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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싸게 사는 기회 될 수도

도일 남건욱 2007. 8. 29. 20:01
주식 싸게 사는 기회 될 수도
1620포인트가 마지노선일 듯…가치주로 갈아타는 것도 요령
내 돈은 안전한가② 주식 투자자 대응책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가 급락으로 주식거래인이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초부터 순항을 거듭하던 전 세계 주식시장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돌변했다. 폭락이 또 다른 폭락을 부르는 소위 주식자산 도미노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전 세계 주식시장의 잇단 폭락 사태는 금융시장의 동조화 바람을 타고 급기야 한국 시장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많은 투자자는 대혼란을 겪으며 한여름 열대야 속에서 늦은 밤 미국 주식시장의 동향을 살피느라 노심초사하고 있다.

필자가 이 글을 쓰는 8월 16일은 국내 증시 역사상 여섯 번째 하락률에 해당하는 -6.9%(126포인트 하락)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을 심리적 공황 상태로 몬 날이다. 오후 10시, 미국 시장보다 앞서 개장된 유럽 시장이 2% 넘는 폭락세를 보이며 미국 시장의 하락을 예고하면서 시장이 혼돈 속으로 빠져 들었다.

이럴 때 주식 투자자들은 과연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이번 전 세계 신용경색 위기 확산과 주식시장 폭락의 원인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해법이 나오기 때문이다.

과도한 레버리지로 공포 확산

주식시장에서 우려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은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까? 하나는 실물부문에서 주택경기 침체다. 또 하나는 금융부문에서 신용경색 위기다. 2개의 경로를 거친 파급 효과를 통해 종국에 미국 경제 침체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다.

현 시점은 2개 경로의 최종단계라고 할 수 있는 소비 및 성장 위협, 신용위기의 전염 확산, 위험 프리미엄 확대로 인한 주식시장의 냉각을 의미하는 국면이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고 있고, 향후 추가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전 세계 주식시장 하락은 어찌 보면, 아프지만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서브프라임 부실로 촉발된 신용경색 위기와 금융시장 파장이 서브프라임 자체보다는 과도한 레버리지(파생상품) 투자가 안고 있는 리스크에 대한 공포 때문에 더 크게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펀더멘털 훼손 우려보다 과도하게 시장에 불안감이 반영될 공산이 크다는 점이 주식시장 투자가들을 더욱더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향후 이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또 이는 과연 치유가 가능한 병인가, 아니면 치유가 불가능한 병인가.

이에 대해 섣불리 답을 하는 것은 다소 무책임하고 경솔하다. 하지만 경제침체로 가기 전에 치유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물론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신용경색 전염이 종결형이 아닌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치유단계에 진입하기 전에 여러 차례 더 주식시장 변동성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이렇다. 전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신용경색 전염에 대한 해결사이자, 이번 전 세계 주식시장의 소방수 역할을 할 것으로 대부분의 금융전문가와 시장 참여자들이 미국 연준을 지목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연준 입장은, 수수방관은 아니라고 해도, 적어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연준은 일단 시장이 요구하고 기대하는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연준은 투자은행들이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투자한 결과에 대해 현재 강경한 입장이다. 경제 전망치에 대한 하향변경이나 그에 준하는 실물경제의 위험이 올 때까지 버텨야 한다는 게 연준 생각이다. 투자은행 및 투자자 스스로가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손실을 안아야 한다는 게 연준의 의견이다.

이 같은 미국 분위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신용경색 전염과 이로 인한 주식시장의 요동은 단기간에 종료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럴 때 다음의 두 가지 지표는 기존 주식 투자자들의 단기적인 시장 판단과 대응에 유용한 도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외국인의 공세적인 순매도 확대다. 국내 주식시장이 이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고 있으면서, 이 요인은 우리 증시의 급락의 주범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시장은 현재 유동성 확보가 가장 수월하고, 연초 대비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 소위 글로벌 투자자들의 0순위 투자자금 회수처가 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시장에 잘 알려진 소위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다. 이 역시 외국인 순매도의 주범이라는 점이다. 이 요인은 엔-달러 환율 변동이라는 지표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다. 앞에서 이번 전 세계 신용경색 전염의 도화선과 파장, 그로 인한 경제침체 및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에 대해 두루 살펴보았다.

이제 이를 기초로 향후 우리 주식시장의 전망과 투자자 대응 전략을 제시해 보자. 결론부터 말하면, 종합주가지수 기준으로 지수 1580~1620포인트 선이 최대 허용 가능한 마지노선이며 이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유는 이렇다.

첫째, 이번 사태를 진정시킬 주역인 연준의 금리 인하 카드 사용은, 일단 시장에 긍정적 메시지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1998년 LTCM 파산과 이후 연준의 금리 인하 단행이 주식시장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 사례를 상기시켜 준다. 이 때문에 금리 인하는 시장 분위기 전환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조정 과정으로 이해해야

둘째, 우리 증시의 최대 위협 요인인 외국인의 순매도 공세 역시 호의적이다. 이 ‘공세’와 관련된 기간과 금액의 폭을 가늠하기 쉽지 않지만 8월 23일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여부 결정과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장에 공감대를 형성할 경우, 순매도세가 크게 완화될 것이다. 그런 만큼 9월 이후 외국인 매도의 위세는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셋째, 미 연준의 금리 인하와 엔화 초강세 현상의 완화로 외국인 순매도 공세가 완화될 경우를 보자. 우리 시장은 다시 한번 견조한 성장세, 안정적인 이익 증가세,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견조한 자금 유입 같은 요인들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주가 복원에 나설 것이다.

넷째, 결론적으로 올해 하반기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는 위험가중치를 반영해도 지수 1580~1960포인트로 예상된다. 적정 코스피로 1780포인트를 전망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신용경색이 우리나라까지 전염되며 최근 최대의 주가 낙폭을 보였다. 이는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투매심리까지 더해져 나타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전 세계적인 신용위기가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주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올 초 대비 40%나 거침없이 상승했던 주식시장이 적절하게 조정받는 과정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 같다. 최근 투매가 겹쳐 수급 불균형이 이루어진 상황이다. 현금 보유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주식 보유자들도 최악에 빠진 이런 시점에서는 매도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차라리 인내심을 갖고 1700~1800포인트로 주가지수가 복원될 때까지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종목을 갈아가는 것도 투자 지혜다. 기존 주식을 팔고, 장기투자용 가치주로 갈아타는 것도 요령이다. 단 이때는 말 그대로 장기투자를 전제 조건으로 한다. 가치주도 최근 폭락장에서 가격이 많이 내려갔기에 이 같은 전략이 가능하다.

투자자들이 배당주에 대한 기대를 한다면 이 같은 배당주 종목으로 갈아타는 것도 좋다. 여유자금으로 배당주 투자를 하는 것도 투자 요령이다. 주가가 폭락했다는 것은 배당 수익률이 그만큼 올라갔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눈여겨봐야 하는 종목으로는 소비재 및 최종재 섹터인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업종과 자동차 업종, 그리고 증권업종을 권하고 싶다. 또한 기관선호의 실적호전 종목(예:코스모화학, S&T대우 등) 및 한국 시장의 대표적 성장주인 교육 및 여행 관련주에 대한 긍정적 시각 유지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