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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바이오 정책센터 만들어라”

도일 남건욱 2009. 5. 21. 18:57

“미국에 바이오 정책센터 만들어라”

생명정책연구센터 18일 미국 심포지엄

2009년 0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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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서부지역 한인 생명과학기술자들의 모임이 이틀 연속 진행됐다. 포스터(Foster) 시 크라운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60여명의 재미과학자들이 참석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한국의 기초과학 연구역량은 탄탄하다. 세계 유력 학술지에 한국인 과학자의 이름이 올라가지 않는 달이 없을 정도다. 필요한 건 사업노하우를 얻는 일이다. 미국 현지에 정책전문연구 센터를 만들어 운영하는 등, 사업화 노하우 습득에 주력할 때다.” (스탠퍼드대 재미한인 과학기술자)

“일본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바이오 산업 후발주자였지만 노력 끝에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사업화 노하우를 습득하는데 주력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미국에 연구소까지 만들어 운영하면서, 다양한 사업화 역량을 배웠다.” (다국적제약기업 엠젠 소속 한인 과학자)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과학자들이 우리나라의 생명과학 사업화를 위한 조언을 던졌다.



신영근 베이커스 회장이 한인 생명공학자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발표하고 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18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서부 포스터 시, 크라운 플라자 호텔 1층 마르코폴로룸에서 열린 생명과학 공동워크샵에서는 기업체에 근무하는 재미 한인과학자들이 모여 ‘한국이 이대로 가선 안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전날 열렸던 재미한인 공동 심포지움의 후속 행사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60여명의 한인 과학자들이 모였다. 이들 중 상당수는 미 서부 바이오 단지인 베이(Bay)지역 회사에 근무하고 있으며, 제넨테크, 길리어드, 엠젠 등 세계적인 바이오기업 근무자들도 포함돼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이날 행사를 주최한 베이커스(BAKAS)는 베이지역 한인과학자들의 모임으로 회원수만 500명이 넘는 미국내 대표적인 한인 바이오과학자 모임이다. 대학 연구원 중심의 한인 학술단체인 콜리스(KOLIS) 관계자들 역시 참여해 3개 단체 공동 워크샵으로 이뤄졌다.

이날 행사에는 구본우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이 자리해 미국 사회의 한인 네트워크 활성화를 독려했다. 박항식 교육과학기술부 기초연구정책관, 현병환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 등 국내 정책전문가들도 참석했다.

워크샵에서는 콜리스의 남인영 회장, 베이커스의 신영근 회장 등의 한인 네트워크 모임 안내, 박항식 교과부 국장의 정부 BT정책 소개와 재미과학기술자 활용활성화 방안 발표, 현병환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의 ‘한국 바이오 현황’ 소개 등이 이어졌다. 박 정책관은 “해외 한인과학자 비율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이제는 두뇌 유출이 아닌 두뇌 진출의 개념으로 보고, 상호 협력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 센터장은 국가 바이오정보사이트인 바이오인(www.bioin.or.kr)을 적극 활용해 달라고 현지 과학자들에게 홍보했다.

●사업화 안된다 한탄만? … “와서 보고 배워야”

이날 행사 마지막으로 진행된 자유토론. ‘현지에서 바라본 한국 바이오의 견해 및 미 서부지역 기관 및 기업과의 협력방안에 대한 자유토론’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생명과학분야 사업화를 강화려면 미국 등 선진화 된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라”는 제안이 다수 제기됐다.

다국적 기업 엠젠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중견 과학자는 “일본은 몇 년 전만해도 지금의 한국과 꼭 같았다”면서 “미국내에 연구소를 건립하고, 현지 인력을 고용해 운영하면서 노하우를 습득한 결과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서 BT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 총액은 미국의 대형 제약회사 연구비에도 못 미치는 적은 금액”이라고 지적하고 “연구성과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화 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한 한국인 과학자는 “미국 현지에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분소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런 센터를 통해 한인과학자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미국의 사업화시스템 정보를 얻어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에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현지에 한국 BT기업 지사를 늘려 나가야 한다”며 “현지인을 적극적으로 고용해 상호협력 체제를 만들어 나가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현지 의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한 한국인은 “미국은 임상의사와 기초의학의 관계가 가까워서 현장의 요구를 연구에 즉시 반영할 수 있다”면서 “한국에서도 이런 제도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도 “기초기술 강화를 통한 로열티 사업도 유력”하다는 의견도 있었으며 “한국형 신약사업 개발을 위해 과학기술인을 위한 특허 법률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세미나 개최로만 그치지 말고 실질적인 공동연구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교과부 측은 이같은 현지 과학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실제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박항식 정책관은 이날 워크샵에 참석한 자리에서 “한국 정부기관의 현지법인을 만드는 일은 제도나 비용문제상 쉽지 않다”면서도 “현지 연구실 설립은 필요한 것으로 보여지며,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구개발 결과를 시장에 진출시키는 일은 지식경제부와 논의하에 추진해야 할 일”이라며 “6월에 현 학술재단과 과학재단이 합쳐지면 기초, 산업분야의 균형있는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과의 자유토론에서 한국 BT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박항식 교과부 국장이 한인 과학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행사 종료 후 촬영한 기념사진.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미국 포스터=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