 넘어갔다. 그 와중에 판교를 대신할 서울 근교의 새로운 택지들이 서서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정부의 ‘버블 세븐’이란 낯선 용어까지 탄생시킨 서울 강남 등은 여전히 이를 비웃기나 하듯이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법을 바꾸고 이를 지키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할수록 ‘버블 세븐’은 ‘불패’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과연 정부가 ‘강남 불패’ 신화에 종지부를 찍을 것인지 무척 궁금하다.

그런데 문득 이와 관련해 옛 사람들의 지혜가 머리에 와 닿는다. 누군가 일찍이 이렇게 말했다. 인류의 지혜나 지성은 이미 2000여 년 전에 완성됐다고. 오늘 우리가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오로지 과학기술 분야일 뿐이라고. 그렇다. 노무현 정부가 정권의 명운을 걸고 해결하려는 부동산 안정 정책도 이미 오래전에 완성된 적이 있다.

풍수와 관련한 역술에 따르면, 성년이 되는 20세에 집을 장만하는 것은 매우 좋다고 했다. 그러나 21세는 아버지가 사망하지 않았다면 집을 가져서는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고 했다. 이렇게 하여 대개 남자 나이로 따져 짝수 해에 집을 장만하는 것이 좋고 홀수 해에는 이를 피하라고 했다. 물론 이 중에 더러 예외가 있다. 같은 홀수여도 29·31·33·47세 등은 집을 짓거나 구입해도 좋다고 했다.

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최소한 50%의 사람이 한 해씩 건너뛰어 집을 장만하는 것이 좋다는 게 아닌가. 이런 정도면 주택난은 자연히 해소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또 다른 금기사항도 있다. 올해처럼 간지로 병술(丙戌)년인 해에는 24 방위 중에 인·신·사·해·건·곤·간·손 방위, 다시 말해 동남방이나 동북방 등 4우방(四隅方)을 향한 집을 구해야 운수가 대통한다는 것이 그렇다. 물론 병술년만이 아니다. 지지에 진(辰)·술(戌)·축(丑)·미(未)가 들어 있는 해는 모두 같다.

다른 말로 하면 올해에는 위에 언급한 8개 방위 이외의 방위에 해당하는 집을 구하면 별로 재미를 못 본다는 말이다. 이 또한 주택을 ‘싹쓸이’ 하려는 사람들을 경계하는 뜻으로 확대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태어난 해를 기준으로 하여 집을 짓거나 구입해서는 안 되는 해가 12년에 3년은 있다. 가령 지지로 신(申)·자(子)·진(辰)년에 태어난 사람은 역시 지지가 신·자·진이 되는 해에는 집을 구해서는 안 된다. 흔히 성조삼살법(成造三殺法)이라고 하는 이 법에서 신(申)년에 집을 지으면 대살(大殺)이라고 하여 3년 안에 크게 화를 입는다고 했다.

또 자(子)년은 중살(中殺)이라고 하여 2년 안에, 그리고 진(辰) 년은 손살이라고 하여 당해연도에 사람이 죽고 패가망신하는 화를 입는다.
간지로 해·묘·미년에 태어난 사람은 해·묘·미년을 피해야 하고 인·오·술년에 태어난 사람은 인·오·술년을, 그리고 사·유·축년에 탄생한 사람은 사·유·축년에 집을 가져서는 안 된다.

보다 쉽게 올해를 예로 들어보자. 개띠나 말띠, 범띠는 병술년인 올해가 손살이 드는 해이므로 집을 구하면 올해 안에 사람이 다치거나 집안이 패가망신하므로 가만히 있는 것이 ‘장땡’이다.

어떤가? 예나 이제나 집은 대단한 재산이다. 이로 인해 사람들 간의 갈등이 심상치 않았다. 아마 하늘이 이런 기미를 알고 기의 좋고 나쁨을 통해 인간사를 조정하지 않았나 싶다. 풍수도 이쯤 되면 사회윤리의 한 기준이라고 큰소리 칠 만하지 않은가.

최영주 언론인·풍수지리연구가 (sinmun03@hanmail.net [840호] 2006.05.29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