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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인터뷰 김용서 수원시장

도일 남건욱 2008. 10. 30. 13:52
“기업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
인터뷰 김용서 수원시장
첨단·친환경산업 유치에 온 힘 … 파격적인 지원과 인센티브 제공
수원은 문화도시이자 기업도시다. 전국 기초단체 중 가장 인구가 많은(약 110만 명) 수원시에는 1400여 개의 기업이 있다. 수원은 과밀억제지역으로 묶여 있어 공장을 세우기도, 넓히기도 어렵다. 그런데도 수원은 전국에서 가장 기업 하기 좋은 도시로 꼽힌다. 김용서 수원시장에게서 ‘기업도시 수원’의 비결을 들어봤다.

'삼성전자는 1960년대부터 수원에서 공장을 가동해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한 수원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입니다.”

김용서 수원시장(민선 4기)은 삼성전자를 ‘수원 향토기업’이라고 표현했다. 다소 어색하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수원시민의 애정이나 이미지는 실제 그렇다(프로축구단 수원 삼성의 서포터스인 그랑블루는 가장 열성적인 팬 집단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삼성이 2004년 공장 일부를 광주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수원시의회 의원(3선)을 거쳐 민선 3기로 수원시를 이끌던 김 시장의 심정은 어땠을까?

“수원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매우 큰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삼성전자가 수원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0%에 달합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가 수원시에 낸 지방세가 619억원입니다. 걱정이 컸지만, 현재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은 첨단 산업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미래 디지털산업의 메카로 수원 지역의 고부가가치 창출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요. 수원 경제는 삼성전자 같은 기업과 함께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겁니다.”

김 시장은 “기업 스스로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연히 수도권 규제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은 듯했다.

“수원은 수도권 정비계획상 과밀억제지역으로 묶여 있습니다. 입지, 세제, 금융 등에 대한 각종 규제로 기업활동을 하기에 매우 열악한 여건입니다. 특히 우리 시는 대기업이 공장을 신·증설하거나 이전하는 것이 불가능해요. 중소기업 또한 공업지역 안에서만 입지가 가능하고 신규 공단 설치나 확대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수원시에 따르면 현재 지역 내 공업지역은 거의 포화상태다. 새로운 기업을 유치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수도권 규제 문제는 중앙정부가 점진적 완화 방침을 밝혔음에도 풀기 힘든 숙제다. 다른 지역의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수원시가 그동안 중앙정부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전국 지자체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기업 유치 및 지원정책을 펴온 곳 중 하나가 수원시다.

“어차피 수원은 수도권 중에서도 더 많은 제약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기존의 전통 산업보다는 고부가가치와 친환경적 기업을 유치하고 고용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추진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첨단연구센터 건립이다. 수원시는 이의동에 광교테크노밸리를 조성해 2006년 5월 나노특화팹센터를 준공한 데 이어, 지난해와 올해 경기바이오센터, R&DB센터,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등을 연이어 세웠다. 사업비 4800여억원이 들어간 광교테크노밸리에는 현재 148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서수원 권역에는 수원산업단지를 조성 중이다. 이곳에는 연구개발된 기술을 접목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업 중심의 첨단 산업 기업을 유치한다는 게 목표다. 수원산업단지는 2010년까지 6000억원 정도가 소요되는 사업이다. 이미 2006년 7월 28만7246㎡ 부지에 1단계 단지 조성을 완료했다.

현재 1단지에는 전자부품, 통신장비, 조립금속제품, 게임 관련 제조업 등 140여 개 업체가 가동 중이다. 2단지(12만3727㎡)는 올 초 준공을 마쳤으며 현재 28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기계 및 장비제조업과 IT 관련 업종 기업이 주로 입주하게 되며, 입주 경쟁률은 5.5대 1이었다.

경쟁률이 높았던 것은 수원시가 제공하는 인센티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수원시는 수원산업단지 입주업체에 취·등록세와 교육세를 면제하고, 5년간 재산세 50%를 감면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걸었다. 기반시설부담금은 20년간 면제다. 가장 규모가 큰 3단지(82만3000㎡)는 2012년께 완공될 예정이다.

공장총량제 등에 따라 입지가 제한되면서 공장을 세우지도, 넓히지도 못하는 규제를 수원시는 아파트형 공장으로 해소해 왔다. 수원시에 따르면 1993년부터 올해까지 11개 아파트형 공장이 건립돼 800여 개 기업을 유치했다. 현재도 320개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형 공장 3곳이 건립 중이다.

