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

태국여행 2006년 8월19일

도일 남건욱 2006. 10. 15. 02:35

8월19일 (치앙마이에 도착하다)


7시10분...쾅 하는 소리에 잠이깼다.

먼저 일어난 와이프 말로는 30분 가고, 20분 쉬고..계속 이런 식 이었단다.

밖엔 부슬부슬 계속해서 비가 내린다.

태국이어서 스콜같은 장대비만 생각했었는데 소리 없이 내리는 부슬비는 또 다른 정취였다.

아침이 밝아서인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1등실 기차 실내에 형광등이 커지지 않는다.

고장인지? 정상적인 상황인지? ......

지나가던 역무원에게 상황을 설명하니, 역무원이 형광등 뚜껑을 열고 형광등 전구를

약간 돌리니 불이 들어온다.T-T


침대에 누워서 잠을 청한 관계로 몸은 편안하지만 기차가 섰다 가다가 하는 것이 한

국인의 정서에는 맞지 않는다. 실내 구석구석에 먼지도 많다. 그래도 명색이 1등칸인

데 좀 닦아 놓지...

어제 기차에 타고 에어컨 송풍구를 여니 먼지가 날려서 공기가 먼지로 인해 탁해졌었다.

 

잠자리는 버스보다 편할지 모르겠으나 가격대비 만족도는 버스보다 떨어진다는 것이

대부분의 여행자들의 생각인 것 같다.

연인끼리 오붓하고 은밀한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는 것은 기차 1등식의 장점이 될 수

있겠다.(젊은 연인들... 꼭 기억할 점임, 강조!!강조!!)

역무원이 지나가면서 문을 열어서 물어보니 오전11시에 도착한다고 한다. 역무원은

제복은 입었으나 슬리퍼에 맨발인 상태이다.


방새도록 창밖으로 비가 오고 있다.

1,2호실은 화장실 바로 옆이어서 화장실에서 물 내리는 소리와 대변냄새까지 스며들

어온다. 이점을 감안하여 여행자들은 3호실 이후부터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모든것은 중간이 좋은 것은 태국에서도 적용된다.(중용의 도랄까요..^^;)


화장실은 두 개가 있는데 한 개는 쪼그려 앉아서 용변을 보는 개량식이고 다른 하나

는 좌변식이다. 좌변식은 여럿명이 이용하는 관계로 청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고,

서양애들이 줄을 서면서 이용한다. 쪼그리고 앉는 개량식은 한국의 전통 재래식과 비

슷한 방식이고, 서양애들은 이용을 못해서 깨끗하다. 비데도 있어서 더욱 마음에 든

다.


어제 기차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아주머니를 화장실에서 나오면서 만났는데 떨떠름한

표정으로 필자를 쳐다본다. 우리 부부가 기차에서 저녁식사를 사먹지 않고 빵으로 해

결하였기 때문인 듯하다.

옆 칸 3,4호실에는 서양 남자와 태국여자가 있는데 그쪽은 어제 저녁과 아침식사를

모두 시켰나 보다. 그 칸엔 무척 친절하게 방실방실 인사를 했다. 그러나 겉모습이

일본인과 비슷한 1호실은 식사를 시키지 않으니 무척 기분이 안 좋다는 표정이 얼굴

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기차는 가다가, 서다가, 달리다가, 천천히 가다가, 다시 한 번 정지하다가,

또다시 출발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깔끔하고 조용한 치앙마이 역]


치앙마이에서 다시 방콕으로 갈 때는 버스를 타고 오기로 와이프와 의견 일치를 보았다.

갑자기 마누라가 배가 고프기 시작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배가 고프지 않는 나

까지도 소화가 잘 안되어 좋아하지 않는 빵을 억지로 먹어야 한다.

타이밍이 늦으면 신경질이 시작할 것은 자명한 일 그래 먹자..먹어~!

이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빵을 다 먹고 나니 와이프의 목소리가 달라지고 있다. 히스테리 전조증상이 사라진

듯 하며 느긋해지고 있다.


