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일칼럼

[淸論濁論] 개인 브랜드가 중요하다

도일 남건욱 2009. 4. 16. 07:00
[淸論濁論] 개인 브랜드가 중요하다

현대는 ‘브랜드 시대’다. 국가브랜드, 도시브랜드, 기업브랜드, 개인브랜드라는 용어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제 국가나 도시, 기업은 물론 개인까지 브랜드, 즉 이름에 의해 기억되고 평가된다는 의미다.

국가브랜드는 국가가 갖고 있는 유형 및 무형의 모든 것을 포함하는 연상과 경험이 총체적으로 모여 이뤄진다. 기업브랜드는 소비자가 특정 기업의 제품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과 아울러 매장에서 경험했던 직원의 태도, 심지어 언론을 통해 접한 기업의 최고경영자나 직원의 사회적 활동이 모여 이뤄진다.

개인브랜드 역시 개인이 갖고 있는 업무 능력뿐 아니라 개인적인 인품을 포괄하는 총체적 개념이다. 브랜드 시대는 과거와 무엇이 다른가? 기업의 예를 들자. 과거에는 기업은 품질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공급하면 됐다.

품질 좋은 제품을 공급해 주는 기업이 가장 좋은 기업이라고 여겨졌다. 따라서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좋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는 것이었으며, 기업의 능력은 특허나 기술력에 의해 좌우됐다.

그러나 브랜드 시대의 기업은 그 이상의 것을 해야 한다. 품질은 기본이다. 나아가 소비자는 기업이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해야 좋은 브랜드로 인식하게 됐다. 수년 전 세계적인 품질 인증시스템 ISO(세계표준화기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인증하는 규격을 채택하기로 했으며, 현재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상품조차도 사회적 책임을 품질 요소로 보는 것이다. 이런 논리는 국가나 개인브랜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어느 형태의 브랜드든 능력과 함께 품격을 갖춰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전 세계 주요 국가·기업·개인에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이제 외국의 일이 아니며 과거의 일이 아니다. 이미 우리나라의 모든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매우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국내의 많은 기업이 학교나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거액을 기부하기도 하지만 최고경영자나 직원이 자원봉사 형태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활동을 점점 증대시키고 있다.

이 같은 사회적 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해 보면 이러한 거대한 흐름의 기저에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개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각자가 개인브랜드를 충실히 관리해 나가지 않으면 기업이든, 도시든, 국가든 브랜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이제까지 개인브랜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았으며, 아직도 개인브랜드를 평가할 때는 개인적인 업무 능력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개인브랜드도 능력에 걸맞은 개인의 품격, 즉 인격을 함께 평가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개인의 품격을 높이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도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활동이 사회적 책임이다. 미국의 경우 대학에 입학할 때부터 어떤 사회봉사 활동을 했는지 기입하게 하고 이를 점수에 반영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개인브랜드 평가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러한 제도가 정착되지 않았으나, 현재 많은 대학이 사회봉사 활동을 학점으로 인정해 주거나 아예 ‘사회봉사’ 과목을 개설해 운영하는 추세에 있다. 이제 우리도 세계 선진국 수준의 경제 규모에 걸맞은 수준으로, 사회봉사 활동에서도 인정받는 국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