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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도일 남건욱 2007. 5. 13. 12:09
좌담회
엄마는 고급정보원…맞춤 프로그램 ‘최강’
특목고 ‘진학 1번지’ 목동의 엄마에겐 뭔가 특별한 게 있다. 학원가도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목동에서 10년 이상 살아온 김남영 김원경 신인숙 씨는 지난해 12월 〈목동엄마들의 파워공부법〉이라는 책을 집필, 발간했다. 이 가운데 김원경 신인숙 씨로부터 ‘자녀 교육 성공 스토리’를 귀담아 들어봤다. 김원경 씨는 아들을 과학고에 보내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시켰다. 김 씨의 딸 역시 외고를 거쳐 이화여대 의대에 재학 중이다. 신인숙 씨는 큰딸과 작은딸을 모두 과학고에 합격시켰다. 큰딸은 연세대 의대에, 작은딸은 서울대 공대에 입학했다. 두 학부모와 함께 특목고 합격생을 대거 배출해 ‘특목고 입시 스타’가 된 김기철 하이스트학원 원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1992년부터 목동에서 학생을 가르쳤던 김 원장은 현재 목동에서 9개의 하이스트 학원을 운영 중이다.

목동이 특목고 합격생을 많이 배출한 이유는.

김원경 씨(이하 김): 큰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교육 문제로 목동에 이사 왔습니다. 목동에는 우수한 아이들이 많더군요. 우수 학생들이 한 지역에 많이 몰려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특목고 합격생이 많아진 듯싶어요. 또 목동에는 학원 인프라가 잘돼 있습니다. 목동 엄마는 두 부류가 있다고 봐요. 절반 정도는 목동의 좋은 학원 환경을 제대로 활용하는 엄마들입니다. 나머지 반은 자녀가 어릴 때에는 학교 교육 위주로 공부 시키는 엄마들이에요. 제 경우에도 아이가 중1때까지는 학원에 보내지 않았어요. 특목고를 본격적으로 준비할 때는 다양한 학원이 많아서 선택의 폭이 넓었습니다.

김기철 원장(이하 김 원장): 목동의 특화 학원이 교육을 이끄는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강남 지역에는 단과 중심의 소규모 학원이 많습니다. 그 밖의 일산이나, 서울 중계동의 경우 종합반 형태의 학원이 주류를 이룹니다. 목동에는 단과반과 종합반 학원이 섞여 있습니다. 그 가운데 특목고 입시로 성공한 학원을 보면, 특목고별 맞춤 교육 프로그램을 잘 짰습니다. 하이스트학원의 경우 과학고 준비생은 수학과 과학에, 외고는 수학과 영어에, 민사고는 수학과 토플에 집중하도록 했습니다. 박사급 연구자가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입시전략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최상층 학생이 만족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목동의 교육 경쟁력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합니까.

신인숙 씨(이하 신): 작은딸이 초등학교 5학년 때 전학 왔습니다. 목동에는 중산층이 모여 사는 까닭에 교육열이 뜨겁습니다. 아이들을 과학고에 보내고서도 목동 학생들의 경쟁력을 실감했습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특목고에 가서도 목동 아이들은 여전히 상위 성적을 보이더군요. 특목고에서 상위 20% 안에 드는 목동 아이들을 자주 봤습니다.

김 원장: 목동 아파트 단지의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구성원 간의 커뮤니티가 잘 발달해 있습니다. 학부모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히 소통됩니다. 교육 정보가 막힘없이 흐르는 겁니다. 또 전문직 종사자가 많습니다. 교육을 통해 사회적 신분 상승을 이미 경험한 부모들이죠. 이런 이유로 교육의 중요성을 깊이 통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환경 여건을 봐도 아파트 단지 안에 유해 업소가 상당히 적습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아이들이 건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돼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우수한 학생이 목동으로 계속 들어오고, 한마디로 선순환이 이뤄지는 겁니다.

입시 정보 수집 노하우를 공개해 줄 수 있나요.

신: 저는 일단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했습니다. 대학 홈페이지에만 들어가도 정보가 적지 않습니다. 또 각 대학에는 입시 전문상담사가 있습니다. 예약을 하고 찾아가면 성심성의껏 상담을 해줍니다. 성적을 포함한 모든 기록을 다 가지고 가면 됩니다. 최근에는 입시 전형이 다채로워졌는데 상담사가 각 학생에게 적절한 전형이 어떤 것인지 알려줍니다. 또 신문과 같은 언론 매체를 많이 읽어야 해요. 인터뷰 기사에 나온 대학 총장의 말 속에도 해당 대학의 입학 정책이 암시돼 있어요. 가령 앞으로 영어 수업을 강화하겠다고 한다면 영어 공부를 보다 심층적으로 시키는 등의 교육법이 필요한 것이죠. 학원가의 특목고 진학 설명회에서도 주옥같은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어요.

