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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풍수학] 남향 터에 의료단지 입주 제격

도일 남건욱 2006. 10. 27. 02:21
[CEO 풍수학] 남향 터에 의료단지 입주 제격
기업도시 | 원주
예술 기운 강한 동쪽엔 문화콘텐츠단지 배치

원주 기업도시 예정지인 지정면 가곡리 일대. 북쪽이 높고 남쪽은 낮아 기가 누설될 우려가 있다.

세상이 하수상하니 기업 하는 사람은 미래를 점치기가 매우 어렵게 됐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북핵과 관련한 대책반을 운용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지만 현재로서는 뾰족한 해결방향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북핵문제 자체가 세기의 외교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고 ‘외교’는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것이 상례다. 시간이 지나야 “아, 그때 그래서 그랬구나!” 하게 된다. 정보 없이, 또는 ‘유사 정보’로는 현재는 물론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국인이 누구냐? 칼 든 강도를 보고도 “죽여라!” 하고 덤비는 겨레가 아니냐. 그런 저력을 지닌 민족이 바로 우리다.

굳이 이런 군더더기를 서론에서 거론하는 것은 ‘노무현 정부’ 들어와서 국가 균형 발전 차원에서 시작한 기업도시를 이 시점에서 거론하는 게 적절한가 하는 반문 때문이다.

각설하고 현 정부는 ‘기업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활용하여 살기 좋고 기업 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민간투자를 촉진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전략’으로 기업도시 정책을 실시했다. 이 중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일대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만들기 위한 지식기반 도시로 선정됐다. 강원도와 원주시가 행정의 파트너가 되고 기업은 롯데건설, 경남기업, 국민은행, 농협중앙회가 참여했다. 이곳에는 생명·건강산업, 의료기기와 관련 연구개발(R&D)센터 등이 들어서게 된다. 개발 완료 시점은 2015년 12월이다.

원주 기업도시 예정지는 정확하게 원주시 지정면 가곡리와 신평리 일원으로 전체 면적은 약 814만 평에 이른다. 영동고속도로 문막IC에서 나와 국도 42호선을 따라가다가 ‘한솔 오크밸리’ 안내판을 따라가면 쉽게 만날 수 있다.

주변에는 섬강의 간현유원지와 화승레스피아, 한솔 오크밸리 등 레저시설이 자리 잡고 있어 이곳을 자주 가던 사람들에게는 가곡리가 낯선 곳이 아니다.

그러나 처음 이곳을 찾는 사람에게는 면사무소와 이어지는 가곡리 입구가 야산으로 여러 겹 막혀 있어 전형적인 강원도 마을이라는 인상을 주기가 십상이다. 갈지자의 지방도로를 따라 들어가 마을 중심에 이르면 고구마처럼 길쭉한 마을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마을 중앙으로 실개천이 흐르고 동서로 낮은 산들이 이를 감싸고 있다. 남쪽과 동북쪽 그리고 서북쪽으로 외부와 통한다. 지형은 전형적인 행주형(行舟形)이다.

지형과 관련해 이곳을 첨단의료단지로 조성한 것은 매우 적절한 선택이다. 현재 나와 있는 도시계획도에 따르면 연구단지와 의료기단지를 도시의 남쪽에 배치하고 있다. 남쪽은 화학, 의료와 관련 있는 화기(火氣)가 흐르는 곳이다. 그런 점에서 적절한 배치다. 또 문화콘텐츠산업단지를 동쪽에 배치한 것도 풍수의 법도에 맞다. 동쪽은 예술의 기운이 강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 지형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북고남저 지형이라는 점이다. 대개 단지 내 건물들은 정면을 남쪽으로 놓게 마련인데, 이 경우에는 건물 앞으로 시냇물이 흘러가게 된다. 당연히 물을 따라 기가 누설된다. 여기에다 동·서에 있는 산들이 물을 막지 않고 흘려 보내는, 이른바 순수(順水)형이다. 다른 말로 이런 산을 두고 이향사(離鄕砂: 산의 가지가 손을 뒤로 젖힌 것처럼 생긴 산)라고도 한다. 이 점은 왜 이 마을에 기업도시가 들어오고 마을의 원주민이 타향으로 이주하게 되었는가를 설명해 주는 셈이다. 묘한 것은 이런 이향사가 도시가 조성되면 바뀌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단지 조성에 따라 상당 부분 지형의 변화가 오기 때문이다. 또 그렇게 돼야 이곳에 입주하는 기업이나 연구센터들이 재정적 압박을 받지 않고 오래도록 제 몫을 다하게 된다.
최영주 언론인·풍수지리연구가 (sinmun03@hanmail.net [860호] 2006.10.23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