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건물주 도매사장으로 바뀐 뒤 "약국 비워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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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상>목 좋은 문전마다 도매가 점령...쫓겨나는 약국들 <중>베일 뒤에 숨은 도매 자본..."편법이 판친다" <하>도매, 직영약국 없으면 바보?...불법 막을 규제 시급 -------------------------------------------- 지난 4월말 충북의 한 대형병원 앞 약국. 약사공론 취재팀이 이날 방문한 이 약국은 여느 문전약국과 다름없이 분주한 모습이다. 취재팀이 만난 김현수(가명) 약사는 "약국에 약을 납품해서 얻은 수익으로 자본을 축적해 약국을 인수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부터 높였다. 이 약국이 세들어 있는 4층짜리는 건물은 몇 달 전 도매업체 사장인 A씨에게 인수됐다. 건물주인이 일반인에서 도매사장으로 바뀐 것이다. 이 약국은 대형병원과 도로를 마주하고 있는 목 좋은 문전으로 소문이 난지 오래다. 의약분업과 동시에 가장 먼저 생겼다. 10년째 운영해 오던 약국을 하루 아침에 빼앗긴 김 약사에게 지난 몇 달은 인생에서 지우고 싶은 기억으로 남는다. 도매사장 A씨는 작년 9월 30일자로 건물 소유권을 자신과 아들, 며느리(약사) 세 명의 명의로 지분을 쪼개 이전했다. A씨는 건물인수 후 세들어 있는 약국 2곳과 협상을 벌였다. 김 약사에게는 보증금 2억원에 월세 1500만원에 재계약할 것을 종용했다. 이 약국의 종전 임대계약은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110만원이었다. 사실상 약국을 비워달라는 말과 다름 없었다. 자기 도매업체 약을 쓰는 조건도 달았다. 도매업체 본사가 서울에 있는 A씨는 두번씩이나 서울에 올라온 김 약사와 재계약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무리한 계약조건에 김 약사는 재계약을 포기하고 결국 약국을 비워주기로 했다. 김 약사는 "(A씨가)경기도 OO에서 약국을 하다보니까 수익성을 빼고도 남는다고 말했고 그런 조건에 들오 오겠다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OO시 한 대형약국. 바로 옆 건물에 유명 대형병원이 위치한 대표적인 문전약국이다. 120평짜리 대형약국의 개설 약사는 충북의 약국 건물을 인수한 도매사장 A씨의 며느리 B약사다. 이 약사의 나이는 이제 갓 서른살. 상식적으로 자본이 뒷받침 되지 않고서는 대형 문전약국을 운영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이 약국은 오래전부터 실질적인 주인이 B약사가 아니라 시아버지인 도매사장 A씨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주변 약국의 한 약사는 "B약사가 A씨 며느리라는 사실은 이미 다 알고 있다"며 "일반약을 너무 싸게 팔아 주변 약국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고 주장했다. '약사사회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이라는 약사 동호회 안에서도 난매와 카운터 운영 등 이 약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도매사장 A씨는 약사공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충북의 약국 건물인수와 경기도 대형약국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며느리 B약사 운영 약국에 대해서도 "시아버지가 도매상을 하니까 약을 대 줄 수도 있는 것"이라며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울의 한 중심상업지인 OO동. 대로변에 한 대형약국이 자리잡고 있다. 이 약국의 이름은 지역명만 다르지 도매사장 A씨의 며느리 B약사가 운영하는 경기도 OO시에 있는 약국 이름과 동일하다. 일반인이 보면 마치 약국체인으로 오인할 수도 있을 정도다. 서울의 이 약국은 도매사장 A씨와 가족 관계인 또 다른 도매사장 C씨의 도매회사 OO약품 건물에 1층에 위치해 있다. 지역에서는 도매사장 C씨가 운영하는 도매직영 약국이라는 소문이 오래전부터 돌았다. 취재팀이 확인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도매업체가 운영하는 약국은 다양한 형태로 얽히고 설키면서도 법적인 문제를 피하기 위해 개설자를 꼭 약사로 둔다는 공통점을 보였다.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 부지에 들어선 약국이 있다. 이 약국자리는 수익성이 보장돼 약국가에서는 탐을 내던 곳이었지만 현재 OOO약품이 운영하는 직영약국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취재팀은 이 약국을 인수 하려다가 포기했다는 이창열(가명) 약사를 최근 만났다. 이 약사는 "나름대로 나도 자본이 있다고 생각하고 약국 자리를 알아봤지만 그 뒤에 도매상 자본이 들어왔다는 말에 놀랐다"며 "도매는 약국보다 정보력이나 자금력에서 월등히 앞선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OOO약품에서 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하고 약국 자리를 얻는 조건으로 수십억원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 |||||
특별취재팀=엄태선 정웅종 news@kpa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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