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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못구해 불편하다?…3천만명 중 단 25명 뿐

도일 남건욱 2011. 5. 24. 12:38

"약국이 야간이나 공휴일에 문을 닫아서 많은 시민들이 불편해 한다. 그래서 일반약의 약국 외 판매를 통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위 논리는 일반약 약국 외 판매를 주장하는 정부와 일부 정치권 그리고 경실련을 위시한 시민단체들이 거듭 반복하는 말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단 한번도 실제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심야에 약을 구하지 못해 불편해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는 제시된 바 없다. 특정단체가 진행한 일방적 설문조사 뿐이었다.

이런 가운데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이하 약준모)이 전국 보건소를 대상으로 전화 및 서면 조사를 통해 ‘실제 보건소에 접수된 야간 및 공휴일 약국 불편 민원 현황(2010년)’을 집계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1차적으로 전국 12개 시도를 우선 집계했다.

이에 따르면 전국 12개 시도(강원, 경기, 제주, 울산, 대전, 광주, 인천, 대구, 서울, 전남, 충북, 충남) 보건소를 통해 접수된 ‘약국 이용 불편’ 민원인은 ‘단 25명’에 불과했다.

이들 지역의 총 인구는 3019만 4269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기와 인천 각 4명, 대구와 충남이 각 3명, 강원 2명, 전남 1명이었다.

울산, 대전, 광주, 제주 등은 각 시군구 보건소에 접수된 민원이 지난 2010년 1년동안 단 한건도 없었다.

이밖에 이번 조사는 보건소를 통해 공급되는 무료 의약품, 가정상비약 공급 여부 등도 함께 조사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약준모 이승용약사는 “전체적으로 당번약국 운영 여부에 따라 민원이 발생했다”며 “당번약국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을 뿐 아니라 향후 보건소의 역할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실제 심야 및 공휴일 약국 불편 유무에 대한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조사결과가 공개됨에 따라 이번 조사가 실제 정책 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약준모 이상의 객관적인 근거 없이 약국 외 판매 정책을 추진할 경우 향후 적지 않은 역풍을 맞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