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일칼럼

[위인에게 배우는 경영] 패배하는 리더의 여섯가지 특징

도일 남건욱 2006. 7. 7. 01:25
[위인에게 배우는 경영] 패배하는 리더의 여섯가지 특징
“위기 때는 부하들과 필요 이상으로 정보 공유하지 마라”

지금까지 손자가 말한 내용을 현대의 기업경영에 적용하면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임직원들에게 회사가 추구하는 목표의 자세한 내용을 알려주지 말라는 것이다. 현대 경영학에서는 대체로 임직원들이 같은 목표를 공유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외부에 공표할 수 있는 커다란 전략적 목표 같은 것은 물론 그렇게 해야겠지만, 기밀이 새어나갈 가능성 등을 고려한다면 목표와 관련된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손자의 생각이다. 또 목표가 뚜렷하지 않으면, 부하들이 상사를 더 믿고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손자는 본다.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등의 급박한 위기상황에서는 이 생각이 물론 맞다. 그러나 바람직한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야 하는 현대의 최고경영자로서는 임직원들의 중지를 모아 회사가 추구해야 할 목표를 도출하고, 그것을 그들에게 정확히 전달해야 할 책무가 있다. 즉, 한편으로는 기밀 보안에 유의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회사의 모든 구성원이 인정하고 공유하는 목표 체계를 세워놓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하들에게 목표를 가르쳐주지 말라는 손자의 제안은 비상경영 같은 특수 상황에 주로 적용된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나는 그의 말을 필요 이상의 정보를 부하들과 공유하지 말라는 뜻 정도로 해석하고자 한다. 여기서 경영자는 보안의 중요성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둘째, 경영자는 회사를 어려운 상태에 빠뜨림으로써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성공하고자 하는 임직원들의 의지를 창출할 수 있다. 이런 조치를 취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영자가 의연한 자세로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부하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모든 것이 실패로 끝나게 된다. 손자는 제10장 지형 편에서 패배를 불러오는 장수의 여섯 가지 속성을 다음과 같이 열거하고 있다.

·적군의 병력을 잘 헤아리지 못함
·권위가 없음
·충분한 교육과 훈련을 실시하지 않음
·쓸데없이 화를 냄
·규율을 잘 지키지 않음
·정예부대를 투입하지 않음

손자는 또 제8장 구변(九變) 편에서 장수가 범하기 쉬운 다섯 가지 오류를 논의하고 있다.
·무모함:죽음을 당할 수 있다
·비겁함:포로가 된다
·욱하는 성격:적으로부터 쉽게 모욕을 당하고, 모욕을 당하면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
·지나친 명예심:자신의 평판이나 명망에 관계된 일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다른 일에는 관심을 덜 기울인다
·과도한 연민의 정:지나치게 인정이 많으면 부하들이 겪게 될 어려움 등에 너무 신경을 쓰는 나머지 좋은 기회를 놓치거나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지금까지 한 얘기들을 종합해 손자가 생각하는 좋은 지도자의 요건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적을 알고 나를 아는 능력:우리 회사와 경쟁사들의 강·약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힘
·상황에 따라 가장 적당한 인재를 선발, 배치하는 능력
·지나친 명예심과 연민의 정에서 자유롭고, 무모하거나 감정에 치우친 결정을 내리지 않을 수 있는 힘
·부하들의 역량 개발을 위해 충분히 투자하겠다는 마음
·조직 내부의 규율을 엄격히 유지해 부하들이 자신의 명령을 따르도록 하는 힘
·권위 확보:비겁한 일을 하지 않고, 명확하고 용기 있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부하들의 신망을 얻는 힘

유필화 성균관대학교 SKK GSB 부학장 [845호] 2006.07.03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