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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운영 휜히 꿴 도매들…자본력으로 알짜만 '쏘옥'

도일 남건욱 2010. 5. 11. 20:47

약국운영 휜히 꿴 도매들…자본력으로 알짜만 '쏘옥'
재고·자금회전, 영업 등 이점 많아 편법형식으로 진출 입력 2010-05-11 05:53:50
 
 
[기획=커지는 도매자본, 위기의 약국②]웬만한 도매상 치고 병원 앞에 약국 하나 안하면 바보라는 말이 떠돌 정도로 도매직영 약국 문제는 이제 비밀 아닌 비밀이 된지 오래다. 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목 좋은 약국자리를 어떻게 인수하고 이를 운영하는지 약사공론 취재팀이 추적했다. 약품을 약국에 납품해서 돈을 번 도매자본이 역으로 약국을 인수하는 실태를 통해 그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해 본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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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목 좋은 문전마다 도매가 점령…쫓겨나는 약국들
<중>베일 뒤에 숨은 도매 자본…"편법이 판친다"
<하>도매, 직영약국 없으면 바보?…불법 막을 규제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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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력을 앞세운 도매가 약국의 속쌀까지 훤히 들여다보면서 일명 `돈 될만한' 약국을 쉽게 찾고 먹어삼키고 있다.

의약품을 공급하는 도매업체가 약국시장을 넘보면서 약국은 약사가 아닌 다른 거대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듯하다. 도매가 약국에 눈독을 드리는 이유가 뭔지 드려다 봤다.

도매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경기도의 한 약국.


▶커지는 도매 자본력=최근 도매업체들은 신사옥을 매입하거나 신축, 공장 건립 등 적지않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과감한 투자를 시도하고 있다. 수십억원에서 수백원씩 투자를 감행하는 도매업체들도 적지않다.

매출규모가 1000억이 넘는 도매업체들이 수십개나 있으며 1조가 넘는 도매까지 존재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약국에 의약품을 공급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기도 했으나 많은 부분 부동산 투자를 통해 '부를 키워가는 키'를 잡아왔다.

자본을 키우기 위한 쌈짓돈은 물론 본 역할인 의약품 공급을 통해 형성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모두가 쉬쉬하는 사이에 도매의 뭉치돈은 약국시장을 향하고 있다. 투자한 만큼 얻을 수 있는 수익성이 높은 약국자리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최근 서울에 본사를 둔 모 도매가 충북 청주지역에 건물을 매입하는데 25억원을 선뜻 투자한 것을 한 예로 보더라도 도매의 자본력은 약국시장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직영약국=이익 때문이다. 특히 대형종합병원 앞 대형약국을 자신의 것처럼 이용한다면 도매의 단점을 줄이고 수익성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숨어있는 장점'(?)을 살리기 위함이다.

도매에서 빠지지 않은 제품들이나 거래약국에서 받아온 반품제품들을 직영약국에서 소진하면 재고소실을 줄이고 제약으로부터도 반품하지 않음에 따른 프리미엄 등을 요구할 수 있다.

또한 직영약국간 결제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자금회전의 웅통성을 발휘할 수도 있다. 도매가 약국을 두고 영업을 할 필요가 없어짐에 따라 다른 거래약국 관리 또는 신규 거래선을 뚫는데 힘을 모을 수 있게 된다.

도매업체 건물에 위치한 약국. 도매 직영약국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


▶직영약국 운영은 이렇게=현재 암묵적으로 도매가 약국을 운영하는 간접적인 방식을 이렇다. 약국이 잘 될만한 곳의 건물주가 돼 임대료 형태로 약국에서 나오는 수익을 합법적으로 얻는 것이다. 한마디로 임대사업으로 약국을 운영한다.

물론 개국은 약사만이 할 수 있어 제한적일 수 있으나 이는 법적으로 벗어날 수 있는 면대형태의 약사를 고용한다. 가장 손쉽게 하는 것은 약사면허가 있는 친인척을 통한 면허대여 형태다.

도매, 약국은 좋은 모토…직영위해 수십억도 투자
일반 약사의 대형문전약국 진출, 하늘에 별따기

[문전약국, 도매자본에 밀린 약사들의 증언] 실제로 문전약국의 절반이상은 도매업체들가 운영할 정도로 약국시장에서의 약사의 입지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자본 우위를 점유하고 있어 목 좋은 곳에 건물을 구매하고나 비싼 임대료를 주고 들어갈 수 있는 개인 약사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게 약국의 시각이다.

자금력이 있는 도매가 대리 약사를 둬 문전 직영약국을 차리는 경우가 물증없는 소문으로 나돌고 있는 셈이다.

도매 직영약국이 많다'는 서울의 모 병원 앞 이창열(가명) 약사는 "병의원 개원 등 정보력이 뛰어나고 자금력이 있으니 도매가 문전약국을 운영을 피할리 없다"면서 "결제%가 빠지고 자금회전이 빠를 뿐만 아니라 약국을 찾아 다닐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도매 입장에서는 직영약국이 좋은 모토일 수 있다"며 "이런 약국은 일반적으로 크고 문전약국"이라고 덧붙였다.

이 약사는 이어 얼마전 모 도매로 약국거래선을 넘긴 한 도매도 몇년전에 대형병원에 문전약국에 들어가면서 병원쪽에 50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안다고 밝히고 자신이 겪은 황당한 사례를 털어놨다.

이 약사는 "자신도 한 종병 앞에 약국을하고 싶어 제안서를 제출해봤지만 한 도매가 중간에서 이를 꺾어버린 상황이 연출됐다"면서 "많은 조건을 일반약사가 개인적으로 충족시켜주기에는 자금력이나 정보력에서 도매를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청주의 김현수(가명) 약사는 이와 관련 "S병원 앞에서 모 도매가 직영하던 약국이 있었지만 면대가 불거지자 폐업했던 일이 있었다"며 "도매뿐만 아니라 병원이 직영하거나 병원 사무장 출신, 제약 출신들이 약국을 운영하는 경우가 청주만해도 10여곳이 넘는 것으로 듣고 있다"고 도매가 편법으로 직영되는 약국의 현실을 우려했다.

김 약사는 "약국이 돌아가는 운영방식을 모두 알고 있어 법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하기 때문에 개설약국 약사가 개설한 형태라 실제로 이를 찾기가 어렵다"며 "현금만 빼가는 형식을 따르고 있어 직영을 밝히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엄태선 정웅종 news@kp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