김 시장이 기업 정책에서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중소기업 지원 및 서비스다. 수원시는 올해 300억원의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을 조성해 업체당 5억원씩 지원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담보력 제공을 위해 특례보증지원금 150억원을 확보해 2억원 한도에서 지원하는 것도 눈에 띈다.

또 자금사정이 어려운 영세 소상공인들을 위해 올 6월 추경예산 5억원을 확보해 경기신용보증재단에 출연하는 방식으로 특례보증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 ‘중소기업 제품 사이버 홍보관’을 운영하고,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국내외 기술·시장·특허 동향 정보를 조사전문기관에 의뢰해 제공하고 있다.

김 시장이 첫 취임한 2002년부터는 지역 소재 대학(경기대, 성균관대, 서울대 농대, 수원여자대 등)의 창업보육센터도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82개 새내기 업체가 지원을 받았다. 2005년에는 경기지역 협력연구센터(GRRC)를 설치해 아주대에 매년 1억원씩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돕기 위해 지난해에만 열한 번의 전문박람회 지원 사업을 벌였고, 기업들로 구성된 통상촉진단을 해외에 파견하기도 했다.

수원시는 무엇보다 공무원들이 발로 뛰는 서비스가 돋보인다. 김 시장은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밀착 지원과 애로점 해결을 위해 상시 고용 인원 20명 이상 등록된 공장을 대상으로 기업지원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놓았고, ‘수원기업 SOS 지원단’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기업 SOS 지원단 운영


지난 10월 1일 수원역사박물관 개관식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는 김용서 시장.
공장 설립을 위한 입지 선정부터 신설·변경·완료까지 일체의 행정절차를 제공하는 ‘원스톱 도우미’와 ‘기관장 생산현장 체험’ 등도 수원시가 기업 서비스 차원에서 시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내년 착공 예정인 삼성로 확장공사는 수원시의 기업 서비스 마인드를 잘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수원시는 현재 ‘기업 하기 좋은 도로 환경을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총 1120억원을 투입해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인근 원천동 삼성 삼거리~태장동 세계로 구간인 삼성로 3.1㎞ 도로를 폭 35~39m로 확장하는 공사를 준비하고 있다.

2010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삼성로 확장사업 공사비 가운데 44%는 삼성전자가, 나머지는 수원시가 부담한다. 김 시장은 “예정된 SK케미칼 공장을 수원산업단지 3단지에 유치하기 위해 동일 산업단지 내에서만 이전을 허용하고 있는 현행 법령을 동일 행정기관 내에서 이전할 수 있도록 중앙기관에 건의했고, 반드시 관철해 SK케미칼을 수원단지에 유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수원시는 공장증설 제약, 도시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국비 확보 어려움 등 역차별을 받고 있지만 행복한 경제도시 수원 만들기 종합대책을 통해 많은 공장과 기업을 유치,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관내 1400여 개 대·중소 기업이 어려움 없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펼쳐 가겠다”고 밝혔다.
김용서 시장은 누구?
박지성과 친한 ‘소탈한 불도저’

김용서 수원시장은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중 전국 최다득표(득표율 65.6%, 22만6023표)로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1991년 수원시의회 의원(4대)에 당선된 후 내리 3선을 했다. 6대 수원시의회 의장을 지냈다. 2002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수원시장 선거에 도전해 당선됐다.

1941년생인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정형편상 대학을 포기했다. 그는 자서전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하여』에서 ‘대학을 가지 못하면 강의라도 듣자’며 중앙대, 경희대 등에서 청강생 생활을 했던 일화를 전했다. 그는 40여 년이 지나 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에 입학한다.

김 시장은 축구 매니어로도 유명하다. 89년 이후 지금껏 수원시축구협회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도 틈이 나면 수원삼성 서포터스에 끼어 축구경기를 관람한다고 한다. 수원에 있는 ‘박지성 길’도 그의 아이디어다. 박지성 선수는 2006년 김용서 시장이 재선에 성공했을 때 축하하기 위해 김 시장을 찾아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수원 망포동에 ‘박지성 축구센터’를 설립하기로 합의해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기독교 신자며, 특기는 축구와 배드민턴이다. 전국 대도시시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국제환경기구인 ICLEI(자치단체 국제환경협의회) 집행위원이다. 생활신조는 ‘신용과 성실’이다. “소탈한 성품에 강한 추진력이 돋보인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