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1일 (치앙마이 도착 3일차)
아침에 휴대폰 소리에 잠을 깼다.
문자메세지를 확인한 와이프가 말했다.
어제 4시에 한국으로 보낸 똥순이 자매들의 신발크기를 물어본 대답 문자가 오늘 아침에서야 도착했다고...
허참.. 이상한 일이다.
치앙마이에 한국인들이 여행을 많이들 오는데 SK Telecom 로밍이 왜 이런 정도인지...
건물에서도 안쪽 깊이 들어가거나, 지하에 내려가면 옛날 우리나라처럼 수신불가 안테나가 휴대폰에 뜬다.
문자 발신은 전혀 불가능하고 음성통화는 발신과 수신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 때문에 근처 인터넷 가게에서 하나포스나 네이트닷컴 홈페이지에서 문자를 이용하게 된다.
이곳의 인터넷 가게는 놀랍게도 Window 2006이 깔려있다.
영문 윈도우 2006이므로 베타 버전이 아니라 정품인 것으로 보인다.
윈도우에서 언어를 한-영으로 바꾸고 키보드 역시 한영으로 세팅하고 나면 한글입력이 가능하게 된다.
<미소네 콘도텔 근처의 10밧 PC방..속도 빠르고 친절했다.>
미소네에서 콘도를 4일 연장하니, 방청소도 2일 간격으로 해 준다고 미소네 카운터를 맡고 있는 현지인(근데 이 아가씨가 약간..아니 상당히 레즈비언 필이 난다..)이 말을 한다.
미소네 옆 건물 셀프 빨래방에서 빨래를 돌려놓고, 미소네에서 아침식사로 김치찌개와 밥을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김치찌게 2인 * 100 batt = 200 batt), 와이프는 셀프서비스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있는데 커플로 보이는 젊은 대학생 둘이 트렁크를 끌고 들어온다. 요즘 젊은 대학생들은 태국이나 외국으로 커플여행을 많이 오는가 보다.
정말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어제 선데이마켓에서 4시부터 10시까지 쇼핑을 하느라 하루종일 걸어서 돌아다녔더니 오늘 아침은 마누라 입에서 마사지부터 해야겠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미소네에서 나와 옆에 있는 콘도로 가는데 가랑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다. 이런 비가 가끔씩 자주 오는 듯하다.
다시 콘도에 와서 씻고 나갈 채비를 하려는데 디카에서 이상한 메시지가 뜬다. "XP 메모리 포맷? 백업? 삭제?“ 라는 문구인데 아무래도 불안하다. 그래서 근처 인터넷 카페에서 컴으로 가족카페 100기가 자료실에 압축해서 올려야겠다.
우리가 머문 방은 318호실인데, 317호실은 청소할 때 조금 열린 문 틈으로 보니 은퇴한 듯이 보이는 초로의 한국 남자분이 계셨다. 겉모습은 거의 폐인 수준으로 혼자 계시는 것 같은데 ...생활의 활력을 찾기 위해서는 젊은 태국 아가씨라도 사귀던지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될 정도이다. 다른 외국인들이 하는 것처럼 말이다.
태국에 온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외국인들이 젊은 아가씨를 끼고 다니는 태국의 모습들에 대하여 다른 시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처음처럼 그렇게 부정적이거나, 일종의 매매춘이나 매매혼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삶의 한 형태나, 문화의 차이 정도로만 인식하게 되었다.
누가 누구를 옳네, 그르네 할것인가?
여긴 그들의 나라고, 그들의 사정이나 이해관계나, 삶의 방식일진데...
깟수언깨우(한국의 복합쇼핑몰)에 와서 딸래미들 신발 3켤레씩 6켤레를 구입하고 마음에 드는 가오리 단지갑 하나와, 장모님 작은지갑을 구입했다. 이 금액은 카드로 결제했으며 2574 batt 나왔다.
우리 신발사이즈는 mm인데 여긴 3,4,5,6,7..이렇게 나가서, 결국 친절한 남자직원이 줄자를 가지고 재서 골라주었다.
쇼핑을 마치고 국수집으로 유명한 Kincen(낀센)에 와서 쌀국수(glass noodle)을 시켰다.
잠시 후에 올 국수가 기대된다.