방금 전 승무원이 노크를 해서 문을 열어주니 7분 후에 도착한다고 말했다. 도착시간

11시20분, 원래는 9시30분에 도착한다고 하였으나 제 시간에 도착하는 것이 이상한

일이라고 한다. 뭐 2시간 연착이니 그래도 양호한편이랄까?


기차가 편하긴 하나, 서비스와 노후 된 차량을 개선하지 않으면 여행자들이 점점 더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

일정이 촉박한 여행자는 꼭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은 것 같기도 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20대 초반의 여학생들도 버스를 이용하여 치앙마이로 왔는데

10시간 걸린 것은 좋았지만 다음날 아침 뼈마디가 뻐근하다고 하였다. 30대 이상은

버스 이용을 추천해서는 안 될 듯싶다)


역에서 내리니 우리를 환영하는 수많은 게스트하우스들의 삐끼들과 뚝뚝이 기사들...

뭐, 이젠 이쯤이야.. 가볍게 웃으며 걸어 나왔다.

대로로 나가 뚝뚝을 타려고 했는데 순진해 보이는 아저씨의 호객에 맘이 약해져서 고

만 깟쑤언께우까지 70바트에 가기로 했다.

물론..당연히..뚝뚝이나 쌩태우 아저씨들 미소네 절대로 모른다.

그래서 깟쑤언께우나 롱리안 씨 타나(롱리안 컬리지란뜻)로 가자고 해서 조금 걸어

서 다녔다.


[치앙마이 미소네 앞에서 / 전화번호 보이는가요?]


뚝뚝에서 내려, 한 10분쯤 걸어서 미소네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런...예약이 안되어 있단다!!!@#$#%$%

사장님, 사모님 다 안계시고 접수 보는 아가씨들만 있는데, 우리만큼이나 영어를 못

한다.

그래도 다행히 서로 의사소통은 돼서, 분명 예약이 안 되어 있단다.

다시한번 잘 봐라.. 하니까 진짜 없다며 숙박 장부 예약명단을 펴서 보여준다.

와이프가 숙박 장부를 보니 정말 예약명단에 없단다.

사장님한테 연락하기를 30분쯤..아무리해도 연락이 안된다.

전화 하다하다 포기한 접수 아가씨가, 일단 자기가 방을 하나 내줄테니 청소하고 올

때까지 30분만 기다리라고 했다.

다시 30분을 기다렸더니 돌아와서 키를 하나주고 나가서 오른쪽으로 가다가 왼쪽으로

가라고 말로 가르쳐 줬다..

아~~ 너무 친절도 하셔라.

콘도 이름도 안 가르쳐 주고 키홀더는 다 지워져서 글씨도 안 보이는데 알아서 가시

란다.

미치겠다. 1시간 넘게 기다려, 키 하나 주고 알아서 가란다.

알아서 갔다. 역시 마누라는 길을 잘 찾는다. 툴툴거리면서도 기적같이 이름도 모르

는 콘도를 감으로 때려 잡아 들어가서 물어보니 여기가 맞단다.

콘도는 GOOOOOOOO~~~OOD!!!! 이다.

 

[TV, 화장대, 옷장, 욕실문이 보인다]


[침대와 냉장고가 보인다 / 냉장고 위에는 에어컨이 있다]


450바트인게 미안할 정도로 넓고 옷장에 큰 냉장고까지.. 무지 깔끔하다.

(아니 최소한 처음엔 깔끔해 보였다. 이 말뜻은 나중에..)

짐을 정리하고 미소네에 가니 사장님이 계셨다.

와이프가 웃으며 “사장님 왜 그러셨어요~~? 예약이 안되어 있어서 난감했어요.

실수하셨나 봐요?” 이러니까 불쾌해 하면서 자기는 분명 예약을 옳게 해 놨다.

태국애들이 실수해서 못보고 예약이 안됐다고 한 거고, 자기가 핸드폰으로 연락받고

지시해서 방청소해서 방 들어가게 해 준거다. 라고 했다.

