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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대형 병원들 친절 서비스 '올인'

도일 남건욱 2011. 8. 19. 18:34

대구 대형 병원들 친절 서비스 '올인'
의료수준 높아도 불친절 소문나면 환자 발길 '뚝'
기사입력 | 2011-08-18
대기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대구의료원 직원들.

대구의 병원들이 친절교육에 올인하고 있다.

16일 오전 8시 50분 대구시 수성구 중동 경동의료재단 효성병원 로비. 병원의 모든 직원들이 나와 줄지어 서 있다. 고객이 병원으로 들어서면 직원들은 허리를 90도로 꺾으며 "고객님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라고 인사한다. 이 병원은 지난 6월말부터 매일 아침 10분간 이렇게 한다. 그것도 일정 기간만 아니라 무기한이다. 이런 모습이 최근 대구의 병원들에서 일상적인 모습으로 정착하고 있다.

대구의료원은 이달들어 매주 월요일 오전 8시 50분에 본관병동 로비와 오전 10시 30분 라파엘 웰빙센터에서 '고객과 함께 하는 월요아침인사'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접수창구 앞에 대기하고 있는 고객을 향해 직원들이 정렬해 45도로 깍듯이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드린다. 이 병원은 화~금요일에는 오후 1시부터 20분간 이같은 친절인사를 하고 있다.

대구파티마 병원은 지난 해 9월부터 연말까지 매주 월요일마다 아침인사 운동을 벌였었다. 이후 병원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병원 관계자는 "이렇게 3개월을 하고 나니 병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고객은 물론 직원들끼리도 이전보다 훨씬 밝게 인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이것도 부족하다며 조만간 서비스 부서를 개편, 친절 마인드를 확산시키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대형병원도 예외는 아니다. 영남대병원은 19, 29, 30, 31일 총 4회에 걸쳐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CS 공개강좌'를 연다. 이 병원은 '고객만족으로 신뢰받는 영남 최고의 의료원 만들기' 일환으로 매월 이같은 강좌를 열고 있다.

이같은 겉으로 드러나는 친절운동도 중요하지만 병원 친절도의 핵심은 환자에 대한 의사의 태도. 최근 동산의료원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에게 보내온 P씨의 편지가 이를 잘 말해 준다. P씨의 아들은 지난 6월 뇌염으로 이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었다. P씨는 이 편지에서 "...(중략)선생님께서 엠블런스 안에서 팔로 제 아들의 머리를 받쳐주고 아이의 의식을 확인하기 위해 끊임없이 말을 건네며 자상한 할아버지처럼 돌봐주시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라고 감동했던 순간을 적었다.

동산병원 관계자는 "의료 수준이 아무리 높아도 불친절한 말 한 마디와 행동으로 병원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친절 마인드는 경영자의 의지가 없으며 금방 식어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상현기자 ryoosh@kyongbu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