[주문메뉴]
1. spicy soup glass noodle with pork ribs
2. spicy soup glass noodle with beef
쌀국수 집이라 하여 태국의 전통적인 인테리어를 기대했으나 아주 모던한 실내 디자인으로 내부장식이 되어 있다.
glass noodle이라 하여 나온 국수의 면발이 꼭 당면처럼 투명하게 보인다.
1. 맛은 약한 쉰 맛이 나는데 Hotel canna 근처 야시장에서 먹었던 국수보다 국물 맛이 못하다. 푹 우려서 나온 국물 맛은 아니지만 갈비 고기 맛이 좋고 부드러운 육질과 갈비를 3조각이나 넣어 주었다.
한국의 갈비탕 정도의 기름기를 연상되면서 약간 느끼한 기름기도 느껴지지만 먹을 만하다. 한국인 입맛에 맞는 편이다.
돼지갈비가 3대나 나왔기 때문에 아무런 불만이 없다고 와이프는 옆에서 말하고 있다.
숙주나물은 한방(韓方)에서는 간의 청열작용을 한다. Emphorium에서 마누라와 싸우느라 굶었기 때문에 기억이 없지만 와이프는 Emphorium보다 한수위의 맛이라고 말한다.
매콤한 국물 맛은 먹을 만하다. 맛있다. 국수면발은 우리나라 잡채의 당면정도 생각하면 된다.
소고기가 들어간 국수보다는 돼지갈비가 들어간 국수를 추천하고자 한다. 다만 고추는 너무 맵기 때문에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작은 태국고추가 한국의 청양고추보다 더 매운 것 같다.
쇠고기가 들어간 국수는 먹을수록 매워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매워져서 할 수없이
건더기만 건져 먹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정작 쇠고기 국수에 국수는 없고 이름 모를 풀성귀만 가득하다.
이런 이유로 쇠고기 국수는 비추천, 돼지고기 양념 국수는 감상의 평과 함께 적극 추천한다.
집으로 돌아와 간단히 샤워를 하고나서 한국으로 우편물(EMS)을 발송할 품목을 선별해서 짐을 꾸리고 택시(생때우)를 타고 우체국으로 왔다.
규격박스에 목각인형과 가방, 신발 등을 넣어서 박스 테이핑을 끝내고 수신자 한국의 주소를 적고 나서 발신인의 주소를 적으려는데, 이곳 치앙마이에 소재하는 미소네 주소를 모르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래서 미소네에서 준 지도에 전화번호(tel; 04-045-7361)를 적어주었던 것을 기억하곤, 전화를 하니 바로 한국말로 전화를 받는다. 이때 PPC의 국제 로밍서비스의 위력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목각인형 때문에 우송료가 3302 batt(한국돈 8만원 대)가 나왔다. 방콕으로 가는 교통수단은 제일 싼 버스를 이용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1등석 침대칸 2730 batt를 아끼는 수밖에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와이프가 많이 속상해 했다. 허긴 3300밧이면 태국에선 꽤 큰돈이다.
8만원이면 한국에서 외식 한번 안했다고 생각하기로 하고 속상함을 풀었다.
미리 예정한대로 우체국에서 1km정도 걸어서 Amazing sandwich 가게로 갔다.
샌드위치를 주문하는 방식이 독특한데, 대입시험 치르듯이 OMR 카드에 각종 샌드위치 빵종류, 내용물과 소스들을 하나하나 연필로 체크표시를 해서 주문을 하는 방식이다.
우리 부부는 샌드위치를 1개를 주문하고 커피2잔을 주문했는데 샌드위치를 두 조각으로 잘라서 달라고 했다.(오늘 3식째...좀 많이 먹는거 같기도하고...ㅎㅎㅎ)
와이프도 이렇게 맛있는 샌드위치는 처음이라고 말한다. 샌드위치를 먹고 나서 커피한잔으로 입가심을 하고 다시 도보로 관광을 할 예정이다.
와이프는 내일 아침에 여기로 아침 식사를 하러 오자고 한다.
<잘~~ 먹고 있는 마누라. 샌드위치 두께가 장난이 아니였다.>
우리는 걸어서 Home Massage로 향했다.