이런... 분명 와이프가 예약장부까지 확인했고, 우리 보는 앞에서 전화 하다하다 안

돼서 부랴부랴 빈방 청소해서 내준 걸 분명히 아는데..

‘네네.. 방이 좋아서 그냥 묵어야죠 뭐...’ 속으로 이러고  더 이상 말없이 나왔

다.

걸어서 깟쑤언께우 맞은편 MK수끼로 갔다. 날씨가 선선하니 따끈한 국물이 땡겼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MK수끼에 새우 말고는 해산물메뉴가 없단다. 이런~~~T-T

아마도 내륙 산간지방이어서 선도 때문인 것 같았다.

여기 직원들은 너무도 정중. 깍듯 그 자체였다.

한 접시 갖고 올 때마다 정중히 허리 숙여 인사를 하며 접시를 내려놓으니..원 부담

되서리..

팁을 안 놓고 올 수가 없었다.

 

 

[MK수끼, 처음 먹어본 레드포크(위쪽반)와 크리스피 포크(아래쪽반)/ 꽤 맛있었다]


밥을 먹고 맞은편 깟쑤언깨우 지하에 있는 TOP'S슈퍼에 가서 며칠 있을 채비를 했다.

일단 방에 슬리퍼가 없어서 싼 슬리퍼를 샀다.


[39바트씩(2000원/2개)에 산 커플 고무샌들/ 예쁘죠?]

   

치앙마이에선 실내바닥이 타일이나 나무 바닥에 문 밖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서 실내

에선 맨발인 경우가 많았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을 과일, 간식, 물, 음료, 아침거리 등등.. 냉장고가 있으니 정

말 편했다.

 

지나가는 쌩태우를 잡아타고 숙소까지 와서 정리를 하고, 그 동안 밀린 빨래를 하려

고 한아름 빨래거리를 들고 미소네로 갔다.

마침 사모님이 계셨는데..이런!! 쌩태우 값이 올랐단다.

가이드북엔 10바트로 나왔는데 올라서 요즘엔 현지인들도 15바트를 내고, 조금 먼 거

리는 20바트를 주고, 밤엔 더 줘야 한다고 했다.

아까 두 사람 20바트 주고 뒤도 안보고 왔는데..미안해라..

 

나는 미소네서 추천해준 옆 건물의 ‘Gold Finger'에서 마사지를 받고, 어제 하타샷2

에서 너무도 실망한 와이프는 그 후유증으로 빨래나 하겠다며 동전 세탁기로 빨래하

러 갔다.

 

골드핑거에는 다 미소네서 묵는 한국 사람들이었다.

미소네 명암을 가지고 가서 주면 30바트(?)디스카운트도 해준다.

옆에 아줌마한테 마사지 받은 사람들은 괜찮았던 것 같은데, 나를 해준 총각은 정말

마사지의 기본도 없고, 성의도 없었다.

실망이었다. 나중에 인터넷에서 봤는데, 그 집 여자 마사지사들은 괜찮은데 남자 마

사지사한테 받은 사람들은 다 욕했다. 정말 욕 나올 뻔 했다.


콘도텔 근처의 인터넷 가게에서 1시간에 10바트 쿠폰(정말 고마운 가격이다.)을 사서

잠시 한국소식을 보다가 나이트바자를 가보기로 했다.


[이국적인 물건들로 가득찬 나이트 바자]


이것 저것..이국적이기는 하지만 마치 카오산처럼 외국인만을 위한 장소가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값도 방콕보다, 심지어 한국보다도 싸지 않았고, 거의 깍아 주지도 않는

다.


[구경하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외국인 뿐이었다/ 좀 씁쓸했다]


고산족 복장을 한 할머니가 두꺼비 목각인형을 사라며 “꾸웨엑~ 꾸웨엑”하는 인형

긁는 소리를 내며 쫒아 왔다. 정중히 거절했는데, 나이트 바자의 거의 반을 따라오며

“꾸웨엑 꾸웨엑” 박박 긁으며 따라왔다. 길을 건너서 피하니까 길 건너서까지 따라온다.

