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마음 편하다
적립식은 시장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투자위험 줄여줘 안정적 시간의 분산투자 펀드 3대 투자전략 ① |
미국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모기지 부실 문제로 불거진 증시의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을 공포에 빠뜨렸다. 주가 급락에 ‘이제 그만~’을 외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더니, 금세 뒤를 이어 주가가 급등하자 ‘사이드카’가 출동했다. 주식 가격의 미래는 결코 예측할 수 없다고는 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투자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것이 최근 증시의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주가 2000선 돌파와 1600선까지의 대폭락을 경험하며 무엇을 느꼈을까? 투자자들은 과거에도 이런 일시적인 ‘쇼크’로 혼란에 빠진 적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할까? 9·11테러, 대통령 탄핵, 중국발 금리인상, 북핵 문제 같은 문제로 패닉이 발생한 후 시장은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다행스러운 것은 몇 차례의 폭락 쇼크를 겪으며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성숙했다는 점이다. 자산운용협회가 주식형펀드의 월간 추이를 살펴본 결과 지난해 12월 29일 국내 주식형펀드의 월 자금유입 규모는 40조7978억원에서 매달 꾸준히 증가해 올해 8월 16일엔 46조8998억원을 기록했다. 폭락을 기록했던 8월의 자금 추이를 살펴본 결과, 적게는 1400억원에서 많게는 3700억원가량의 펀드자금이 매일 꾸준히 유입됐다. 지속적인 펀드자금 유입은 적립식 투자자들의 힘으로 해석된다. 적립식투자로 위험을 이기다 지난 5년간 주식형펀드에 투자했다는 김영기(43)씨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주가가 크게 폭락해도 큰 걱정이 없었다. 몇 번의 고비를 넘기며 장기투자를 해오다 보니, 일시적인 쇼크에 내성이 생겼고, 그동안 쌓아둔 수익률도 기대치보다 높은지라, 남들보다 불안한 마음도 덜했다. 그래서 김씨는 오히려 주가가 폭락했을 때 투자금액을 늘렸다. 김씨가 주가 폭락기에도 추가 납입을 할 수 있었던 용기는 어디서 나왔을까? 5년이라는 기간 동안 쉼 없이 출렁댔던 주식시장에서 꾸준히 장기투자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적립식 투자는 시간에 분산투자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첫째, 주식매수 시기에 따른 투자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 둘째, 매달 소액을 꾸준히 불입해 나감으로써 목돈 마련에 유리하다. 셋째, 위험을 분산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어 마음 편한 투자를 할 수 있다. 즉 적립식 투자의 출발은 ‘어떻게 하면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지속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가’이다. 그 출발은 투자 대가인 벤저민 그레이엄이 철저하게 지켰던 투자 철칙인 ‘원금의 안전과 적절한 수익을 보장’하는 데 부합한다. 예를 들어보자. <표>는 최근처럼 주가의 등락이 심했던 ‘V자형’ 장세에서 펀드 기준가격이 바뀌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거치식과 적립식 투자의 수익률을 비교한 것이다. 계산 후 결과를 보면, 기준가격이 1000원에서 1100원으로 올랐던 2월의 거치식 수익률은 10%, 적립식은 5%를 기록했다. 거치식의 수익률이 높았다. 그러나 기준가격이 1000원에서 900원으로 떨어졌을 때인 3월 거치식은 -10%의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적립식은 9.3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적립식 투자(정액적립법: 코스트 애버리징)가 모든 상황에 ‘정답’인 투자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적립식 투자는 주가가 하락할 경우 위험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높지만, 반대로 주가가 장기간 상승할 경우 평균매입 가격도 같이 따라 올라, 거치식 투자와 비교하면 이익률이 낮을 수 있다.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1월 기준가격 1000에서 투자해 5월 기준가격이 1100으로 올랐을 때만 놓고 본다면 거치식의 수익률이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적립식 투자는 평균매입 단가 효과로 하락장에서도 위험을 낮춘다는 점에서 빛을 발하는 투자법이다. 그러나 투자금액이 시간적으로 분산돼 주가가 장기에 걸쳐 오를 경우, 평균매입 가격도 높아져 거치식 투자와 비교해 고수익은 낼 수 없는 구조다. 그래도 주가가 계속 오른다면 고수익은 아니라고 해도 수익을 분명히 거둘 수 있다. 원칙은 ‘돈 잃지 않는 것’ 반면 주가가 장기에 걸쳐 계속 하락한다면, 적립식 투자는 효과를 볼 수 없게 된다. 매입단가는 낮아질지 몰라도, 전체 투자금은 계속 줄어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립식 펀드 투자 전에 먼저 적립식 펀드에 편입된 종목들이 장기적으로 오를 소지가 있는 주식들인가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주가가 쌀 때 적극 매입하는 ‘가치투자’의 개념을 접목한다면, 적립식 투자도 적극적으로 수익률 관리를 할 수 있다. 이런 투자법을 ‘밸류 애버리징(Value Averaging)’이라고 한다. 밸류 애버리징은 주가가 저점인 시기에 적립액을 늘리고 고점인 시기에 적립액을 줄이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을 말한다.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나 펀드의 시장가치(주가나 기준가격)가 변동할 경우, 변동한 만큼 투자금액을 조정해 인플레이션 상승과 주가 상승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주가가 급락할 때 투자금액을 늘려, 싼 주식을 잔뜩 사들이는 것은 ‘가치투자’와도 맥을 같이한다. 세계 증시를 강타한 서브프라임 쇼크 때 미국의 가치투자자인 워런 버핏은 “지금이야말로 기회”라며 “주식을 살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코스피지수가 급락을 거듭해 1650선이 붕괴되었을 때 국민연금, 펀드 등 ‘큰손’을 중심으로 대거 저가 매수세가 형성됐다. 모 대형 자산운용사 역시 매수 여력을 확보한 상태에서 주가 급락기에 몇 차례에 나눠 2조~3조원의 자금을 주식 매입을 위해 시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밸류 애버리징 투자법에 따라 주가(펀드의 기준가격)가 하락했을 때, 하락한 가격만큼 주식의 투자 비중을 높이면 하락 후 반등해 상승장이 펼쳐질 경우 보다 큰 이익을 볼 수 있다. 예로 들자면, 기준가격이 900원으로 하락했던 시기에 불입 금액을 늘려 추가매입했다면 그 다음달 수익률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투자의 원칙은 ‘돈을 잃지 않는 것’, 바로 위험관리다. 이게 투자의 기본이다.적립식 투자의 특성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 투자법은 저금리를 극복하고, 물가승상률을 초과하는 수익률로 노후대비를 할 수 있는 가장 마음 편한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투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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