가면서 억지 춘향으로 가이드 북에 나와있는 관광지를 몇 개 거치면서..
다 늙어 다니려니 관광보단 먹을것과 맛사지에만 관심이 가는 것이...
에고 에고~~
그러기에 여행은 젊어서 다니라던가.
(음..뭔지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한 꽤 유명한 사원 ^^;)
<태국 전역에서 서식중인 사원에서 낮잠 자는 견공들>
< 그 유명하다는 삼왕상...하지만 덥고 귀찮은 표정의 필자>
< 제법 유명한 홈 맛사지 전경 >
와이프는 foot massage, 나는 어깨와 등 마사지를 받았다.
와이프는 말은 결론적으로 방콕의 Dr. Feet 이 넘버 1, 여기 홈마사지가 현재로는 넘버2 이다.
와이프 말로는 처음에 마사지사가 직접 따뜻한 물을 가기고 와 5분 정도 발을 담그게 한 후 직접 발을 닦아주눈데, 발을 닦을 때, 발가락 한 개씩 정성껏 닦아줄 때 이미 예감했단다.
‘대박이라고~!!’
처음 시작하며 비교적 간결한 영어로 마사지 강도를 조율하며 계속 상태를 살피더니 Strong massage로 해 주었다. 여긴 다른 곳과 달리 발등을 집중적으로 많이 해 주었다.
사실 발바닥에 경혈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발등의 경혈도 무시할 수 없는데 발등 마사지를 제대로 해주는 곳은 그동안 없었다. Dr. Feet 조차도...
방들을 마사지하며 마사지사의 손가락 손가락관절 및 손의 곳곳의 관절을 이용해서 쭉쭉 경락을 �어주는 마사지 기법이 무척 특이했고, 처음 보는 방식이었다.
단, 각 경락과 근육의 위치는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만 부분 부분의 중요 혈자리를 터치하지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내 생각에 족삼리, 삼음교만 제대로 짚어주어도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무릎 위는 마사지를 하지 않았다. 다른 곳은 허벅지와 골반까지 잡아주는데 조금 아쉬웠다.
나보다 일찍 끝나자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등, 어깨, 머리마사지를 지.대.로 해 주었단다.
마사지 200 batt, 팁 60 batt씩 한 시간 팁 60 batt가 아깝지 않았다.
홈 마사지에서 마사지를 끝내고 길을 따라 올라가서 Lanna Hotel 앞, Heineken 바로 옆에 있는 노점상에서 저번에 먹었던 국수를 다시 먹기로 했다.
걸신이 내린 마누라는 신령한 네비게이션 능력으로 어제의 인상 깊은 맛을 가진 이름 모를 노점국수집을 향하여 본능적으로 찾아갔다.
볼수록 신기하다. 한번가본 노점국수집을...그것도 초행길에 어제 가본 길의 반대방향에서 , 밤에 찾아가다니... 걸신의 위대함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질 따름이다.
어쨌거나, 진짜 맛있다.
온갖 내장에 선지에.. 우리나라로 치면 잡탕국밥이랄까?
아무튼 한 음식만 오랫동안 고집해온 장인의 손맛이다.
배도 부르고 산책삼아 나이트 바자를 거닐다가, 화장실을 찾아 맥도날드가 있는 상가 건물로 들어갔는데..이런 유료 화장실이다.
외국에 나오면 거의 대부분 유료화장실인데, 아직까지도 이것만큼은 감정적으로 용서가 안된다. 상가 임차인들이 나름 관리비를 내고 있을텐데..이중으로 돈을 버는거 아닌지..
콘도에 돌아와서 오늘 찍은 사진을 돌려보던 마누라~, 갑자기 걸신이 강림한 신내림처럼 목소리 톤이 뾰족하게 변하면서..
“자기야~~~ 나는 왜 이 옥수수 먹은 기억이 없지~~?”
하면서 이상한 오로라를 온몸으로 발산시키며 생사람 잡을려는 기세이다.
그래서 난 “너도 먹었었잖아~ 먹어보고 덜 익었다고 한 입먹고 안 먹고 날 주었잖아!!”고 말하니 그제서야 “어... 참.. 그랬지..^^;”하며 본래의 목소리로 돌아온다.