오오오~~!! 이건 공포다. 태국판 미저리 할머니인가 보다.

주변을 보니 노점 국수집이 있다.

할머니를 피할 겸 들어가니 현지인만 가득했다. 예감이 좋은걸~~^^

영어가 단 한!!! 마디도 안 통하는 무뚝뚝한 할아버지를 붙잡고 딴 테이블을 가리켜

서 겨우 주문했다.

대박이다!! 정말 맛있다.

 

[보기엔 이래도 맛은 최고였다/ 그러나 이름을 모르겠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국물맛에 무척이나 다양한 재료가 어우러진 맛은

정말...정말..

노점 국수의 최고 절정판 이라고나 할까?

그 깊고 오묘하면서도 산뜻한 끝 맛은 두고두고 잊을 수 없었다.


 [역시 이름을 알 수 없다/ 선지도 들어있다]


단... 엄청 바쁘고, 그래서 주문하기도 힘들고, 말도 안 통한다.

말이 안 통하니 하나하나 음식가격을 물어 볼 수도 없었지만, 딴사람들 내는 거 보니

바가지는 안 씌운 것 같았다. 뭐 그럴 사람들로도 안보였고...무뚜뚝하면서도 순박해

서 관광객들 상대로 하는 사람들만 보다가, 이런 할아버지를 보니 참 좋았다.

 

똥순이들 줄 인형가방 2개를 50 바트씩 2개에 100바트에 샀다.

절대로 안 깎아준다.

아줌마..우리보다 영어 훨씬 잘 한다... 말발..쎄다.T-T

한국에 돌아가면 당장 영어회화학원부터 등록하리라..맹세하지만, 그건 언제나 외국

에 나왔을 때뿐... 그 비장한 맹세는 귀국편 비행기 안에 고이고이 남겨두고, 기분

좋은 추억만 가지고 인천공항에 내리니...아마도 이번에도 어렵겠지? ^^

 

걷다 걷다 지쳐서 노상에 앉아서 30분짜리 발마사지를 받았다.

이번엔 부아가 치민다.10대 후반, 20대 초반의 풋내기 마사지사들이 태반이고, 하기

싫어 죽을 것 같다는 얼굴에, 권태롭고 지친 마사지였다.


[너무나도 실망했던 나이트바자의 노점 발맛사지]


이것이 그 유명한 치앙마이의 마사지인가?

너무도 실망이었다. 이건 아니잖아!!!

아님 그동안 우리가 받은 마사지가 너무 잘 받았던 걸까?

물론 여행 전 와이프가 고르고 골랐던 마사지 가게들이었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비통한 절규와 말할 수 없는 실망 속에 치앙마이에서의 첫날밤이 지나갔다.





8월19일 여행비 결산



역-> 미소네 뚝뚝이 : 70 batt

MK수끼 : 414 batt + 팁 26 batt  = 440 batt

슈퍼 Top's에서 과일, 물, 음료, 신발 : 699 batt

깟쑤언께우에서 숙소까지 생태우 : 10batt*2=20 batt

Gold Finger 타이마사지 2시간 : 220 batt + 팁 50 batt(맘에 안들어서 평소의 반)= 270 batt

빨래방 20 batt

오렌지주스 : 16 batt

인터넷 10 batt*2 = 20 batt

타페문까지 생태우 : 30 batt

저녁(국수2그릇, 밥1그릇,콜라1병..진짜 맛있다) : 90 batt

애들 인형가방 :50batt*2= 100 batt

발마사지 30분:(60 batt +팁 20 batt) * 2 = 160 batt

망고주스, 수박주스: 20 batt * 2 = 40 batt

숙소까지 뚝뚝이 80 batt

미소네 콘도텔 : 450batt*2박 900 batt

Key Deposit : 500 batt


Total  : 3445 ba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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