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기사모음

“부자라면 136억원은 있어야지…”

도일 남건욱 2007. 8. 29. 20:04
“부자라면 136억원은 있어야지…”
그들이 타는 대표적인 차는 BMW…‘돈 많은 부모’ 만나는 게 부자 되는 지름길
대한민국 부자의 조건

대한민국 부자의 조건은 무엇인가? 재산이 어느 수준은 돼야 부자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대기업의 임원 및 간부들은 보유자산이 평균 136억6000만원은 돼야 부자라고 답했다. 또 ‘부잣집’이라고 하면 집값이 최소한 29억7000만원(평균)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부자들이 타는 차’는 단연 BMW였다. 비즈니스 리더들의 15.8%가 ‘부자들이 타는 차’ 하면 이 독일 차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많이 꼽은 미국차 링컨 컨티넨탈(4.9%)의 3.2배에 달한다. 이어서 일본차 렉서스(4.3%), 현대 에쿠스(3.3%), 캐딜락(1.8%), 벤츠(1.4%), 아우디(1.4%), 재규어(1.2%), 볼보(0.8%), 인피니티(0.4%), 체어맨(0.3%), 오피러스·폴크스바겐(0.1%) 순으로 집계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BMW는 지난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일본차인 혼다, 도요타 렉서스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팔렸다. 이 기간에 이들 3개 브랜드는 각각 3500대 안팎씩 팔렸다.

이런 조사 결과는 일반적인 한국인을 대상으로 물었을 때와 사뭇 다르다. 지난해 2월 포브스코리아가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인의 부자관’ 조사에서는, 1년 반의 시차가 있기는 하지만 부자들이 타는 차에 대해 응답자들이 벤츠(46.9%), BMW(31.1%), 에쿠스(4.7%), 캐딜락(4.4%), 렉서스(3.0%) 순으로 답했었다.

부자의 전형적인 직업으로는 기업인(83.7%)을 압도적으로 많이 떠올렸다. 이어 의사(44.3%), 변호사(38.4%), 자영업자(38.3%), 정치인(35.7%), 고위 공무원(24.9%), 펀드매니저(12.4%), 회계사(6.3%) 순으로 많이 연상했다. 포브스코리아의 조사에서 일반적인 한국인은 부자의 직업으로 54.7%가 기업인을 꼽았었다.
부자의 직업으로 기업인을 지목한 사람은 “부자의 노력을 인정하고 존경한다”는 응답자(88.1%, 노력 인정하지만 존경 안 해 84.1%, 인정도 존경도 안 해 72.5%) 중에 많았다. 부자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은 기업인에 대해서도 우호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반면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을 많이 지적한 사람은 “부자의 노력을 인정하지도 존경하지도 않는다”고 한 응답자 중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정치인 : 노력 인정하고 존경 28.8%, 노력 인정하지만 존경 안 해 35.9%, 인정도 존경도 안 해 46.2%. 고위 공무원 : 노력 인정하고 존경 25.6%, 노력 인정하지만 존경 안 해 23.8%, 인정도 존경도 안 해 30.8%).

부자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은 부자들이 권력을 이용하거나 정경유착을 통해 축재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자의 전형적인 직업으로 고위 공무원을 꼽은 사람은 또 부자에 대한 비호감이 강할수록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매우 호감 20.7%, 약간 호감 22.7%, 별로 호감 안 가 25.8%, 전혀 호감 안 가 34.6%). 공직에 있으면서 어떻게 부를 축적했느냐는 의문을 갖는 것 같다.

부자의 재산 규모에 대해서는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139억4000만원,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 110억4000만원)과 부자의 노력을 인정하지도 부자를 존경하지도 않는 사람들(175억6000만원, 부자 인정하고 존경 134억6000만원, 인정하지만 존경 안 해 131억2000만원)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인생 즐기려고 부자 되고 싶어”

부잣집의 집값에 대한 평가에서도 같은 경향이 나타났다(부자의식별 :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 26억1000만원, 부자가 아니라고 생각 30억1000만원. 부자에 대한 인식별 : 부자 인정하고 존경 30억6000만원, 인정하지만 존경 안 해 27억7000만원, 인정도 존경도 안 해 42억원). 부자에 대한 거부감이 어쩌면 부자의 재산 규모를 과대 평가한 것과 연관돼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편 나이가 많을수록 부잣집의 집값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부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비즈니스 리더들은 우리나라에서 부자가 되는 데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돈 많은 부모(32.1%)를 첫손으로 꼽았다. 그 어떤 획득적 조건도 재력 있는 부모라는 선천적 조건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 응답자의 5분의 1 이상이 지적한 것은 재테크 능력(20.8%)과 권력집단과의 좋은 관계(20.0%)였다.

