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본다] FTA 협상 정치논리로 해결 안 된다
‘죽의 장막’ 中國 개방의 교훈… 실리로
풀어야
7월 10일부터 14일까지 한·미 FTA 2차
본협상이 진행됐다. 하지만 뭔가 잘못되고 있다. 각종 단체는 물론 언론까지도 찬반을 놓고 극심한 대립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반대하는 이들은
우리나라가 FTA로 인해 미국의 경제 식민지로 몰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찬성하는 이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에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
말한다.
찬성과 반대는 분명히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점점 어떤 현상이 진행되고 있고, 이 점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고찰과 분석이 줄고 있다는 점이다. 극단적인 구분도 나오고 있다. FTA를 찬성하면 친미 보수주의자이고, 반대하면 반미 진보주의자인 것으로 말이다. 진보적인 성향이 있고 정부의 정책에 비판적이던 단체들은 예외없이 FTA에 반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금 FTA로 가장 이익을 얻는 계층은 소비자라 할 수 있다. 시장경쟁이 더 치열해져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한국의 소비자 단체들도 FTA에 반대하고 있다. 자신들의 역할보다 이념적인 경향을 더욱 중시했기 때문에 나오는 결과다. 시대착오적 투쟁방식 접어야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권의 체제대결과 이념투쟁의 시대는 80년대 후반부터 진행된 사회주의권 해체 이후 종언을 고했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역사적 추세 속에 덩샤오핑(鄧小平)은 오랜 이념투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렸던 ‘죽의 장막’ 중국을 세계에 개방하며 ‘흑묘백묘론’을 들고 나왔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실리 전략을 앞세운 것이다. 이렇게 개방된 중국은 오늘날 미국에 버금가는 강대국으로 발전했다. 미국과 전쟁까지 벌였던 베트남조차 시장을 개방했고 최근에는 중동, 아프리카에서 미국과 강력한 대결관계를 지속하던 리비아까지도 미국과 화해의 길로 돌아섰다. 단지 북한만이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아직도 폐쇄 체제를 고집하며 경제난, 식량난의 수렁에서 고생하고 있다. 세계사적인 추세가 이러함에도 한반도에서만 냉전의 그늘을 지우지 못한 채 이념투쟁의 소용돌이가 아직도 광화문 거리를 배회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 개방과 투자 유치 등 국가경제의 실리를 챙기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경주하는 국제사회의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만 이념투쟁으로 시간을 허비한다면 향후 한국 경제의 앞날은 암울할 것이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투쟁은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그 이유가 반미가 필요해서라는 이념적 편견에 기초해서는 안 된다. 미국을 미워하는 것과 실리는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누구를 미워해서나 자신의 성향과 다르다는 이유로 하는 반대는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농민·영화인 등 한·미 FTA를 통해 피해를 볼 수 있는 계층과, 더 나은 협상을 위한 사회세력의 합법적인 반대투쟁에는 찬성한다. 정부 감시기능은 물론 협상력의 제고를 위해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미 FTA를 지지하는 세력도 문제가 있다. 무조건적인 지지보다 국익의 발전을 위해 분야별 협상 전략과 목표는 어떻게 돼야 하는지 좀 더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세력이 이념투쟁이라는 시대착오적 행태에 시간을 보내서는 국가에 도움이 안 된다. 한·미 FTA는 정치논리로는 제대로 이해할 수도, 해결할 수도 없다.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는 실질적인 이해관계를 계산하며 접근해야 한다. 지금은 온 국력을 미국으로부터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우리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인지에 집중해야 한다.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하면 되는 일이다. 실리 전략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구해우 바른FTA실현국민운동본부
사무총장 (haewoo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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