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파란 - 공포의 외룡구단〉

도일 남건욱 2006. 7. 6. 11:05
〈파란 - 공포의 외룡구단〉
가난한 자의 눈물 나는 승리
 

●장외룡·임유철 지음/중앙M&B무비/252/8,800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고객 숙인 한 사내에게 희망을 가르쳐 준 팀입니다… 절망의 순간을 이기는 법과 절망을 통해 희망을 배우는 법을 바로 여기, 인천 시민구단을 통해 배웠지요.

괴상한 축구단이 있다. 구단주는 시장이고 내로라하는 스타플레이어도 없다. 돈도 없고 전용구장도 없다. 하지만 창단 2년 만에 K리그 전후기리그 통합 1, 플레이오프 준우승에 올랐다. 인천의 시민구단인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주인공이다.

 

〈파란-공포의 외룡구단〉은 인천 유타이티드 FC의 기적 같은 승리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장외룡 감독의 이름에서 따온 듯한 장난스러운 제목을 달고 있지만 전혀 장난스럽지 않은 이야기다. ‘울었다’는 표현이 유난히 많아 얼핏 사실이 과장됐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뻥튀기’ 무용담도 아니다. 삶은 간혹 그 자체로 과장된 감동으로 뒤덤벅된 드라마일 수 있는 것이다.

 

책의 저자인 장외룡 감독은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성공비결을 이렇게 말한다. ‘용기와 단결… 그것밖에는… 우리가 가진, 우리가 넘볼 수 있는 희망이라고는 오직 그것밖에 없었으니 말입니다.

용기와 단결은 아름다운 덕목임에 틀림없다. 인간사의 무수한 기적이 그것들 위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가진 것이 그것만이라면 삶은 고달프기 마련이다. 유나이티드 FC도 마찬가지였다. 감독은 선수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팀플레이를 애걸했고 전용구장이 없어 전국의 연습구장을 떠돌며 훈련했다. 해외 전지훈련이라고 가선 싸구려 호텔의 싸구려 음식을 겨우겨우 넘겨야 했다. 그래도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풀죽은 그들에게 팬들의 응원은 생명수였다. ‘고개 숙이지 마! 우리는 피눈물 흘린다. 인천! 죽을 때까지 함께 뛰어보자!

 

책은 축구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오직 축구에 매료된 사람들의 역사지만, 축구 이상을 말한다. 바로 인생이다. ‘가진 것 없는 사내들이 한데 뭉쳐 울고 웃고 땀 흘리면서 일군 작은 인생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상처받은 당신, 위로가 필요한 당신, 울고 있는 사람들과 용기를 잃은 누군가에게 우리 인천 가족들의 무식한 용기가 희망의 불씨를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으면서 말입니다… 축구는 인생입니다. q

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