김: 저는 정보를 모을 때 경청하고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취했어요. 잘 난 척하는 사람은 누구나 싫어하지 않습니까. 저는 겸손한 태도로, 아이들의 친구를 경쟁자 아닌 협력자로 생각하고 숙이고 들어갔어요. 다른 엄마들에게 물어보는 것 자체를 자존심 상해하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그러지 않았어요. 무엇이든지 다른 엄마들에게 거침없이 먼저 물어봤어요. 특목고에 입학할 때도 미리 아이와 함께 학교 탐방을 가는 게 필요해요. 특목고를 직접 찾아가 교무주임, 연구주임 교사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봤습니다. 특목고까지 찾아가서 물어보는 것을 망설이는 엄마들이 있는데 막상 가보면 친절히 답해 줍니다.

김 원장: 특목고 합격의 발판이 되는 경시대회는 기존 자료가 없어서 정보 수집이 더욱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아예 미국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닷컴에서 경시대회 관련 해외 서적을 대량 구입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대형 학원인 까닭에 학생이 많다 보니 특목고 시험을 보고 와서 문제를 복원해 주는 학생이 적지 않습니다. 학원의 역사가 쌓여가다 보니 학원과 적게는 2~3년 많게는 6년여까지 인연을 맺어 온 학부모도 정보의 원천입니다. 특목고에 자녀를 합격시킨 어머니들이 자발적으로 학원에 전화해 정보를 주시곤 합니다.

목동의 학부모가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은.

김: 강남 지역에 살아본 게 아니어서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목동에는 월급을 타서 생활하는 샐러리맨이 많습니다. 전문직이든지 아니든지 간에 일단 봉급생활자가 많습니다. 이러다보니 부모는 공부가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을 아는 듯해요. 공부에 승부를 거는 게 어렵지만 사실 제일 쉬운 길일 수도 있습니다.

최근 목동의 특목고 진학 준비는 언제부터 시작되는지요.

김 원장: 특목고가 각광받으면서 다른 누군가보다 더 빨리 준비를 시작하려는 학생·학부모의 욕구가 강해졌습니다. 몇 해 전부터 영재교육원 특별전형이 과학고에 도입되면서 자녀를 영재교육원에 보내려는 학부모가 늘었습니다. 이러다보니 초등학교 때부터 영재교육원을 준비하는 학생이 증가했습니다. 경시대회 열풍도 불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학생에게 선행학습이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옆집 아이의 진도에 내 아이를 맞추면 안 됩니다. 경시대회든지 선행학습이든지 학생 스스로 이해하고 즐길 수 있어야 효과가 높고 의미가 있습니다.

본인만의 자녀 교육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신: 저는 최고의 선생은 아니지만 최선의 선생이 돼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쳤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두 아이의 가정교사처럼 중2까지 직접 가르쳤어요. 교과서와 자습서가 주 교재였지요. 특목고를 준비할 때는 출제 경향을 알기 위해 학원에 보냈지만 사교육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명절에도, 휴가여행 중에도 매일 2시간 공부시키기를 빠뜨린 적이 없습니다. 또 밝고 긍정적인 자아를 심어주는 게 공부 잘하는 아이를 만드는 기초라고 생각해요.

김: 저는 지나친 선행학습을 안 된다고 봐요. 학교 내신이 경시대회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말귀를 알아들을 초등학교 무렵부터는 엄마와 정서적 안정감을 먼저 쌓는 게 꼭 필요합니다. 엄마 역할의 9할은 칭찬과 격려입니다. 학교 숙제가 쉽다고 무시하고 대충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하루 1~2시간씩 꾸준히 공부하는 자세를 만들어 줘야 해요. 제 경우 아들은 중2가 돼서야 1등을 했고 딸아이는 외고에 진학한 뒤 고1이 돼서야 1등을 했습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는 학원도 과외도 아닌, 성실한 학교생활과 사랑을 쏟는 엄마에게서 나옵니다. 목동의 진정한 가치는 엄마의 힘이라고 봐요. 최근에는 온라인 강의도 강화됐지 않습니까. 목동 아닌 도서·산간 지역에서도 엄마가 아이를 지지해주고 ‘칭찬교육’을 한다면 성공적인 자녀 교육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글 이효정 한경비즈니스 기자 jenny@kbizweek.com
입력일시 : 2007년 3월 21일 9시 31분 31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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