이어 도전정신(9.0%), 자기 분야 전문성(8.3%), 성실성(3.6%), 좋은 대인관계(2.9%), 권모술수(2.4%), 좋은 학벌(0.8%) 순으로 많이 지목됐다. 미 예일대 박사를 사칭한 여교수 ‘신정아 신드롬’이 우리 사회를 강타했지만 학벌은 부자가 되는 데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응답자들의 인식이다.

일반적인 한국인 역시 한국적 부자의 조건으로 ‘돈 많은 부모’(26.1%)와 ‘재테크 능력’(21.1%)을 1, 2위로 꼽았지만 ‘도전정신’(12.7%)을 ‘권력집단과의 좋은 관계’(12.7%)만큼 많이 지적했었다. 어쩌면 비즈니스 리더들이 더 현실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부자의 조건으로 ‘돈 많은 부모’를 지적한 사람은 젊을수록(30대 이하 37.1%, 40대 29.7%, 50대 25.4%), 직급이 낮을수록(과장급 35.7%, 차장급 33.0%, 부장급 27.0%, 임원 21.9%), 그리고 연봉이 적을수록(5000만원 미만 36.3%, 5000만~7000만원 미만 35.0%, 7000만~1억원 미만 24.1%, 1억원 이상 22.1%)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 직급, 연봉 간에는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다. 젊을수록 대체로 직급이 낮고 연봉도 적을 것이다. 한마디로 젊은 세대일수록 ‘돈 많은 부모’에 의존하지 않고 자력으로 경제적 신분 상승을 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한국 사회의 계층 이동성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돈 많은 부모’를 부자의 조건으로 지목한 사람은 또 스스로 부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33.3%,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 20.3%)과 부자에 대해 인정도 존경도 하지 않는 사람들(51.6%, 부자의 노력 인정하고 존경 13.1%, 노력 인정하지만 존경 안 해 33.9%)이, 그리고 부자에 대한 비호감이 강할수록(매우 호감 22.4%, 약간 호감 27.0%, 별로 호감 안 가 36.5%, 전혀 호감 안 가 42.0%)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권력집단과의 좋은 관계’를 부자의 조건으로 지적한 사람도 부자에 대한 비호감이 강할수록 많았다(매우 호감 8.6%, 약간 호감 16.6%, 별로 호감 안 가 23.1%, 전혀 호감 안 가 32.1%).


부자의 조건으로 ‘도전정신’을 꼽은 사람은 부자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일수록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부자의 노력 인정하고 존경 21.3%, 노력 인정하지만 존경 안 해 7.2%, 인정도 존경도 안 해 2.2%).

몇 년 전 인기 탤런트 김정은이 낭만적인 하얀 눈밭을 배경으로 ‘여러분~ 부자 되세요’라고 외치는 텔레비전 광고가 화제가 됐다.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대중 심리를 꿰뚫은 직설적인 카피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부자가 되려고 할까? 부자가 되면 무엇이 좋은가?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부자가 되면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압도적 다수(74.6%)가 “인생을 즐기며 살 수 있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11.7%)는 것과 “남을 도울 수 있다”(10.7%)는 것이 각각 10% 안팎씩 지적됐다. 반면 “자녀에게 재산을 넉넉히 물려줄 수 있다”는 반응은 2.6%에 불과했다. 세태의 변화로 상속에 대한 한국인의 유별난 열망이 어느 정도는 식어가고 있는 것 같다.

일반적인 한국인 역시 지난해 포브스코리아 조사에서 부자의 장점으로 과반수(57.2%)가 “즐기며 살 수 있다”는 것을 꼽았지만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다”(16.9%)는 것을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14.7%)는 것보다 다소 많이 지적했었다.

