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말라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도일 남건욱 2013. 1. 17. 16:20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말라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는 5년 간격으로 홈커밍 데이가 열린다. 졸업 후 5년 만에 만난 친구들은 세련되고 부유해 보인다. 10년차부터는 예상 밖의 변화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당연히 참석했어야 할 친구들이 보이지 않는다. 졸업 후 20년 그리고 30년이 지나면 이따금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친구들도 등장하고 동창들 사이에는 가족의 해체, 험난한 사회생활, 개인적 불만을 겪는 사례들이 현저하게 늘어난다. 화려한 직업적 성공을 거둔 친구들조차 불행한 상태에 빠진 경우가 많다.

푸른 꿈을 꾸고 학교 문을 나선 사람들이 왜 모두 성공하고 행복한 인생을 살지 못하는 것일까? 이런 묵직한 주제와 관련해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개인적 체험에 바탕을 두고 새로운 시도를 한다. 이렇게 하라 혹은 저렇게 하라는 주장을 펼치는 대신에 이론의 힘을 빌린다. 경영학계의 대표적인 이론을 토대로 인생의 현명한 선택을 다룬다. 그는 기업과 마찬가지로 개인 역시 이론을 통해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론은 미리 경험하지 않더라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오랜 세월 동안 공격을 잘 견뎌낸 탄탄한 이론일수록 인과관계를 제시해주는데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 “좋은 이론은 변덕을 부리지 않으며, 특정 기업이나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예외의 경우도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를 설명해주는 보편적인 진술이 바로 좋은 이론이다.”

그는 우리 모두가 지향하는 참된 인생에 대해 명쾌한 정의를 내린다. “이 세상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각자 다르지만 우리의 최종 목표는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를 잘 관리해서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왜, 대다수 사람들이 이런 인생을 살지 못하는 것일까? 그가 이 책에서 이론의 도움을 받으려는 주제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내가 앞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성공하고 행복할까? 둘째, 배우자, 자식, 친척, 친구들과의 관계가 계속해서 행복의 원천이 될까? 셋째, 나는 성실한 살을 살고, 감옥에 갈 일이 없을까? 인생에서 만날 수 있는 굵직한 주제에 관한 이론을 살펴보자.

많은 사람은 잘못된 판단에 근거해서 일자리를 구한 다음에 그곳에 그냥 안주해 버림으로써 행복과는 멀어진 생을 살다 간다. 이런 실수를 피하는데 이론은 도움이 된다. 자신을 자극하는 동기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내는 것이다. 동기에 대해 두 가지 이론이 있다. 

하나는 인센티브이론이고 다른 하나는 ‘2요인 이론’이다. 프레데릭 허즈버그의 ‘2요인 이론’이 직업 선택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이론은 위생 요인과 동기부여 요인을 구분해서 다룬다. 나쁜 위생 요인은 불만을 일으키기 때문에 처리하고 해결해야 하지만 동기부여 요인은 도전적인 일, 인정, 책임 그리고 개인적 성장을 말한다. 후자는 의미있는 기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제공한다.

졸업 후 만족한 직업 세계를 보내는 사람은 동기부여 요인에 크게 비중을 둔 사람들이다. 반면에 불만족 상태에 놓인 사람은 위생 요인을 주요 기준으로 삼아서 경력을 선택한 경우에 해당한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면 사회생활에서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겪는 모든 다른 종류의 상황에서도 동기 부여 요인이 무엇인지 분명히 보인다”라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일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여기서도 경영이론이 큰 역할을 담당한다. 혼다가 대형 오토바이를 팔기 위해 미국 시장을 공략하였지만 여기서는 실패하고 만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소형 오토바이를 파는데 성공함으로써 미국 진출에 큰 성과를 거두게 된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무엇인가를 추구해 왔는데 그런 추구가 원래 계획대로 맞아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기업 전략은 ‘의도적 전략’이 있는 반면에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하는 기회를 활용하는 ‘창발적 전략’도 있다. 전략이 관리하기 힘든 것은 의도적 전략과 창발적 전략이 제한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다투기 때문이다.

의도된 계획을 갖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되 중간중간에서 만나는 좋은 기회에 대해서 창발적으로 대하는 기업들이 성공하는 것처럼,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인생에서 좋은 기회를 만나는 상황에서 실험을 주저 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재능, 관심, 우선순위가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하는 곳이 어디인지를 확실히 알 때까지 계속해서 뭔가를 시도해야 하고, 그것을 발견하였을 때 비로소 창발적 전략에서 의도적 전략으로 힘차게 움직여야 한다.

결국 모든 일은 자원을 배분하는 일이다. 성취도가 높은 사람이 흔하게 범하는 실수는 무의식적으로 단기간에 가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활동에 집중적으로 자원을 투입해 버린다는 사실이다. 좋은 부부관계나 훌륭한 자녀 양육법은 오랜 세월이 걸리지만 많은 사람은 본의 아니게 소홀히 다루게 된다. 

기업에서든 자녀 양육에 있어서든 전략은 시간, 에너지, 돈을 쓰는 방법과 관련해서 매일 내리는 수백 개의 결정을 통해 만들어지게 된다. 암과 뇌졸중을 극복해 온 경영대가의 인생의 깊이가 더해져 깊은 감동을 주는 책이다. 실용적 지혜라는 면에서도 뛰어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