속으로 나는 이렇게 부르짖었다
“식신이여 저 걸신을 벌하여 주시옵소서”
이런 속마음을 여편네에게 말하니 마누라도 웃는다. 어이구~~!!
오늘 일정을 정리하면서 콘도에 누워 있으니 저녁 9시 30분이다. 잠을 자기도 그렇고 멀뚱멀뚱 서로 얼굴을 보고 있기도 그렇고 해서 콘도 앞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빗살무늬토기 화덕구이로 맥주와 세트안주(?)를 시켰는데 양이 너무 많다.
나중에 보니 찜쭘 1인 세트메뉴(계란과 당면, 모듬 야채 추가)가 29밧, 단일 추가메뉴가 19밧이었다. 야참으로 먹을 거면 1인 세트메뉴에 단일메뉴 1개만 주문하면 충분할 것 같다.
오늘 식사는 횟수로만 다섯 끼니 째이다. 조금씩 자주!! 가늘고 길게~ !!
생음악이 태국 말이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으나 분위기도 그렇고 오늘은 서빙하는 웨이터가 모기향까지 갖다 주는 성의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이라고 친절하고 자상하게 배려해 주는 건 정말로 고맙지만...
서빙을 한답시고 마시고 있는 맥주잔에 첨잔 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물어보지도 않고 맥주잔에 얼음을 가득히 넣어준다.
진짜 적응 안된다.
맥주와 안주를 먹고 있는 중간에 한국 대학생으로 보이는 청년들 3명이 들어와서 인사를 나누었다. 주문에 어려움이 있어 보여서 같은 메뉴로 시키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다.
푸른색 미니스커트를 입고 무슨 맥주 Promotion을 하는 태국 여인이 맥주 4병을 먹으면 티셔츠를 준다하여 청년들에게 제의를 했으나 그 친구들은 3병으로 끝 낼 모양이다.
우리부부는 계산서를 가지고 오라고 해서 보니 190 batt 나왔다.
500batt 지폐를 주니 거스름 돈 310 batt으로 100 batt짜리 3장과 1 batt짜리 10개를 가지고 왔다. 보통 10 batt짜리 1개를 가지고 오면 되는데 1 batt짜리 10개를 거스름 돈으로 가지고 온 것이다.
한국으로 비유하자면 동전크기도 비슷하지만 10원짜리 1개를 주면 될 것을 1원짜리 10개를 가지고 온 것이다.
한국에는 팁문화가 없어서 우리 부부역시 처음에는 적응하기 쉽지 않았지만 1 battWkfl 10개를 가져오는 것은 10 batt를 팁으로 달라는 뜻이다.
동전은 팁으로 주고 우리는 나왔다.
청년들은 한국 음식점 대장금에서 750 batt주고 갈비를 먹었다고 하던데 여기에서 팁을 주고 갈려나 모르겠다.
태국의 종업원들의 인건비는 매우 저렴해서 팁으로 부족한 일정 보수를 충당하기 때문에 팁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흥청망청 쓰는 건 우리부부도 절대 반대지만, 상대적으로 조금은 여유로운 나라에서 온 이방인으로서 조금씩 여유를 나누어 주거나, 아량을 보이는 것이 우리의 여행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8월21일 여행비 결산
어제 썬데이 마켓에서 물건산게 3800 batt인데...
택배비가 3302 batt
미쳐!!
숙박비 5일치 2250 batt
요구르트 6 batt
빨래 20 batt
인터넷 20 batt
아침 김치찌개 100 batt * 2 = 200 batt
낀센(국수집) 90 batt + tip 10 batt = 100 batt
애들신발, 엄마지갑, 남편지갑 Ⓒ 2574 batt
숙소 -> 우체국 생때우 30 batt
국제우편 에어라인으로 3302 batt ㅜ_ㅜ
어메이징샌드위치 160 batt
홈마사지 (200+60)*2 = 520 batt
저녁 야시장 국수 85 batt
맥도날드 건물 화장실 이용료 5 * 2 = 10 batt
파인애플 10 batt
숙소까지 귀가 생때우 80 batt
Total : 6793 batt
Ⓒ 2574 batt
잔액 8267 batt
+ 방에 찜쭘 190 batt + tip 10 batt = 200 batt
잔액 8067 ba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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