부자의 ‘특권’으로 “인생을 즐기며 살 수 있다”는 점을 꼽은 사람은 젊을수록(30대 이하 82.8%, 40대 71.1%, 50대 56.7%), 직급이 낮을수록(과장급 79.4%, 차장급 75.9%, 부장급 67.0%, 임원 62.5%) 그리고 연봉이 적을수록(5000만원 미만 80.8%, 5000만~7000만원 미만 75.4%, 7000만~1억원 미만 68.8%, 1억원 이상 60.3%) 뚜렷하게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은 반대로 나이가 많을수록(30대 이하 9.2%, 40대 11.6%, 50대 25.4%), 직급이 높을수록(과장급 8.7%, 차장급 11.6%, 부장급 14.0%, 임원 23.4%) 또 연봉이 많을수록(5000만원 미만 8.3%, 5000만~7000만원 미만 9.7%, 7000만~1억원 미만 15.3%, 1억원 이상 26.5%)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소개한 대로 비즈니스 리더들은 ‘부자’라고 할 때 ‘부동산 투기’를 네 번째로 많이 연상했다. 부정적인 연상어로는 ‘특권층’에 이어 두 번째였다. 이들은 부의 정당한 축적을 위해 우리 사회가 우선적으로 버려야 할 것으로도 ‘부동산 투기 등으로 얻는 불로소득’(33.8%)을 첫손으로 꼽았다.

이어 탈세(22.9%)와 부자에 대한 편견(20.2%)이 비슷하게 많이 지적됐다. 부가 정당하게 축적되려면 반부자 정서의 한 요인인 ‘부자에 대한 편견’이 불식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경유착(12.6%)과 족벌경영(10.6%)은 각각 10% 남짓씩 꼽혔다.

10명 중 1명만 ‘나는 부자’

포브스코리아 조사에서 일반적인 한국인은 불로소득(36.0%), 정경유착(21.7%), 탈세(16.3%), 족벌경영(13.9%), 부자에 대한 편견(12.1%) 순으로 지적했었다. 비즈니스 리더 쪽이 ‘부자에 대한 편견’에 문제의식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 사회의 정당한 부의 축적에 ‘부동산 투기’가 걸림돌이란 인식은 부자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일수록 많이 보이고 있다(부자의 노력 인정하고 존경 16.9%, 인정하지만 존경 안 해36.1%, 인정도 존경도 안 해 47.3%). ‘탈세’가 문제라는 인식은 젊을수록(30대 25.5%, 40대 21.6%, 50대 16.4%), 대체로 직급이 낮을수록(과장급 24.3%, 차장급 25.9%, 부장급 20.5%, 임원 10.9%) 그리고 연봉이 적을수록(5000만원 미만 24.2%, 5000만~7000만원 미만 23.6%, 7000만~1억원 미만 21.8%, 1억원 이상 16.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자에 대한 편견’이 부의 정당한 축적을 가로막고 있다는 의견은 나이가 많을수록, 직급이 높을수록, 그리고 연봉이 많을수록 많이 개진하고 있다. ‘부자에 대한 편견’을 걸림돌로 지적한 사람은 또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 쪽이, 부자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일수록, 그리고 부자에 대한 호감이 강할수록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비즈니스 리더들은 열 명 중 한 명꼴(8.8%)로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그러나 경제적 지위 향상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다. 응답자의 과반수(61.1%)가 “스스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아니다 38.8%).

또 거의 대부분(88.9%) “부모 세대보다 더 잘살 수 있다”고 답했다(아니다 10.9%). 자신의 “자녀가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답한 사람(78.8%)은 스스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사람을 크게 앞질렀다. 계층 이동성은 줄어들었지만 부모 세대보다 당대에, 당대보다 다음 세대에 더 잘살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포브스코리아 조사에서 일반적인 한국인은 약 3분의 1만(32.5%)이 스스로 “부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었다. 비즈니스 리더 쪽이 부의 축적에 대한 자신감이 더 강하다고 할 수 있겠다. 자녀가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응답도 비즈니스 리더(78.8%, 일반적인 한국인 56.0%) 쪽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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